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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 박주현 "몸과 마음 힘들었던 '마우스'…늘 챙겨준 이승기 고마워"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1-05-20 06:00 송고 | 2021-05-20 08:43 최종수정
박주현/935엔터테인먼트 © 뉴스1
박주현/935엔터테인먼트 © 뉴스1

올해 상반기 단연 주목받고 있는 여성 신인배우는 박주현이다. 지난 13일 개최된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인간수업'으로 TV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또 한 번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19일 종영한 20부작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에서도 이승기 이희준과 함께 극의 중심을 이끄는 주연배우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마우스'는 자타 공인 바른 청년이자 동네 순경인 정바름(이승기 분)과 어린 시절 살인마에게 부모를 잃고 복수를 향해 달려온 무법 형사 고무치(이희준 분)가 사이코패스 중 상위 1%로 불리는 가장 악랄한 프레데터와 대치 끝, 운명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모습을 그려낸 본격 인간 헌터 추적극으로, 평균 5%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이어왔다.
박주현은 '마우스'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고등학생 오봉이로 등장했다. 오봉이는 과거 성폭행범에 대한 트라우마와 프레데터에 하나뿐인 가족 할머니를 잃은 상처를 극복하며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가 하면, 스스로를 지켜내는 강인한 모습까지 보여주는 활약으로 많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

박주현은 범죄 피해를 입은 오봉이 캐릭터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깊이 고민하는 과정을 거쳤다.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인 프레데터라는 반전을 보여준 정바름에 대한 오봉이의 복합적인 감정도 설득력 있게 풀어냈고, 성장까지 이뤄내는 희망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소모가 큰 작품이었지만 "한 작품 한 작품할 때마다 얻는 게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성취감을 털어놨다.

이에 박주현은 "내가 좀 더 도전해서 성장할 수 있는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다"는 말로 오봉이 캐릭터에 도전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신인으로 잇달아 주목받고 있는 데 대해 "작품 속에서 대중에게 인사드릴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부담감이 아주 없을 수 없지만 즐거운 부담감이라 생각한다"며 "즐기면서 감사하면서 하겠다"는 말로 오봉이와 같은 당찬 매력도 드러냈다. 박주현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마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박주현/935엔터테인먼트 © 뉴스1
박주현/935엔터테인먼트 © 뉴스1

-'마우스' 종영 소감은.
▶드라마를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배우에겐 이것보다 큰 영광은 없을 것 같다. 오봉이로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20부작을 처음 해보는데 긴 호흡을 긴장감 놓치지 않고 가는 게 숙제였던 것 같다. 다행히도 시청자 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많이 감사할 따름이다.

-'마우스' 출연 계기는.

▶처음 '마우스'라는 대본을 받았을 때 속도감 있게 읽히더라. 긴장감 있고 짜임새 있게 흘러가는 사건들, 복선 하나하나가 흥미로웠다. 잘 만들면 너무 명작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재밌는 작업이었다.

-감독이 박주현 배우의 어떤 점을 보고 오봉이 역할에 캐스팅했을까.

▶감독님께서 처음 미팅을 할 때 봉이라는 역할이 고등학생으로 시작해서 성인으로 이어지는데 마지막에는 바름이와 팽팽하게 붙어야 한다고 하셨다. 오봉이와 바름이, 누구 하나 약해보이면 안 되고 에너지가 같이 올라와야 한다고 하시더라. 이 후반부를 위해서 연령대가 있는 20대 후반 배우를 쓰시려고 했었다. 너무 어린 배우를 쓰자니 뒤에서 힘이 부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신 것 같더라. 20부작에 감정 소모도 크고 에너지적으로 팽팽해야 해서 이런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그러다 '인간수업'을 보시고 제가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기회를 주신 것 같다.

-극 초반부터 감정소모가 심했을 것 같다. 어떻게 감정을 다스리면서 연기에 임했는지.

▶정바름과 고무치가 사건을 해결해가는 메인 캐릭터인 반면 오봉이는 할머니, 바름이와 관계가 서브처럼 가는 거라 오봉이가 느끼는 감정이 어색하지 않게 전달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오봉이의) 분량에 비해 가진 감정이 워낙 커서 짧은 시간에 임팩트 있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은 대본을 계속 보는 것 밖에 없더라. 대본에 쓰인 이야기를 얼마나 정성껏 들여다보느냐, 봉이라는 캐릭터를 얼마나 애착을 갖고 연기하느냐 이것이 중요해서 대본을 굉장히 많이 본 것 겉다.

-캐릭터가 범죄 피해자이기도 해서 캐릭터를 준비하는데 더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고 조심스러웠을 것 같다. 어떻게 준비했는지.

▶이 부분이 사실 가장 조심스러운 부분이었다. 아무리 피해자를 이해하려고 공감하려고 노력해도 저는 그 피해자가 아니다. 내가 직접 겪은 일이 아니고 제3자가 그 당사자를 연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혹여나 내가 연기함에 있어 '피해자 분들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그런 사건을 겪어서 계속 오봉이가 힘들어할 수도 있고, 내 삶을 못 살고 있을 수도 있지만 오봉이 자체가 이를 극복도 하고 이겨내기도 한다. 오봉이가 이런 일을 당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강하고 억척스럽게 살 수 있냐는 말이 나올 수 있어서 많은 것이 신경 쓰였고, 아이러니로 보일 수 있지만 시청자 분들에게 희망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오봉이가 절대 지지 않고 끝까지 자신을 지키고 성장해 나가고, 결국 이겨내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 감독님과 상의를 해서 조금씩 성장하고 극복하는 캐릭터로 잡아갔다.

