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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프' 대한항공의 새로운 도전…"더 빠르게, 더 스마트하게"

34세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배구에 국경은 없다"
유럽 스타일 배구 접목 기대감

(용인=뉴스1) 이재상 기자 | 2021-06-23 10:09 송고 | 2021-06-23 15:26 최종수정
대한항공의 지휘봉을 잡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 뉴스1
대한항공의 지휘봉을 잡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 뉴스1

남자 프로배구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1987년생, 핀란드 출신의 젊은 지도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34)을 선임하고 유럽 스타일의 선진 배구를 이식하고 있다.

2020-21시즌 이탈리아 출신의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 체제하에서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대한항공은 '더 빠르게, 더 스마트하게'를 목표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일본 나고야 울프독스에서 4년간 팀을 이끌었던 토미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다가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2일 경기 용인의 대한항공 훈련장서 만난 토미 감독은 코트서 선수들과 함께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5월 중순 입국한 그는 훈련 방식도 바꿨다.

이전까지 오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오후에 볼 훈련을 했다면 이제는 오전에 코트서 볼 훈련을 먼저 한다. 시간은 1시간30분 내외로 길지 않지만 훈련 강도는 상당하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훈련으로 인해 선수들은 금방 녹초가 됐다. 토미 감독은 계속 미소를 지으며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고, 선수들도 흥미롭게 새로운 훈련 방식을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을 떠나 한국 무대로 오게 된 그는 "새로운 기회가 왔고, 내가 생각했던 비전과 구단이 바랐던 것이 잘 맞았다. 전혀 고민하지 않고 대한항공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토미 감독은 나고야 시절 대한항공에서 뛰었던 미차 가스파리니와 윤봉우 등으로부터 V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리고 V리그 우승 팀에서 오퍼가 오자 망설임 없이 한국행을 결심했다.

물론 부담도 있다.

최근 5년간 꾸준히 상위권에 올랐던 대한항공(준우승-우승-준우승-2위-우승)이기 때문에 목표 자체가 높다. 2020-21시즌 이미 통합우승을 차지했기에 구단 내에서의 기준도 높아졌다. 30대 중반의 젊은 감독이 얼마나 팀을 잘 만들어갈지에 대한 물음표도 있다.

대한항공의 야전사령관 한선수.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br><br>
대한항공의 야전사령관 한선수.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토미 감독은 "부담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느낀다"면서 "어디에 가든지 부담은 늘 있었다. 감독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토미 감독의 배구 철학은 확고하다. 이제는 세계적인 추세가 된 '토털 배구'다.

그는 "스마트하고 더 빠른 배구를 추구한다"고 소개한 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많은 기술을 익혀야 한다.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창의적인 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토미 감독 휘하의 대한항공은 볼 훈련에서도 세터 없이 레프트나 리베로(자유위치선수)들이 점프 토스를 쏴주는 것 등이 눈길을 끌었다. 세팅이 되지 않을 시 단순히 외국인 선수로 향하는 오픈 토스가 아닌 모든 선수들이 빠르게 패스를 해주는 것이다.

말은 간단하지만 선수들의 기본기와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지 않은 플레이다. 다양한 패턴 플레이뿐만 아니라 코트 위에서 선수들의 창의성이 중요한 셈이다.

토미 감독은 "빠르고 스마트한 배구를 위해서는 6명이 항상 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며 "직접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선수들도 힘들지만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대한항공의 라이트 공격수인 임동혁은 "훈련은 상당히 힘들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토미 감독은 "선수들 각자에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액자를 줬고, 색깔을 칠하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개인별로 색이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많은 색깔을 입히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구에는 국경이 없다"면서 "선수들의 기량향상이 첫 번째 목표이고,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고 싶다. 대한항공만의 배구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통합 우승 후에도 새 도전에 나선 대한항공.. 2021.4.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br><br>
통합 우승 후에도 새 도전에 나선 대한항공.. 2021.4.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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