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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1박2일 '상경 투쟁'…"분류작업 택배사가 책임져라"(종합)

경찰 "집시법·감염병예방법 위반" 해산명령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박승주 기자 | 2021-06-15 17:05 송고 | 2021-06-15 17:16 최종수정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원들이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1.6.1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원들이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1.6.1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택배노조가 15일부터 이틀 간 조합원 5500명이 참여하는 '서울 상경투쟁'을 시작했다. 이들은 1박2일 동안 노숙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원 4000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1시40분께부터 여의도공원 내 문화의광장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이들은 '분류 작업 택배사가 책임지고 즉각 시행하라'고 적힌 옷을 입고 '우정사업본부 박살내자' '사회적 합의 완성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노조 측은 전국 조합원 총 6500명 중 5000여명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우려와 달리 여의도공원 인근의 교통흐름에도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다.

집회 시작 전 노조원 몇명이 공원 내로 앰프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오후 2시40분쯤에도 노조원 수백명이 앰프를 들여오기 위해 뛰어나가 10~15분 가량 도로를 점거하면서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이 넘어지기도 했으나 큰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원들이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 해결 촉구 집회를 위한 장비를 옮기던 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21.6.1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원들이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 해결 촉구 집회를 위한 장비를 옮기던 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21.6.1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양측 충돌 이후 공원 내 벤치에서 대기하던 노조원들이 지회별 이름이 적힌 하얀 깃발을 들고 앰프 근처로 모였다. 이들은 "민주집회 보장하라" "노동자를 죽이는 분류작업 끝장내자" "문재인 정부 규탄한다" "거짓말쟁이 우정사업본부, 문재인 정부 각성하라" "택배노동자의 죽음은 타살이다. 우정사업본부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총단결 총투쟁', '임을 위한 행진곡', '투쟁을 멈추지 않으리' 등 민중가요에 맞춰 주먹을 쥐고 '투쟁'을 외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까지 집회는 앞서 한 차례 작은 충돌을 빚은 뒤 소강상태 중이다. 

코로나19 방역 수칙도 대체로 잘 지켜지고 있다. 수천명이 모인 탓에 일부 거리두기가 무너지는 모습도 보였지만, 조합원들은 대부분 1m 간격을 유지해 앉았고 마스크와 페이스 실드를 착용했다. 

이날 집회에서 만난 택배노조 서울 동대문지회 조합원 윤모씨(40대)는 "조합원으로서 조합에 힘을 보태기 위해 나왔다"며 "지난 9일 총파업에 돌입할 때만 해도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 그런데 우정사업본부가 분류 작업 수수료를 주겠다고 하다가, 11일에 한 건당 201원의 수수료를 이미 지급해 왔다고 말을 바꿔 마음이 확 상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를 위해 통영에서 올라왔다는 택배노조 경남거제지회 조합원 김모씨(47)는 "사회적 합의 2차안을 보니 주5일제를 지키라는 규정도 권고 수준이고, 물량이 가장 많은 명절 기간엔 노동시간 상한선 규한을 두지 않는 등 오히려 1차 때보다 후퇴한 것 같다"며 "여기에서 (우본에) 더 밀리면 끝일 것 같아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원들이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 해결 촉구 집회를 위한 장비를 옮기기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6.1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원들이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 해결 촉구 집회를 위한 장비를 옮기기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6.1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경찰은 "이번 집회는 10인 이상 집회·시위 금지를 규정한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했다"며 '불법집회'로 규정했다. 앞서 경찰은 최근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주최 측에 대규모 상경집회 철회를 당부하며 방역수칙 위반 시 엄정대응을 예고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도 "이날 집회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수차례 자진 해산을 요청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그러나 노조는 1박2일에 걸쳐 시위를 벌인단 계획이다. 오후 7시에는 사회적 합의 결과를 보고하고 오후 10시에는 택배노동자 투쟁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이날 집회는 2차 사회적 합의를 위한 최종회의 재개에 맞춰 진행됐다. 국회에서는 15일 오후 1시부터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분류 등 분과' 회의가, 다음날 오후 1시30분부터는 '택배비 분과' 회의가 예정돼 있다. 

지난 8일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가 대리점연합회의 불참과 분류작업 전담을 약속한 택배사들의 1년 유예 요청으로 파행에 이르면서 택배노조는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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