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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發 이커머스 빅뱅…네이버·쿠팡 '쩐의전쟁' 맞서는 카카오의 복안

카카오, 이베이 인수 대신 '마이웨이' 전략…'규모의 경제'로 네이버·쿠팡에 대항
뱅크·페이 등 계열사 줄줄이 IPO…카카오 '지주사 할인' 리스크 대비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21-06-15 06:51 송고
카카오 로고 (카카오 제공) © 뉴스1

카카오가 '선물하기' 서비스로 급성장한 이커머스 자회사 '카카오커머스'와 합병한다. 2018년 12월 자생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카오커머스를 분사한 지 3년 만에 재결합이다. 

'검색 왕국'의 이점을 살려 '이머커스 왕국'을 구축한 업계 1위 네이버와 '쩐의 전쟁'을 앞세워 가입자 기반을 확대, 미국 증시까지 성공적으로 입성한 2위 쿠팡이 막대한 자금력과 물류망을 내세워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카카오도 '규모의 경제'로 맞서기 위한전략으로 풀이된다. 

3위 사업자인 이베이(G마켓·옥션·G9) 인수전에 유력한 후보로 꼽힌 카카오가 불참한 배경에도 카카오커머스와의 재결합을 통한 '마이웨이 전략'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베이 인수전은 롯데, 신세계 등 전통적인 유통 강자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매각 후 심화될 경쟁구도에서 카카오커머스가 추가 인수합병(M&A) 등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금력을 갖춘 카카오로 편입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카카오커머스는 원래 한 몸이었던 만큼 카카오의 지분율이 99.62%에 달해 합병 작업도 수월하다.

'카카오공동체' 구조에서 카카오 자회사들이 지난해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잇따라 기업공개(IPO)를 추진했거나 계획하고 있어 '지주 디스카운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시각도 있다.

◇이베이발(發) 이커머스 시장 지각변동…분사 3년만에 재결합 카드 꺼낸 카카오

카카오는 지난 14일 "카카오와 카카오커머스는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합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22일 이사회를 개최, 관련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합병은 연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 이후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내 별도 조직으로 운영된다. 홍은택 카카오커머스 대표는 이 조직의 대표직을 유지한다.

카카오는 이번 합병을 통해 카카오의 주력사업을 '광고'에서 '커머스'로 확대하게 된다. 
전 국민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서비스를 기반으로 급성장한 카카오는 그간 커머스, 페이, 모빌리티 등 성장성이 큰 사업부를 분사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커머스 사업의 경우도 자생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3년전 독립시켰다. 하지만 다시 카카오 조직내로 품게 됐는데, 주요인으로 이베이발(發) 이커머스 시장 지각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하려 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우선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 '양강'에 적극적으로 대항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불어닥친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사회가 앞당겨지면서 커머스 분야야말로 '온라인 쇼핑' 중심으로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국민 포털' 네이버를 중심으로 커머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커머스 사업 부문에서만 전년대비 37.6% 증가한 1조89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반면 카카오커머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95% 증가했지만, 5735억원으로 네이버에 비해 저조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세계와 손잡은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라는 '대어'를 잡게되면 규모면에서 경쟁이 어렵게 된다. 이베이코리아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12%로 네이버(18%), 쿠팡(13%)에 이어 국내 3위다. 순위 안에 들지 못하는 카카오로선 더 격차가 벌어지기 전에 경쟁 할 수 있는 '묘수'를 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신세계·네이버가 아닌 롯데가 이베이를 차지하는 상황 역시 카카오에겐 반갑지 않은 상황이 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유통망을 보유한 '유통공룡'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등에 업고 이커머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되면 막강한 경쟁자 하나가 더 늘어나게 돼 후발주자인 카카오커머스 입장에선 파고들 틈이 좁아지게 된다.

◇카카오커머스 최대 무기 '선물하기'에 도전장 낸 네이버

카카오커머스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온라인 선물 시장에서 독주하는 상황에서 최근 네이버가 선물하기 기능을 대폭 강화하며 맞불을 놓기 시작한 점도 이번 합병의 배경으로 꼽힌다. 카카오의 선물하기 성장세가 완만해지는 상황에서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은 위기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 5월 초 '선물샵'을 오픈한 이후 '네이버 선물하기' 거래액이 이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4월과 비교해 5월 '네이버 선물하기'의 일 평균 거래액이 130% 증가했다. 지난 4월 모바일 앱 메인화면 상단 'Na' 아이콘에 '선물함' 버튼을 넣어 '선물하기' 서비스와 연결되도록 했고 5월에는 '선물샵' 주제판을 '네이버 쇼핑' 내 열어 네이버를 통해 보다 쉽게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카카오는 이번 합병을 추진해 커머스 사업에서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를 이뤄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풀인된다. 네이버가 사내독립기업(CIC) '포레스트'를 통해 커머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처럼, 카카오커머스도 카카오 내 별도의 CIC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점쳐진다.

또 카카오커머스의 지분율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카카오가 99.62%를 보유하고 있으며 홍은택 대표가 0.22%, 기타 0.16%로 외부 투자에 의한 지분가치가 희석되지 않아 빠르게 합병할 수 있다.

쇼핑분야는 검색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에서 카카오 본사 차원에서 데이터 활용 등에서 대응이 용이하다는 분석도 작용했다. 또 앞서 카카오가 지난 4월 지분을 인수한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와의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도 이번 합병이 필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은 카카오커머스와 다음달 합병이 예정에 있다. 결국 카카오내에 카카오커머스, 지그재그까지 통합한 커머스 분야로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는 게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알짜' 계열사 도미노 상장 앞둔 카카오, 주가 할인 리스크 대비 효과 기대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와의 재합병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지주사 할인(디스카운트) 리스크를 우려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게임즈 상장으로 이미 재미를 본 상태로, 현재는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이 없는 한 무난한 상장이 예상된다.

카카오가 투자한 바 있는 두나무를 비롯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도 상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이 상장하게 될 경우 지주사인 카카오보다 자회사로의 투자 유인이 더 커져 정작 '본체'인 카카오 주가에 할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성장성이 높은 자회사로 투자금을 이동시키는 것은 매우 통상적인 현상이다.

상장 과정에서 해당 자회사에 대한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카카오의 지주 할인 리스크로 꼽힌다. 예컨대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31.8%를, 카카오페이의 지분 56%를 보유하고 있는데, 기업공개 과정에서 지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입장에서 보면 뱅크와 페이 상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지주 할인 리스크가 현재 가장 우려스러운 점일 것"이라며 "카카오커머스를 활용해서 주가 할인 리스크를 없애고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의외인 점은 카카오의 이같은 의사결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진 점"이라고 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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