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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자식 잘못둔 벌 받아라"…남편 성병에 분노한 며느리

시모 머리채 잡고 폭행…흉기 들이밀며 남편과 영상통화
"외도 막고 사실 알리려고 했을 뿐" 주장…항소심도 '집유'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2021-05-30 06:00 송고
© News1 DB

2019년 4월 13일 오전 6시30분. 이른 아침부터 시댁을 찾은 A씨(56·여)는 다짜고짜 시어머니 B씨(89·여)의 머리채부터 잡았다.

얼마 전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온 남편이 해외 성매매를 한 탓에, 자신에게도 성병이 옮았다는 사실을 추궁 끝에 알게 된 직후였다.

분노한 A씨는 B씨를 바닥에 넘어뜨리고 얼굴에 침까지 뱉어가며 B씨에게 "자식을 잘못 뒀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고 다그쳤다.

기어이 B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도록 만든 A씨는 이후 6시간가량 행패를 부리고도 화가 풀리지 않자, 남편에게 영상통화를 건 뒤 B씨에게 흉기를 들이대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시댁을 나서 시누이의 직장까지 찾아가 소란을 피운 A씨는 결국 시댁 식구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특수중존속감금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남편의 외도를 막기 위해 시어머니를 찾아가 사실을 알리고 영상통화를 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B씨가 난동을 부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시동생에게 당일 "네 형이 성매매를 했다고 다 불더라. 잡종 집안은 무엇이 잘못인지 구분도 못하고 있다"는 등 메시지를 남긴 점, A씨 시누이가 A씨 남편에게 "엄마에게 침을 뱉고 흉기를 들이미는 것을 영상통화로 다 알고도 구경만 하고 있었냐"고 따졌던 점, 당시 출동했던 경찰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 남편이 수사 과정에서 A씨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기도 했지만, 재판부는 성매매 처벌을 두려워한 남편이 사건을 무마하려 허위 진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1심을 심리한 대전지법 제11형사부는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다만 A씨가 당시 시댁 문을 걸어 잠그는 등 B씨를 감금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입증이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고령의 시어머니를 찾아가 상해를 가하고 흉기로 협박한 것은 반인륜적"이라며 "그럼에도 반성하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남편의 외도로 자신까지 성병에 걸리자 흥분한 상태에서 평소 자신을 무시하고 홀대했던 시댁 식구들에게 항의하려다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벌금형 외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현재 A씨가 암 투병 중인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1심과 같은 주장을 펼쳤지만, 항소심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백승엽)는 지난 4월 30일 A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1심과는 달리, 항소심 재판부는 A씨 범행의 경위 및 특성을 고려해 노인관련기관 취업제한 5년을 추가로 명령하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끝내 혐의를 부인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이밖에 상해 정도가 비교적 가볍다는 점과,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한 원심의 형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guse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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