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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10년간 배터리 평화 협정…"10보 전진 위한 2보 후퇴"

韓 배터리 '집안싸움' 벌일 때 中 기업 점유율 세자릿수 '폭풍성장'
LG "합의 글로벌 시장 선도 계기되길", SK "국내외 투자 적극 추진"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21-04-11 18:33 송고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놓고 미국에서 법적 분쟁을 벌였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11일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모습. 2021.4.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2년 가까이 이어온 배터리 영업비밀 및 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해 11일 전격적으로 합의하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2019년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침해 혐의로 제소하며 시작된 이번 소송이 2년 만에 일단락되면서, 양사는 쟁송에서 벗어나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LG와 SK 두 기업이 이번 합의 발표와 함께 향후 투자 확대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SDI를 포함해 한국 배터리 3사가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이날 발표한 공동합의문에서 "미 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재가치 기준 총액 2조원(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을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고, 관련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또 향후 10년간 관련한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양사는 합의금 지급 기한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현금은 단기간, 로열티는 장기에 걸쳐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록 극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중국, 일본, 유럽 등의 배터리 기업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양사가 벌이는 소송전은 한국 배터리 산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지난달 SNE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1~2월 전세계 등록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19.2%), 삼성SDI(5.3%), SK이노베이션(5.0%) 등 3사 합산 점유율은 29.5%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2% 대비 11.7%p나 줄었다.

반면 CATL, BYD, CALB, 궈시안 등 중국계 업체들의 실적은 자국 시장의 회복세가 가속화되면서 대부분 세자릿수 이상 급성장하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위였던 CATL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272.1% 성장해 점유율 31.7%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1위에 올랐고, 중국 BYD도 전년보다 401.8% 성장, 7.0%의 점유율로 4위에 올랐다.

특히 LG와 SK로부터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공급받던 글로벌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이 지난달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각형 배터리를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배터리 산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됐다. 그 때문에 LG와 SK가 합의하지 않고 법정소송까지 지속할 경우 쟁송에 발목을 잡힌 한국 기업을 대신해 중국 기업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놓고 미국에서 법적 분쟁을 벌였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11일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이 입주해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모습. 2021.4.1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그러나 이번에 전격적으로 합의하면서, 양사는 그간의 반목을 뒤로하고 성장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추가입장을 통해 "이번 합의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개화기에 들어간 배터리 분야에서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계기가 되는 한편, 양사가 선의의 경쟁자이자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생태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월 ITC가 향후 10년간 SK 배터리의 미국 수입을 금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 사업 철수 위기에 놓였던 SK는 이번 합의로 사업을 변함없이 이어갈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도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미국 배터리 사업 운영 및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됐으므로, 조지아주 1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미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번 분쟁을 두고 '남좋은 일만 시킨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며 "이번 합의를 '10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라는 재정비의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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