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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문대통령 퇴임 후 술 한병 들고 찾아 사과 말씀 올릴 것"

"나와 가족, 광장서 목에 칼 차고 처형 기다리는 신세"
"자진사퇴했더라도 수사와 기소는 변함 없었을 것"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21-05-31 21:58 송고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살펴보고 있다. 2021.5.3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살펴보고 있다. 2021.5.3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스크럼을 짠 검찰·언론·야당에게 윤석열 총장은 사심 없는 무오류의 영웅이었으며, 저와 제 가족은 광장에서 목에 칼을 차고 무릎이 꿇린 채 처형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고 했다.

그는 31일 출간된 자신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에서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내려가는 심정"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근무 당시 출마와 입각 사이에서 고민했다는 일화로 책을 시작했다. 그는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직을 제안했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안팎의 인사들은 출마를 권했다고 썼다. 조 전 장관은 "대부분은 내가 고향이니 부산이나 오래 거주한 서울 강남 등 적지 출마를 권했다"며 "그러나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입각을 선택했다"고 했다.

법무부장관 지명 후 사태가 악화됐음에도 자진사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검찰개혁 무산 우려를 들었다.

조 전 장관은 "여권 인사들은 자진사퇴는 절대 안 된다고 조언했다. 검·언·정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잡아 족쳤던 상황과 같다고 했다"며 "검찰의 문재인 정부를 향한 무력시위가 시작됐고, 검찰의 공격에 무릎을 꿇으면 이후 누가 법무부장관으로 오더라도 검찰개혁은 무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자진사퇴했더라면 국면은 어떻게 전개됐을까"라고 자문한 뒤 "나와 내 가족에 대한 수사와 기소는 변함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장관 지명이 철회됐다면 윤석열 총장이 문재인 정부를 정면으로 타격하는 수사를 벌이지 않았을까"라고 썼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보수진영에서 대권을 꿈꾸지 않고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역할만 수행했을까"라며 "역사는 가정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메시지도 냈다. 조 전 장관은 "나에 대한 '마음의 빚' 발언으로 문 대통령은 거센 비난을 받았다"며 "대통령께 이런 말을 들어 위로가 되었음은 사실이지만 대통령이 공격받을 수 있는 이런 발언은 하지 못하게 담당 비서관들이 사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와 내 가족의 수사와 재판으로 대통령에 어떠한 부담도 드리고 싶지 않다"며 "내 사건이 모두 마무리된 후 술 한병을 들고 퇴임 후 머무르실 양산 사저를 찾아 큰 정무적 부담을 드린 것에 다시한번 사과 말씀을 올리고자 한다. 이날 나는 취할지도 모르겠다"고 썼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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