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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모녀' 논란 고깃집 "통장에 자꾸 돈 들어와…돈쭐 고맙지만 그만"

"환불 행패 또 부리지 못하게 경찰 고소"
이웃의 도너츠윤 대표 등 온정 이어져

(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 | 2021-05-30 20:26 송고 | 2021-05-31 09:52 최종수정
도너츠윤 대표가 목사 모녀로부터 폭언과 욕설 등 행패를 당한 양주시 고깃집 사장 부부의 집에 걸어놓은 격려의 도너츠 © 뉴스1
도너츠윤 대표가 목사 모녀로부터 폭언과 욕설 등 행패를 당한 양주시 고깃집 사장 부부의 집에 걸어놓은 격려의 도너츠 © 뉴스1

목사이자 작가인 이모씨 모녀로부터 '환불 행패'를 당한 경기 양주시 옥정신도시의 고깃집 사장 부부가 30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걱정해줘서 감사하다. 큰 힘이 됐다"고 글을 올려 누리꾼들과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A씨 부부는 다만 "어떻게 아셨는지 통장으로 자꾸 돈이 들어온다. 해당 통장은 월요일에 정지시킬 예정이다. 두 모녀를 죗값 받게 하려고 도움을 요청한 건데 사건의 본질이 자꾸 돈에 쏠리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너무 '돈쭐' 내러 안 오셔도 괜찮다. 이러다 확진자라도 나오면 정말 큰일이다"고 우려했다.

부부는 "두 모녀가 다른 곳에서 또 이런 행패를 부릴까 걱정된다. 얼마나 무수한 자영업자들이 눈물을 흘렸는지 안타깝다. 그것을 막기 위해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의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도너츠윤' 대표가 도넛을, 시민들이 죽과 음료수, 화환 등을 보내주고 있다. 익명의 목사 한 명은 가게에 방문해 선물을 주면서 '같은 목사로서 대신 사과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카카오톡 선물은 모두 취소하고 마음만 받겠다고 밝혔다.

부부가 용기 내어 폭로한 까닭은 "다시는 선량한 영세자영업자들에게 두 모녀가 행패 부리지 못하게 방지하는 차원"이기 때문이다.

부부는 "지금까지 통장에 입금된 돈은 향후 좋은 일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양주시의 고깃집을 상대로 '식대 환불을 목적'으로 방역수칙 준수 트집을 잡고 욕설을 한 모녀. 카운터에는 딸 방씨, 아이스크림을 꺼내는 목사 이씨. © 뉴스1
양주시의 고깃집을 상대로 '식대 환불을 목적'으로 방역수칙 준수 트집을 잡고 욕설을 한 모녀. 카운터에는 딸 방씨, 아이스크림을 꺼내는 목사 이씨. © 뉴스1

한편 이모씨와 방모씨 모녀가 손님으로 이 가게에 방문한 날짜는 지난 26일 오후 7시께였다. 당시 이씨, 이씨의 딸 방모씨, 방씨의 어린 딸까지 3대가 손님으로 들러 3만원대 메뉴를 시켜먹었다. 소고기이지만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모녀가 앉은 테이블과 바로 옆 손님 테이블 간의 간격은 좁지 않았다. 이 식당은 방역준수를 위해 규정에 맞게 70㎝ 간격으로 각 테이블 간 거리를 유지했으며 테이블마다 칸막이도 모두 설치했다.

당시 모녀는 식사 도중 옆의 손님들에게 '어째서 우리 테이블 아래 휴지통에 휴지를 버리느냐'면서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모녀의 옆 테이블에는 어르신 4명이 앉아 있었다.

이씨는 이후 A씨와 통화에서 이 어르신들에 대해 "옆에 늙은 것들이 와서 밥먹었다"면서 "기분 더러워"라고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모녀는 식사를 마치고 카운터에서 '왜 옆 테이블에 손님을 받았느냐'며 방역수칙 미준수했다고 모함했다. 딸이 항의하는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이씨는 옆에서 손주를 안고 아이스크림을 꺼내기도 했다.

모녀는 계산하고 식당을 나간 뒤 더 극성으로 행패를 부렸다. 실제로 모녀는 양주시보건소와 위생부서에 전화를 걸어 이 고깃집에 대해 '불법이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면서 신고했다.

그러는 한편 모녀는 A씨에게 행패, 문자 욕설, 전화 욕설, 협박, 새벽까지 네이버로 식당방문 연쇄 예약, 별점테러 등 통신수단과 SNS 수단을 총망라해 심리적 공격을 가했다.

A씨가 공개한 통화녹취파일을 들어보면 이씨는 "야, 너네 방역수칙 지켰는지 (시청에) 찌를까? 너 까짓 x이. 어따대고 싸가지 없이. 야, 남자 바꿔"라고 위협했다.

또 이씨는 "돈 내놔. 서비스도 못 받고. 기분 더러워. 옆에 늙은 것들이 와서 밥먹었다. 이걸 단순하게 생각해? 1만원이라도 깎아줬어야지"라고 우겼다.

왜 욕을 하냐고 따지자 이씨는 "내가 언제 욕했냐. 말을 했지. 야, 너 서방 바꿔. 너 과부야? 너 사장 맞아? 바꿔. 너 죄송하다고 이게이게 세상 일이 끝나는 게 아냐. 고깃값 다시 부쳐"라며 고래고래 악을 썼다.

그러면서 이씨는 "야이 xx아. 너 내가 카운터에 가서 가만 안 둔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목사 이씨의 딸 방씨가 양주시의 고깃집에 별점테러를 하려 '허위 예약'을 잇따라 한 모습 © 뉴스1
목사 이씨의 딸 방씨가 양주시의 고깃집에 별점테러를 하려 '허위 예약'을 잇따라 한 모습 © 뉴스1

딸 방씨는 당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약 폭주테러' 공격을 했다. 9건의 반복적인 예약을 해댔다. 예약 요청사항에는 '여긴 단골장사만 하나봐', '예약받으시죠^^' 등의 멘트를 썼다.

아내가 고통받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참다못한 남편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씨 모녀의 만행을 폭로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이 공분을 일으켰고 이모씨가 과거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찾아내 공유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4·15 총선은 부정선거고 주범은 빨갱이'라는 등의 글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이씨가 시집을 낸 시인으로 활동하며 2009년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목사 안수, 2017년 보건복지부장관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는 소식을 각종 커뮤니티 등에 게시하고 있다. 누리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이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유튜브 페이지를 폐쇄했다.

한편 경찰은 29일 해당 고깃집을 방문해 이씨 모녀로부터 추가적인 위협과 협박이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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