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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 활용한 반도체 제조공정 단축 실마리 찾았다

IBS-베이징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그래핀 합성 개선방법 찾아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2021-04-21 15:18 송고
펑딩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 뉴스1

차세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받는 그래핀을 전자소자로 활용하려면 우선 금속기판 위에서 그래핀을 합성한 뒤 기판에서 분리해내는 공정이 필요하다.

이때 그래핀이 손상되기 쉬울뿐더러 분리 공정 자체도 까다롭다.
전자소자 재료 위에서 곧바로 그래핀을 합성하면 간단하지만, 합성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한국과 중국 공동연구진이 이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았다.

21일 기초과학연구원(이하 IBS)에 따르면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펑딩 그룹리더(UNIST 신소재공학과 특훈교수) 연구팀이 중국 베이징대와 공동으로 그래핀의 합성속도가 금속기판보다 실리콘과 같은 절연체 위에서 1만 배 이상 느려지는 원인을 규명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첨단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그래핀을 활용한 반도체 공정 개선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그래핀은 탄소(C) 원자 6개로 된 육각형 고리가 이어 붙은 2차원 물질이다.
고품질 그래핀 합성에는 주로 화학기상증착법(CVD)이 쓰인다.

기판 위에 메탄(CH4) 등 원료 기체를 주입하면, 탄소 원자가 기판에 흡착하며 하나 둘씩 붙어 그래핀이 성장하게 된다.

이때 사용되는 기판에 따라 그래핀 성장속도에 차이가 있지만, 아직까지 그 메커니즘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공동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래핀 합성 단계를 분석한 결과, 절연체와 금속 기판 위에서 그래핀 성장 과정에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절연체 기판을 쓸 때는 원료가 그래핀 가장자리에 달라붙는 방식으로 성장한다.

이 경우 수소가 함께 붙게 되는데, 수소 제거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돼 성장이 느리다.

반면, 금속 기판을 쓰면 원료가 금속 기판을 타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그래핀 성장이 빠르다.

더 나아가 연구진은 그래핀 합성속도를 앞당길 수 있는 원리도 밝혀냈다.

원료 물질 내 CH3(메틸 래디컬)의 함량에 따라 합성속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CH3은 그래핀에 탄소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그래핀 가장자리의 수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즉, 합성 과정에서 수소 제거에 추가적인 에너지를 덜 사용해도 되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펑딩 그룹리더는 “에너지 소모가 가장 많은 단계를 활성화시키면, 절연체 기판 위에서도 곧바로 그래핀을 성장시킬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그래핀을 활용한 반도체 제조 공정을 간소화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에이씨에스 나노’ 3월 22일자에 실렸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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