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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n포커스]인류 첫 우주비행 60년…'비운의 영웅' 유리 가가린

1961년 최초 우주 비행 후 7년만에 34세 나이로 의문사
"현재까지도 러시아를 통합할 수 있는 국민적 영웅"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2021-04-08 06:00 송고
인류 최초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인류 최초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지구에 아름다운 푸른색 섬광이 비친다"

1961년 4월12일. 소련의 영웅은 인류가 오랜시간 그토록 갈망하던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봤다. 그가 우주에서 머문시간은 고작 108분. 하지만 이 짧은 시간은 인간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데 충분했다.
유리 가가린. 1934년 옛 소련의 스몰렌스크에 위치한 집단 농장에서 태어난 그는 우주에 첫 발을 내딛는 역사를 남긴지 불과 7년만인 1968년 의문의 전투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소련이 짧은 역사를 뒤로하고 사라졌듯 가가린의 생애 역시 짧았지만 그의 자취는 여전히 러시아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 곁에서 함께 살아 숨쉬고 있다.

AFP통신은 7일(현지시간) 60년 전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우주에 간 유리 가가린의 삶을 조명했다.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가가린은 사라토프 공업학교 항공클럽 비행기술을 배우고 1955년 소련 공군에 입대해 전투기 조종사로 일했다.

어려서부터 우주비행사가 되기를 꿈꾸던 그는 1959년 소련이 대대적으로 우주 비행사를 모집하던 시기에 지원해 당당히 선발됐다. 높은 중력을 견디는 훈련, 소리와 빛이 없는 곳에서 지내는 훈련 등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그는 2년 뒤 세계 최초의 유인 우주선이 보스토크 1호에 탑승했다.

보스토크 1호는 여러 우여곡절 끝에 상공 301km에서 시속 약 2만8968km의 속도로 108분간 지구 궤도 한바퀴를 도는 데 성공했다. 이후 가가린은 낙하산을 타고 무사히 지구로 돌아와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았으며 레닌 훈장을 받았다.

인류 최초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인류 최초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모든 사람들은 영웅을 환영했다. 가가린은 이후 소련 최고회의 대의원이 되면서 대령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정부는 그를 소련 모델의 우월성에 대해 선전하기 위한 도구로만 삼았다.
가가린의 전기작가 레브 다닐킨에 따르면 가가린은 당국에 의해 냉전시기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사용됐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과 스탈린 시대의 억압을 견뎌온 소련 시민들을 위로하는 목적으로 활용됐다.

정치적 도구로 전락한 가가린은 우주 비행을 마치고 7년 뒤인 1968년 34세의 나이로 전투기 훈련 비행 중 안타깝게 삶을 마감했다. 다만 그가 사망한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기록들은 그가 조종하던 미그(MiG)-15 전투기가 기상관측기와 충돌했다고 하지만 이 기록들은 신뢰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다양한 이유들이 거론되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인류 최초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 동상.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인류 최초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 동상.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영웅의 삶은 4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의 이름은 40년이 지난 현재에도 러시아 곳곳에 살아 숨쉬며 사람들의 자긍심으로 자리잡았다. 그의 웃는 얼굴은 전국의 벽화를 장식하고 있으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레닌스키에는 그의 42.5m 동상이 우뚝 솟아 있다.

가가린은 여전히 쇠툇길을 걷고 있는 러시아 성공의 상징이자 애국심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크렘린 궁전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다날킨은 "거의 모든 러시아 사람들이 가가린을 존경하고 사랑한다"며 "그는 현재도 러시아의 모든 국민들을 통합시킬 수 있는 인물이다"고 평가했다.

인류 최초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 벽화.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인류 최초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 벽화.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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