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윤석열 사표 한장, 정치구도 '급변'…文 즉각 수리 與 타도 野 반색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2021-03-04 17:35 송고 | 2021-03-04 19:44 최종수정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윤 총장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문제를 두고 여권과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2021.3.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윤 총장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문제를 두고 여권과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2021.3.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여당은 그동안 참아왔던 비판을 쏟아내며 '정치인 윤석열'의 탄생을 성토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등 보수야권은 윤 총장에게 구애의 손을 내밀었다. 사퇴의 일성이 현 정부의 헌법질서 파괴와 민주주의 훼손에 맞춰지면서 '반문연대'의 기치를 올린 것으로 평가했다. 
윤 총장의 사직 후 행보는 가깝게는 4·7 재보궐선거, 멀게는 내년 대선까지 정치권의 주요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내년 20대 대통령 선거가 1년 남은 시점에 사의를 밝혔다. 정치중립의무가 있는 검사가 정치권에 뛰어들려면 일정 시간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는 직업 윤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직접 작성한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한다"며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 검찰에서의 제 역할은 이제까지"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제가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며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제게 날 선 비판을 주셨던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총장은 사의를 표명한 후 검찰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그토록 어렵게 지켜왔던 검찰총장의 직에서 물러난다"며 "검찰의 권한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의와 상식,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최근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 검찰을 해체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발의되어 더 혼란스럽고 업무 의욕도 많이 떨어졌으리라 생각된다"며 여당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을 '졸속 입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 총장이 사의를 밝힌 지 한 시간만인 오후 3시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사의 표명에 정치권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 총장이 중수청 설치법에 강하게 반발했을 때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규탄'에 나섰고, 야당은 윤 총장의 사의 표명을 고리로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특히 야당에서는 야권 인사 중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수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 총장의 '조기 등판'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얻은 것은 정치검찰의 운명이오, 잃은 것은 국민의 검찰이라는 가치"라며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총장은 오로지 검찰이라는 권력기관에 충성하며 이를 동정과 정의로 포장해왔다"고 윤 총장을 비난했다.

허 대변인은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사퇴 하루 전날 대구를 찍고, 현관에서 수많은 언론을 대상으로 국민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다"며 "국민들을 선동하고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정의를 향한 검찰 행태에 대해, 스스로의 개혁을 하지 못한 무능하고 무책임한 검찰총장으로서 행한 사의 표명은 정치인 그 자체의 모습"이라고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총장의 진정성은 검찰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정치 행보에 있었던 것"이라며 "(윤 총장이) 자신의 사퇴로 중수청 논의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아전인수격 논리다. 오히려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가세했고,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끝까지 지켜주려고 했던 임기마저 정치 이벤트를 위해 내동댕이쳤다"고 했다.

반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다', 윤 총장에 대해서 연초 기자회견 때 그러지 않았느냐"라며 "그런 이야기가 다 허상이었다. 자리에 있기 어려우니까 그만둔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과 힘을 합쳐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어떤 식으로 헌정질서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할지, 만나는 시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총장 사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며 "총장의 사퇴에도 이 정권이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이제 온 국민이 나서서 불의와 싸울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yos547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