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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中 갈등 고조 속 BBC 中특파원, 대만으로 이동…"위협 너무 심해"

중국 측 "가짜 뉴스 유포하고 도망간 것"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2021-04-01 09:00 송고
존 서드워스(John Sudworth) BBC 중국 특파원. 국제언론인연합(IFJ)이 소개한 BBC 보도화면 갈무리.
존 서드워스(John Sudworth) BBC 중국 특파원. 국제언론인연합(IFJ)이 소개한 BBC 보도화면 갈무리.

영국 공영방송 BBC의 중국 특파원이 베이징 주재 9년 만에 대만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중국 신장자치구 위구르족 인권 유린 실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관련 보도 이후 중국 당국의 법적 위협과 압력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3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존 서드워스 특파원은 BBC라디오4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의 위협이 최근 몇 달 동안 강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드워스는 "공산당이 관리하는 플랫폼은 BBC 조직 자체뿐만 아니라 나를 개인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대규모 감시와 방해, 협박은 물론 언제 어디서 촬영을 하려 해도 법적 대응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가족들과 중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떠나올 때도 사복경찰의 미행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드워스의 부인 이본 머레이 역시 아일랜드 기자로, 머레이도 아일랜드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한동안 계속돼온 중국 정부의 압박과 위협이 너무 심해져 서둘러 떠나왔다"면서 "중국 당국은 서드워스의 보도를 문제 삼았다"고 전했다.

중국 외신기자클럽은 "서드워스가 참을 수 없는 괴롭힘으로 중국에서 쫓겨다나시피 한 기자들 중 한 명이 됐다"며 "특히 영국 방송·통신 규제 기관 오프콤(Ofcom)이 지난달 4일 중국 주정부가 지원하는 CGTN의 방송 면허를 취소하자 서드워스와 BBC에 대한 공격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미·중 갈등 국면 속 외신 특파원 18명을 추방한 바 있다. 
다만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BBC가 이념적 편향이 강한 가짜 뉴스를 방송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 "(서드워스가) 왜 도망갔는가. 이것은 뭘 의미하느냐"고 되물었다. 다만 화 대변인은 중국정부가 서드워스를 고소하려 한다는 사실은 부인하고, 그의 이름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앞서 영국 공영 BBC는 신장 자치구 내 이슬람 교도 수용소에서 이뤄지는 강제노동과 학대 등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한 바 있다. 전문가와 인권 단체는 적어도 백만 명의 위구르인들이 수용소에 구금돼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수용소는 '재교육' 시설이고, 수용자들은 모두 사회로 복귀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서드워스가 신장 정책과 코로나19 대응을 왜곡한 편파적 기사로 중국에서 악명을 떨쳤다"며 "그가 어디로 도피하든 이념적 편견을 고수하고 중국을 공격하고 비방하는 가짜 뉴스를 쏟아내는 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드워스는 대만에 상주하며 계속 중국 특파원으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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