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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故구자경 LG명예회장, 1년만에 드러난 '숨은 기부'

개인 소장 '5억원 상당' 분재…상록재단 화담숲에 희사
'장남' 故구본무 회장도 2018년 사후 50억원 기부 화제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21-05-09 07:00 송고
1983년 2월 금성사 창립 25주년을 맞이해 적극적인 고객서비스를 위해 마련한 서비스카 발대식에서 시승해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LG 제공)/뉴스1

LG그룹 2대 회장을 지낸 고(故) 구자경 명예회장(1925~2019)이 사후에 유족들을 통해 장남인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이 설립한 공익재단에 5억원대 기부를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앞서 지난 2019년엔 구 전 회장이 LG 공익재단 3곳에 50억원을 기부한 소식이 주목을 받은 바 있는데, 굴지의 대기업 총수를 지낸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사후 기부'를 실천함으로써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소속 공익재단인 LG상록재단은 지난해 구 명예회장 명의로 5억210만원 상당의 기부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최근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를 통해 밝혔다.

LG그룹 관계자도 "구 명예회장 이름으로 LG상록재단에 기부가 이뤄진 것이 맞다"면서 "생전에 구 명예회장이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던 분재(盆栽)들을 LG상록재단이 관리하는 화담숲에 희사했는데 그 가치가 5억원 상당"이라고 설명했다. 구 명예회장은 1995년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시골에 내려가 분재를 직접 가꾸는 데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남(上南) 구자경 명예회장은 LG 창업주인 연암(蓮庵) 구인회 초대회장의 6남 4녀 중 장남으로 1970년 45세의 나이로 2대 회장직에 올라 1995년까지 25년간 LG그룹을 이끌었다.

구 명예회장이 재임한 동안에 LG그룹은 전자와 화학을 주력으로 삼아 성장을 거듭, 취임 당시 260억원이었던 연 매출은 30조원대로 약 1150배 증가했고 임직원 수는 2만명에서 10만명으로 늘었다. 구 명예회장은 지난 2019년 12월 14일 향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019년말 유명을 달리한 구 명예회장이 2020년에 LG상록재단 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사후에 유족들이 고인의 뜻을 기려 뒤늦게 기부를 실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 명예회장은 생전에 LG복지재단, LG연암학원도 직접 설립해 초대 대표이사와 이사장까지 지낸 바 있다.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왼쪽)과 장남 고 구본무 전 회장이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LG 제공)/뉴스1

특히 구 명예회장이 별세하고도 1년 이상 흘러 2021년 4월 재단 공시를 통해 기부 내역이 밝혀진 것만 보더라도 유족들이 그동안 각별하게 보안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구 명예회장의 기부금이 전달된 LG상록재단은 고인의 장남인 고 구본무 전 회장이 1997년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현재는 자연보호와 동·식물 생태계 보전을 목표로 새집 달아주기, 황새 인공둥지 지원, 무궁화 보급 등의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2013년에 국내 최대 규모 소나무정원을 포함한 화담숲을 개원해 운영 중이다.

더욱이 구 명예회장의 장남으로서 LG그룹 3대 회장직을 맡은 고 구본무(1945~2018) 전 회장도 '사후 기부'를 실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구 전 회장의 뜻에 따라 유족들이 2018년말 LG복지재단·상록재단·연암문화재단 등 3곳에 총 50억원을 기부를 했는데, 이같은 소식이 구 전 회장이 별세한 지 반년이 넘게 지나서 2019년 2월 재단 이사회 회의록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부 액수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부자지간이 나란히 사후 기부를 실천했다는 것만으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몸소 보여주는 재계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 총수 일가의 이같은 '비밀 선행'은 오너 4세이자 현 LG그룹 회장인 구광모 회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구 명예회장의 장손인 그는 2018년 5월 구 전 회장이 유명을 달리한 뒤 한달여만인 그해 6월 LG그룹 4대 회장직에 올랐다.

구광모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7월 사재를 털어 국제백신연구소에 10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1995년 2월 열린 LG그룹 회장 이·취임식에서 장남인 고 구본무 전 회장에게 깃발을 전달하는 구자경 명예회장(왼쪽)의 모습. (LG 제공)/뉴스1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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