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카카오에 집결한 '한게임 사단'…5000억 장전하고 M&A·신사업 '승부수'

'개발사'에 5000억 공격 투자 예고…블록체인 게임도 관심
정욱 대표 경영 전면에…'메타버스·NFT' 등 신사업 박차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2021-03-31 06:45 송고
카카오게임즈 제공 © 뉴스1
카카오게임즈 제공 © 뉴스1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게임 포털 시장을 장악했던 '한게임' 출신 경영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게임 창립멤버 및 역대 수장을 요직에 앉혀 과거 한게임 성공신화를 재현하겠다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청사진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는 지난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정욱 넵튠 대표를 신임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정욱 대표는 한게임 성공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2005년 초 NHN 한게임 입사 후 게임 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이미 카카오게임즈엔 한게임 개국공신들이 다수 존재한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카카오VX의 문태식 대표는 김범수 의장이 한게임을 만들기 위해 삼성SDS에서 퇴사할 당시 함께 나온 인물이다. 김범수 의장이 가진 PC통신 분야의 경험과 문 대표가 가진 프로그램 개발 실력이 더해져 그들은 'PC방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는 한게임의 운영자금이 됐다.

카카오게임즈 수장 남궁훈 대표도 김범수 의장이 한게임 설립 당시 직접 영입한 개국공신이다. 남궁훈 대표는 삼성 SDS 재직 당시 유명한 게임 마니아였으며, 인기 온라인게임에 대해선 천부적인 감을 지녔다고 알려졌다. 김범수 의장이 '바둑'과 '장기'로 한게임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자 남궁 대표가 '고스톱'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 일화도 전해진다. 

지난해 9월 기업공개(IPO) '대박'을 기록하며 화려한 2020년을 보낸 카카오게임즈가 정욱 대표를 영입해 '한게임家' 퍼즐을 완성시키며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을 추격에 불을 붙인 것이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카카오게임즈 제공)© 뉴스1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카카오게임즈 제공)© 뉴스1

◇ 5000억 공격 투자 예고…남궁훈 대표 '안목' 통할까?

지난 26일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을 통해 게임 개발사 M&A(인수합병)에 나섰다. 카카오게임즈는 5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공시하며 "전환사채의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개발사 인수, IP확보 등) 및 운영자금(마케팅비, 개발비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는 카카오게임즈가 가진 '퍼블리셔(게임유통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몇 년 간 카카오게임즈의 성장을 이끈 건 단연 국내외 좋은 게임을 찾아내 유통하는 '퍼블리싱' 역량이었다. 특히 펄어비스의 '검은사막'과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가 국내외 흥행을 기록하며 높은 매출을 이끌어냈다. 다만 퍼블리싱 위주의 매출 구조는 카카오게임즈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지난달 24일 펄어비스가 카카오게임즈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검은사막의 북미·유럽 서비스를 직접 서비스로 전환한 사례처럼, 퍼블리싱 사업은 카카오게임즈의 지속가능한 매출이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는 카카오게임즈가 큰 게임 개발에 직접 나서기보다 개발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퍼블리싱 게임사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에서는 게임 개발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세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 등이 유력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들 게임사는 이미 카카오게임즈가 지분 투자를 통해 전략적 관계를 맺어온 회사들이다.

정욱 프렌즈게임즈 신임 대표 (프렌즈게임즈 제공) © 뉴스1
정욱 프렌즈게임즈 신임 대표 (프렌즈게임즈 제공) © 뉴스1

◇ '메타버스' 'NFT' 등 신사업 키우는 정욱 대표

넵튠의 정욱 대표 영입은 블록체인 게임 등 신사업 육성 전략으로 이어졌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2월 넵튠에 1935억원을 투입해 지분 31.66% 확보하면서 한때 한게임 식구였던 정욱 대표와 손잡게 됐다. 이후 양사간 시너지 확보 방안을 논의하다 이번에 정욱 대표가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캐주얼 게임 서비스를 주로 맡고 있는 프렌즈게임즈 대표이사를 맡게 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최근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블록체인 게임 등에 본격 나서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게임과 결합되고 있는 메타버스는 물론, 정욱 대표가 평소 관심이 깊은 소셜카지노 사업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기반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추가했다. 이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초석이다. 이미 지난해 6월엔 프렌즈게임즈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게임을 테스트 하기 위해 모바일게임 '크립토드래곤'을 대중에게 선보인 바 있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게임 개발업체 웨이투빗의 지분을 인수하며 블록체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현 게임시장의 판도를 바꿀 미래 먹거리사업으로 보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은 '대체 불가능한 토큰' 이라고 불리는 NFT 기술을 사용해 아이템을 '본인 소유'로 만든다. NFT시장이 활성화 된다면 플랫폼을 통해 아이템 거래 및 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게임아이템이 하나의 '개인 재산'이 된다는 말이다.  

프렌즈게임즈 대표로 선임된 정욱 대표는 "프렌즈게임즈가 국내 캐주얼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도록 업계의 화두인 메타버스, NFT 등 새로운 시도들을 펼쳐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