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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충청칼럼] 때이른 충북지방선거 가상 대진표

지사 선거, 노영민-정우택 결투 흥행 높을 듯

(충북ㆍ세종=뉴스1) 이광형 기자 | 2021-05-11 10:14 송고 | 2021-05-11 13:27 최종수정
뉴스1 충북·세종본부 이광형 대표
뉴스1 충북·세종본부 이광형 대표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를 이끌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언론마다 관련 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민생은 최악인데 '정치시계'는 어김없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과열 속에 치러진 지난 4·7재보선 결과는 여야 모두에 무엇을 바로잡아야 할지 큰 울림을 주었고, 자성을 약속했다. 하지만 민심수습은 말뿐인 채 대권을 향한 결사항전의 권력투쟁만 본격화 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차기 대선(3월9일) 3개월 뒤 치러질 지방선거 분위기도 역대 선거와 달리 유력 인사들의 물밑 움직임이 분주하다.

그런데 지난주 뉴스1세종충북본부 기획보도를 보면 광역과 기초단체장을 포함해 12자리를 선출하는 충북지역 여야 단체장 후보군 중 신선도를 갖추고 감동을 줄 인물은 아직 눈에 띄질 않는다.

인지도 면에서 '구관이 명관'일지 모르지만 도덕성과 자질 등에서는 여전히 주민 눈높이와는 간극이 크다. 어쨌든 현 시점에서 최대 관심사는 지역 대표인 도백(道伯)과 수부도시 청주시장에 누가 나서냐다.
이시종 지사의 3선 퇴장으로 무주공산이 된 충북지사 선거 가상 대진표는 이미 지역언론에 의해 짜졌다. 필자가 판단할 때도 이 대진표가 크게 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정계개편이나 대선결과에 따라선 많은 변수가 상존한다.

대선결과가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2018년 충북 지방선거에서 압승(12곳 중 8곳)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이 지사가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막후에서 공천과 선거전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75)로 볼 때 선출직 출마는 없을 거란 전망과 지나친 피아구분 비난에도 측근과 우군인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의 자리를 촘촘히 챙기는 모습에서 그의 또다른 욕망을 읽을 수 있다. 소속당의 차기 대선과 지선을 염두한 조직관리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8전 8승'이란 초유의 선거 전력을 가진 그의 정치조력은 이미 입증됐다. 노영민 전 청와대비서실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이장섭씨를 충북도 정무부지사에 임명해 스펙을 쌓게 한 뒤 총선에 출마케 해 금배지를 다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

앞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퇴직을 앞둔 도청 간부(부이사관)들을 괴산군수(이차영)와 음성군수(조병옥)에 출마시켜 당선을 이끌었다. 최근에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김장회 전 행정부지사에게 청주시장 출마를 강력 권유해 당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 충북의 최대주주인 이 지사는 과연 누구를 차기 지사로 낙점하고 있을까. 본인도 지사 출마를 희망하고, 이 지사가 문재인 정권 출범부터 도정과 자신의 마지막 정치적 야심(?)을 함께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진 노영민 전 대통령실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건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차기 지사 후보로 가장 먼저 노출된 점이기도하다. 속내를 드러내진 않지만 도종환 의원도 정중동이다. 이들은 친문이지만 '같은 듯 다른 친문'이다.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에서 연거푸 참패한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대선체제에 돌입하는 오는 8월부터 정우택 전 의원이 중심이 돼 충북도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선 그만한 인물도 대안도 없어서일 게다. 

정 전 의원을 비롯해 이종배 의원과 박경국 전 행안부 차관 등이 유력한 후보군이다. 이들 중 유일한 현역인 이 의원은 현재로선 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정치인의 속내는 모르는 일로 만약 야당이 차기 집권에 성공하고 당이 차출한다면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대진표는 노-정 간의 한판승부다. 정치력이나 인지도 등에서 체급도 맞고 흥행에도 최선일 수 있다.

다만 대선 후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이 정권의 2인자를 지낸 노 전 실장은 선거결과에 따라 최선과 최악의 후보가 될 수 있다. 도종환 의원의 출마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현실화 한다면 국민의힘에서도 전략을 수정해 순백한 박 전 차관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사 선거의 사실상 러닝메이트 역할을 하게 될 청주시장 후보도 관심거리다. 여권에서는 한범덕 시장 등 6명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현역이 차기 출마를 공식화 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가 난립한다는 건 당 내외 이상기류가 일고 있다는 증거다.

야권에선 정 전 의원과 박 전 차관이 콤비를 이룬다면 선거분위기를 압도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정치판을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 대다수 지역언론은 노 전 실장의 권세와 존재감을 실감하듯 업적홍보로 일관해 왔다. 이런 논조가 어느 순간 똘똘한 아파트와 국회 호통답변, 춘풍추상(春風秋霜) 실천 등 그의 심기를 불편케 하는 문제를 조명할지 모를 일이다.

당사자인 노 전 실장도, 지금은 야인으로 권력무상의 냉혹한 현실을 실감하며 '절치부심'하고 있을 정 전 의원도 알고 있다. 25년 넘게 정치를 하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두 사람이 그동안 폐부를 찔려본 사건이 한두 번이겠는가. 그런데 정작 180만 도민이 걱정하는 건 나이와 관록으로 볼 때 또다른 도전이 없는 정치인이 갖는 게으름과 오만의 '기저질환' 환자가 아닌가 여부다.


1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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