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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식 '일방 소통' 피로감 높아진다…"중요한 시기인데"

다수 익명 측근발 설왕설래에도 SNS 간접관리하며 언론 접촉 피해
野 "측근의 입에만 이목 집중"…김종인 "포커스 옮겨가고 있다"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2021-06-08 12:06 송고 | 2021-06-08 17:37 최종수정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과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왼쪽)은 1일 서울 연희동에서 만났다. 사진은 유튜브 채널 '장예찬TV' 캡쳐. ©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과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왼쪽)은 1일 서울 연희동에서 만났다. 사진은 유튜브 채널 '장예찬TV' 캡쳐. ©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일방적' 소통 방식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잠행을 깨고 정치인과 교수, 청년층 등 다양한 인사와 만남을 갖고 있지만 정작 관련 소식이 윤 전 총장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측근들을 통해 전해지면서 소위 '간보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의도했든, 아니든 이 같은 지적에 책임 의식을 가지고 하루빨리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각종 비공개 행보가 다수 측근을 통해 뒤늦게 산발적으로 상황이 반복되자, 정식 정계 입문도 하기 전에 여론의 피로도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모양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SNS 활동을 개시하는 순간 정치활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불특정 다수의 국민과 소통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장예찬 시사평론가의 유튜브 채널에 등장하면서 대국민 소통의 우회로를 택했다. 장 평론가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제 채널을 통해 영상을 공개하자고 먼저 제안한 것이 누구인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윤 전 총장의 허락이 없었다면 제가 일방적으로 공개했겠나"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던 국민의힘 입당 관련해서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윤 전 총장의 입장이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검사 시절 할 말은 하는 이른바 '사이다 발언'으로 유명했던 윤 전 총장을 기대했던 국민들로서는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야권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오른 윤 전 총장이 이처럼 측근을 통한 소극적 소통 행보에 나서자 정치권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며 지난 3월 윤 전 총장 대망론의 불씨를 지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입장을 바꿔 쓴소리를 뱉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행보를 배경으로 한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당시 국민의힘 당직자들을 만나 '다음 대통령은 윤석열'이라고도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달 초 정치권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윤 전 총장의 등판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며 초점이 다른 후보에게 옮겨가고 있다는 취지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여대야소 정국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 아래에 너무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현실 정치에 대한 이해도도 깊지 않은 것 같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호국영령 무명용사비를 참배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제공) 2021.6.5/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호국영령 무명용사비를 참배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제공) 2021.6.5/뉴스1

국민의힘에서는 당 차원의 대선 주자를 내세워야 할 시기가 다가오자 윤 전 총장이 국민 앞에 당당히 나설 때가 됐다며 공개 행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검찰 사유화 인사가 진행되는 것을 강하게 꾸짖을 수 있는 사람이 윤 전 총장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자꾸 유불리를 따지기 전에 당당한 모습으로 대한민국을 제대로 지키려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방 소통'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라며 "이 중요한 시기에 '한 후보의 측근의 입'에만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당 전체적으로 봐서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 윤 전 총장도 이런 생각을 하고 계셔야 할텐데"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내주에 공보 담당자를 결정한다고 하지만, 그 이전에 본인의 목소리로 정확히 이야기를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며 "윤 전 총장도 '간을 본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 직접 말을 하지 않을 뿐 누가 봐도 정치활동을 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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