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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품은 신세계, 초대형 유통공룡 탄생 초읽기…온·오프 유통판 '흔들'

롯데 '반격카드' 뭘까…카카오·GS리테일 '덩치키우기'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2021-06-17 06:30 송고 | 2021-06-17 09:23 최종수정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왼쪽)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뉴스1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왼쪽)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뉴스1

신세계-네이버 연합군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초대형 유통공룡이 탄생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내 1위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2위 기업의 만남으로 앞으로 국내 유통업계에 미칠 파장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경쟁사 역시 단숨에 시장 지배력을 높인 두 기업의 만남에 긴장하고 있다. 선두기업 쿠팡과 네이버에 이은 새로운 혈맹 등장에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 신세계, 네이버와 혈맹…이베이코리아 인수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이사회를 열고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은 이유는 시장 대세로 자리 잡은 SSG닷컴을 중심으로 온라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올해 야구단을 인수해 SSG 랜더스로 구단명을 정한 배경엔 SSG닷컴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 W컨셉 인수 역시 매출 중심축으로 올라선 MZ세대 수요를 잡기 위한 결정이었다.
이번 인수에 네이버가 20%가량을 부담했다는 점도 주목도를 높인다. 국민 포털 네이버라는 플랫폼까지 더해진다면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온·오프라인 시너지에 대한 경쟁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미 이마트는 전국 161개(트레이더스 포함)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이커머스와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이다. 지난해 이마트는 이를 입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란 악조건 속에서 할인점 매출은 11조22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7% 성장했다. 비대면 수요 증가에도 이마트의 매력을 확인한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부족한 온라인 기능을 키우고 기존 오프라인의 매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전국 이마트 매장이 풀필먼트 역할을 맡는 것도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 2021.6.7/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 2021.6.7/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 신세계-네이버 vs 쿠팡 '양강구도' 되나 

업계에선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춘추전국시대에서 신세계-네이버와 쿠팡의 양강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단숨에 쿠팡을 제치고 거래액 기준 2위로 올라선다. 지난해 기준 이커머스 업체 거래액은 네이버가 27조원으로 1위다. 이어 쿠팡(22조원)과 이베이코리아(20조원)다. SSG닷컴 거래액은 약 4조원이다. 신세계-네이버-이베이코리아라는 연합군으로 돋보적인 시장 지위로 올라선 셈이다.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 증시 상장으로 5조원에 달하는 실탄을 확보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상장 이후 물류센터에만 약 8000억원 신규 투자를 예고했다. 와우회원에게 제공한 무료서비스를 두달동안 서비스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최근 보일러·렌털 사업 확장까지 검토하면서 외형을 키우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쿠팡을 상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이커머스 각사별로 장점을 내세워 시장 장악력을 확보하는 게 숙제"라고 강조했다. 

◇ 롯데, 어떤 반격카드 꺼낼까… 덩치키우기 행보 본격화

비록 이베이코리아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영원한 라이벌 롯데가 그냥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온라인 채널의 접근성 등 장점을 접목해 확장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물론 신세계(이마트)·홈플러스 등이 가진 최대 장점은 전국 단위의 물류·유통망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데 있다. 롯데마트·롯데슈퍼 등 대형마트와 슈퍼 매장들이 '물류창고' 역할을 담당해 인근 소비자들이 더욱 빨리 주문한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오히려 롯데의 고전 이유를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에 찾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로서리(식료품) 제품 차별화 및 PB(자체 브랜드) 제품 강화를 통해 온·오프라인 점유율을 동시에 높이고 있는 이마트에 비해 주목도가 높은 품목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롯데는 최근 그로서리 품목과 PB 품목 강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또 부진 매장을 정리하는 대신 주력 거점 매장은 대대적으로 리뉴얼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롯데온에서는 명품 품목을 인터넷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행사를 주기적으로 여는 등 다양한 고객층 확보를 위한 콘텐츠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다른 경쟁사 역시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와 합병을 통해 시장 변화에 맞대응하려는 전략을 내놨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란 플랫폼은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GS리테일 역시 GS홈쇼핑과 합병으로 몸집을 불리기로 했다. 온·오프라인 시너지에 힘을 주기 위해서다. 11번가 역시 아마존과 협업을 통해 해외직구를 늘리기에 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와 쿠팡과 같은 대기업의 자본력을 따라잡을 수 없다"며 "여행과 공연과 같은 틈새시장에서 매출을 확보할 전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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