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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난민들이여 걱정마라"…네이버게임 '메난민 마케팅' 논란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1-03-05 16:19 송고 | 2021-03-05 19:58 최종수정
(왼쪽부터) 네이버 '로스트아크' 게임 커뮤니티에 게시된 이벤트 최초 홍보 이미지와 수정본 © 뉴스1
(왼쪽부터) 네이버 '로스트아크' 게임 커뮤니티에 게시된 이벤트 최초 홍보 이미지와 수정본 © 뉴스1

넥슨 '메이플스토리'가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도마에 오른 가운데, 네이버 게임 '로스트아크' 커뮤니티에서 메이플스토리 이탈 이용자를 '난민'으로 지칭한 마케팅이 진행돼 논란이 불거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게임'내 '로스트아크' 게임라운지에서 오는 28일까지 '로스트아크 초보자를 위한 노하우 공유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공지글이 게재됐다. 문제는 이벤트 사진에 "메이플 난민들이여 걱정마라, 이것만 봐 초보자 꿀팁 알려준다"는 문구가 포함된 것. 
기업이 경쟁사의 이슈를 의도적으로 조롱하는 '노이즈 마케팅'은 광고·홍보 업계에서 종종 이용되는 전략이지만, 기존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를 '난민'으로 표현하면서 일부 누리꾼은 불편함을 토로했다. 난민의 사전적 의미가 전쟁, 재난 따위를 당해 곤경에 처한 이들을 뜻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난민'이라는 표현이 게임업계에서 '주 이용 게임을 그만두고 마땅히 할 게임을 찾지 못하는 이용자'를 지칭하는 말로 흥미로운 접근이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기업 이벤트 홍보물에 공식적으로 쓰인 것은 잘못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이벤트 댓글란을 통해 "난민이라는 말이 이런 곳에서 공식적으로 쓰일 표현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로스트아크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 이슈와 어느 정도 거리감이 있는 게임이라 이번 논란으로 역으로 이목을 끌었다"면서도 "이벤트 문구로 활용하는 것은 선을 넘은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를 인지한 네이버 게임 측은 이벤트 사진 속 '메이플 난민'이라는 표현을 '신규 모험가'로 즉시 수정했다. 네이버 게임 측은 "게임 이용자의 말투를 이용해서 재미를 이끌어내고자 했는데 부정적인 효과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며 "넥슨과 스마일게이트에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 메이플스토리와 난민을 합친 인터넷 신조어 '메난민'을 쓰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네이버게임 로스트아크 섹션은 네이버가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페이지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벤트 역시 스마일게이트 및 스마일게이트RPG와 아무런 협의 없이 진행됐다"며 "이와 관련해 네이버측에 이벤트의 변경 및 중지를 요청했으며 향후 사전 협의 및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와 유사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넥슨 메이플스토리는 지난달 18일 게임 업데이트 공지를 통해 "아이템에 부여되는 추가옵션을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한다"고 알렸다. 그동안 아이템 설명란에 '무작위' 방식이라 적혀 있었지만 불필요한 성능은 높은 확률로, 중요한 성능은 낮은 확률로 옵션을 부여하고 있던 것.

이에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게임사의 이용자 기만 행위가 선을 넘었다며, 항의성 트럭을 넥슨 본사로 보내는 '트럭시위', 게임 내 현금 충전 한도를 0원으로 설정하는 '한도 0원 챌린지' 등을 진행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논란이 이어되자 넥슨은 이날 자사 게임 내 모든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더 이상 이용자의 목소리에 둔감하지 않겠다"며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러 준비와 정돈 작업을 거쳐 게임별로 '이용자를 위한 투명한 정보 공개'라는 대원칙이 녹아들어 가는 작업들을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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