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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될까" 잔여백신 예약 이틀째도 실패…기존 대기자 우선 접종

접종동의율 60% 그쳐 1~2주 지나면 원활해질 듯
전문가들 "원하는 3040부터 맞게해 접종률 올려야"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1-05-28 13:58 송고 | 2021-05-28 14:41 최종수정
잔여백신 물량 부족이 계속된 28일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냉장고에 '잔여백신 없음'이 써져 있다. 2021.5.28/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잔여백신 물량 부족이 계속된 28일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냉장고에 '잔여백신 없음'이 써져 있다. 2021.5.28/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어제 오후 1시 페이지가 열리자마자 들어갔는데 30분 넘게 접속이 안 되더라고요. 오늘은 예약이 될까 해서 아침부터 계속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고 있는데 백신이 남아있는 곳이 없네요."(33세 직장인 김모씨) 

28일 네이버와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잔여백신을 당일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 운영 둘째날을 맞은 가운데 접종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30~40대를 중심으로 예약 경쟁이 치열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인 고령자들과 필수인력을 우선 접종한다는 기준을 유지하되, 예약후 맞지 않아 남는 백신물량은 원하는 사람이 맞을 수 있도록 추가로 푸는 방식을 제안했다. 

전날 접속 불통을 빚을 정도로 이용자가 몰렸던 두 플랫폼은 이날 오후 모든 예약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다만 오전 내내 네이버와 카카오가 앱에 표시된 잔여 백신이 대부분 '0'으로 표기돼 예약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틀째 예약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는 윤모씨(33)는 "계속 앱으로 잔여 백신을 찾았지만 서울 거의 모든 지역이 다 '0'으로만 표시돼 있었다"며 "그냥 근처 병원 7곳 정도에 직접 전화로 문의해 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뒀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32)는 "올여름에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 일하는 틈틈이 네이버로 30분간 새로고침을 눌렀는데 모든 지역이 다 0으로만 표시돼 있었다"며 "해외여행 희망이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씨는 "백신 인기에 깜짝 놀랐다. (부작용 때문에 접종을 꺼리는 줄 알았는데 예약이) 이렇게 힘들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반대로 잔여백신이 있다고 표시돼 예약했지만 실제 병원에서 접종을 받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종로구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모씨(34)는 "근처 병원에 남는 백신이 있다고 떠서 예약을 신청했는데 급한 업무를 처리하는 사이 취소돼 버렸다"며 "여름휴가는 해외로 가고 싶어 빨리 맞고 싶은 마음"이라고 허탈한 심경을 전했다. 

잔여백신 예약을 받지 않는 보건소가 카카오톡과 네이버에서는 예약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뜨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두 플랫폼 측에서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잔여백신 수량을 제대로 입력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많은 병원은 잔여백신이 발생하더라도 네이버·카카오 서비스가 아니라 자체 운영하는 예비명단 인원을 통해 대상자를 구하고 있다. 용산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백신접종 대기자가 105명이나 된다"며 "잔여백신이 나와도 이들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명단 접종이 끝나면 잔여백신에 대한 당일 예약접종은 더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 병원마다 적게는 10명, 많게는 수백명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중복 예약을 한 경우가 많아 예상보다 빨리 풀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6일 오전 서울 중랑문화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2021.5.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26일 오전 서울 중랑문화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2021.5.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전문가들은 27일의 경우 60~74세 백신접종 첫날이라 예약부도율이 낮았던 것이지, 1~2주 지나면 점차 예약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연령층의 접종 동의율이 60%에 그친다는 이유에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사전 예약자들 위주로 맞을테니 노쇼백신이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접종 동의율을 80%로 예상해 1300만명분을 마련해놨다고 가정하면, 백신의 40% 정도는 남을 테니 6월에는 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전날의 경우 사전예약자들 위주로 접종이 이뤄졌고, 제한적으로 남아있는 물량이 올라와 인기가 높았던 것"이라며 "일주일 정도는 노쇼백신이 없겠지만, 그 이후에는 (백신에 대한) 수요가 소진되면서 적정선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해결책을 놓고는 의견이 갈렸다. 

천은미 교수는 "백신을 맞고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어하는 열망이 있는 젊은층이 있는데 너무 우선순위로 접종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의 경우 필수인력을 접종한 뒤 연령별로 끊어서 접종하고 있다"며 "우리도 접종을 원하는 30~40대가 맞을 수 있도록 물량을 빨리 접종률을 올리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60대 이상에게 배당된 백신 중 남는 10%를 50대로 내리지 않고 원하는 사람을 우선 접종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는 있다"면서도 "나머지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상당한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고위험군에 대한 빠른 접종이라는) 기존 백신접종의 틀을 바꿀 순 없다"고 강조하면서 "다음달 3일 접종이 마감되면 백신이 얼마나 남을지 예측이 가능할텐데, 백신 접종을 원하는 젊은층이 돌봄인력과 택배노동자. 환경미화원 등 사회필수인력과 50대 장년층보다 접종의 우선순위에 있는지는 더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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