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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은 트였지만 아직"…부산 유흥업소 정상영업 '첫날'

'춤 금지' 나이트클럽 업주들 "춤이 생명인데 막아버려…"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2021-03-15 21:16 송고
15일 오후 7시 부산진구 서면 유흥주점 거리.2021.3.15/© 뉴스1 노경민 기자
15일 오후 7시 부산진구 서면 유흥주점 거리.2021.3.15/© 뉴스1 노경민 기자

"이제라도 숨통이 트여서 다행입니다. 다만 가게 사정이 금방 좋아지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지역에서 유흥시설 6종의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되면서 유흥시설 업주들은 반가움을 표했다.
하지만 '5인 이상 금지' 조치가 유지됨에 따라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15일 오후 7시 부산진구 서면 유흥시설 밀집 거리.

유흥업소 업주들에 따르면 보통 밤 9시 가게에 첫 손님이 온다고 한다. 상인들은 손님을 맞이하기 2시간 전 가게 문을 열고 입구 및 계단 청소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었다.

취재진 역시 코로나 안심콜 및 체온을 측정한 후에야 현장 업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서면 유흥주점 업주 김모씨(52)는 "10년 이상 사업을 하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쉬어본 적은 처음"이라며 "지난주까지만 해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가게 셔터를 내리는데 한숨이 푹 나오더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지난주 금요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유흥업소 시간제한을 풀어준다는 발표를 보면서 쌓인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된 기분이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영업 준비에 한창인 서면 노래방 직원 A씨는 "조금은 좋아지지 않겠나"며 "그동안 손님들이 찾아와도 밤 10시만 되면 문을 닫아야 해 돌아가는 손님을 보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일부 업주들은 당장은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 탓에 시간제한이 풀려도 사실상 찾아오는 손님이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깊게 깔려 있었다.

단란주점 업주 B씨는 "상황이 금방 좋아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7시30분 부산진구 서면 유흥주점 안에 발열체크기가 설치돼 있다.2021.3.15/© 뉴스1 노경민 기자
15일 오후 7시30분 부산진구 서면 유흥주점 안에 발열체크기가 설치돼 있다.2021.3.15/© 뉴스1 노경민 기자

수영구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김모씨(55)는 "유흥업소가 타업종보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데도 차별을 받고 있다"며 "당분간 가게 사정이 크게 호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부산 유흥업소 업주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부산시청 앞에서 여러 차례 규탄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그간 타업종과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해왔다.

유흥주점과 클럽, 나이트클럽을 같은 '유흥시설'로 묶는 부산시의 조치가 탁상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춤을 출 수 있는 업소와 출 수 없는 업소 간 업종 분류를 세부적으로 해야 방역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목소리다.

정지영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부산지회장은 "이번 완화 소식이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나중에라도 다시 영업시간에 제한이 걸릴까 하는 우려도 든다"며 "매일 살얼음판 걷는 심정으로 방역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춤추기 금지' 조치가 유지된 클럽, 나이트클럽의 업주들은 이번 방역수칙 완화 조치를 두고 반쪽짜리 행정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동구에서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이모씨(51)는 "나이트클럽의 생명인 '춤'을 막는다는 것은 영업을 중지하겠다는 의미"라며 "주위 나이트클럽 업주들도 이번 조치에 반감을 품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차라리 밤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하루에 6시간만 영업을 허가하고, 춤추기 금지 조치를 없애주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역 수칙이다"고 강조했다.

서면 한 클럽은 이번 완화 조치에도 가게 문을 열 수 없었다. 해당 클럽 관계자는 "거리두기 여파로 인해 올해 1월부터 휴업 상태다"며 "여름이나 가을에 다시 재개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부산시는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를 유지한다.

지역 유흥시설 2600여곳은 타업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운영 시간제한이 전면 해제된다. 전자출입명부 작성 의무, 인원 제한 등 방역조치는 그대로 유지되며, 헌팅포차와 감성주점의 경우 테이블·룸 간 이동이 금지된다.

이소라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최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모처럼 재개하는 정상 영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면적당 이용 인원, 제한 등 핵심 방역수칙을 꼭 준수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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