-오봉이는 과거 상처를 적극적으로 극복하고 후반부에는 최홍주와 사건을 파헤치는 변화도 보여주는데, 단단한 내면이나 당찬 성격이 박주현 배우와도 접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저는 당찬 성격이긴 하다. 겁도 없고 말을 했으면 (지키려) 행동도 하고 그런 성격인데 내면은 봉이가 더 단단한 것 같다. '겉바속촉'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털털하고 쿨해 보이는데 속이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단단하지 않은 그런 성격인 것 같다. 봉이를 연기하면서 내가 봉이한테 오히려 많은 힘을 얻고 더 단단해진 것 같다.

박주현/935엔터테인먼트 © 뉴스1
박주현/935엔터테인먼트 © 뉴스1

-'마우스'가 계속 반전을 거듭해서 배우들도 혼란스럽기도 했을 것 같다. 어디까지 비밀과 반전을 알고 시작한 건지 궁금하다.

▶바름이의 비밀과 반전은 알고 있었다. 바름이와 붙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비하인드는 알고 있어야 하니까 (반전을) 알고 시작했다. 사실 그게 연기하면서 힘든 부분이기도 했다. 바름이가 우리 할머니를 죽일 걸 알고 있었고,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바름이에게 위안을 많이 얻는데 반전을 알고 있는 박주현과 이를 모르는 오봉이를 분리시켜야 했다. 이건 승기 오빠도 가장 힘든 부분이지 않았을까 한다. 바름이가 할머니 무덤에서 미안하다고 얘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연기할 땐 집중해서 했지만 끝나고 오빠를 째려봤다.(웃음) 승기 오빠도 막 '내가 나쁜 놈이야, 진짜 나쁜 놈이야'라고 많이 그랬던 것 같다. (웃음)

-이승기 배우와 호흡 어땠는지. 돌이켜 보면 어떤 추억이 있는 현장이었는지.

▶사실 드라마가 무겁고 생각을 계속 하면서 가야 하는 작품이어서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배우들이 많이 지칠 수밖에 없었다. 에너지 쏟는 것도 많이 쏟고 감정 소모도 많았는데 그와중에 승기 오빠는 사람을 잘 챙겨주셨다. 제가 동생이고 경력으로 보면 신인인데도 먼저 다가와주시고 이런 모습들이 저를 편안하게 해주셨다. 덕분에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며 작업했다.  

-정바름에 대한 오봉이의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오봉이의 감정들이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감정으로 비치길 바라고 연기했나.

▶바름이에 대한 모성애도 있고, 사랑을 넘어선 가족 같은 느낌도 있었다. 오봉이에게 바름이는 유일한 가족 같은 존재였으니까. 물론 바름이에 대한 감정이 한결 같은 건 아니었다. 나중에 바름이가 사이코패스인 것을 알았을 때 그때가 가장 표현하기 힘든 순간이었다. 바름이는 오봉이에게 너무 큰 존재였고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존재였는데 그런 그가 사이코패스였고, 할머니를 죽였다. 이건 감히 일반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머리로 생각하기 보다는 몸이 가는대로 했던 것 같다. 대사도 덜덜 떨리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이희준 배우와의 호흡도 궁금하다.

▶이희준 선배님껜 제가 학교 후배이기도 해서 잘 챙겨주셨다. 희준 선배님은 굉장히 몰입력이 좋으시다. 그 순간 순간 캐릭터 몰입이 굉장히 빠르시더라. 이런 모습은 상대 배우에게도 자극을 준다.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보자면.

▶함께 해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웠다. 우리가 만난 게 큰 인연이라 생각하다. 내게 그런 인연이 돼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어떻게 보면 제가 동생이기도 하고 후배이기도 하지만 편안하게 먼저 다가와주시고 잘한다 칭찬해주셨다. 늘 칭찬해주신 게 너무 감사하다.

-오봉이의 액션신을 소화하며 느낀 점은.

▶액션 체질이라고 느낀 건 아니지만 승기 오빠가 액션을 많이 하셨는데 승기 오빠가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저도 그렇게까지 많이 어렵진 않더라.(웃음) 원래 몸을 쓰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감정이 같이 가니까 되게 어렵더라. 액션신과 감정 연기를 같이 하는 게 되게 어려운 거구나 느꼈다.

-20부작을 찍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아쉬움이 남는 장면은.

▶모든 걸 알게 된 이후의 장면이 20부에 나온다. 그 신이 제일 기억에 남고 아쉽기도 하다. 물론 최선을 다해 만든 신이지만 그 정면엔 뭘 더해도, 어떤 감정을 더해도 부족할 것 같긴 해서 후회는 하지 않도록 하겠다. 바름이가 원망의 대상이고 경멸의 대상인데도 그와의 추억이 존재하고 함께한 시간과 대화가 있으니까 경멸로 갔다가 분노로 갔다가 슬픔으로 갔다가 정말 왔다갔다 많이 했다. 입으로는 저주를 퍼붓지만 이 아이도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이렇게 태어난 게 아니라는 게 걸리기도 하고 그랬다. '마우스'라는 작품이 참 어렵다. 섬세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작품이었다.

-오봉이는 행복하게 살아갈까.

▶오봉이는 행복하게 잘 살 거다. 그렇게 믿고 있다. 봉이라면 다 이겨낼 것 같다.

-19금 시청 관람가 회차도 있고, 다소 무거운 장르임에도 시청률도 꾸준히 유지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마우스'를 좋아해준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대본이 굉장히 재밌다. 속도감도 있고 시청률은 사실 기대하지 않았다. 좋은 작품, 좋은 연기를 하는 것에 의의를 두자 했는데 그럼에도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

<【N인터뷰】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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