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코미디언을 만나다] 심형래 "코미디 활성화 시키고파…테마파크도 만들 것"②

"창조해내는 것 좋아…대중에게 영구로 남았으면"
"영화 '디 워 2'는 큰 메이저 배급사서 전세계 배급할 것"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안태현 기자 | 2021-02-04 07:00 송고 | 2021-03-05 14:16 최종수정
편집자주 지상파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미 실종됐다. 코로나19로 코미디언들의 행사나 공연 스케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금은 TV나 무대에서 많은 코미디언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웃음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자신들은 힘들어도 대중이 웃으면 행복해하는 코미디언들을 <뉴스1>이 만나, 웃음 철학과 인생 이야기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를 통해서다.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코미디언을 만나다]의 첫 주인공은 현재까지도 코미디계 레전드로 꼽히는 심형래(63)다.

심형래는 얼마 전 방송된 JTBC '1호가 될 순 없어'에 출연했들 때, 설 무대를 잃어버린 코미디언 후배들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눈물을 흘렸다. 당시 그는 "좋은 리더가 돼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고백해 함께 있던 동료들을 뭉클하게 했다. 인터뷰에서도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삭막해진 사회에서 코미디까지 사라진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최근 뉴스1과 만난 심형래는 "지금 K팝은 방탄소년단이 이끌어가는데 코미디는 이끌어가는 리더가 없다 보니까 와해된 것 같다"며 "누군가 중심이 돼서 끌고 나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는 생각을 밝혔다. 일례로 그는 1980년대 전국민적 사랑을 받은 자신의 인생 캐릭터 영구를 꼽았다. 모두가 극장에서 "영구야"를 외치던 시절처럼, 영구와 같은 히어로가 코미디를 이끌고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구로 '역대 최고의 코미디언'이라는 명성을 누렸고 영화감독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지만 심형래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후배들과 코미디 콘텐츠 제작부터 트로트가수, '디워2', 테마파크 오픈까지 도전은 계속된다. 가장 잘 하는 코미디로 돌아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 도전을 지속하는 데는 "창조하는 게 좋다"는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뭔가 남겨놓고 싶다"는 꿈을 늘 실현하고 싶다는 그다. 여전히 열정 넘치는 심형래. "그래도 난 영구로 남았으면 한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코미디언을 만나다】①에 이어>

-현재 준비 중인 구체적인 콘텐츠가 있나. 
▶제가 최근에 한 업체와 간편식 CF를 찍었다. 거기서 심형래 유랑극단을 만들어서 '전국 마트 노래자랑'을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마트에 오시는 분들과 노래자랑을 하는 거다. 거기서 트로트 스타들도 키우고, 콩트도 하는 거다. 추억의 콩트도 주옥 같은 게 많다. 그런 걸 같이 겸비해서 하기로 했다. 코미디 채널은 따로하는 거고, 이건 전국적으로 마트에서 하는 거다. 마트도 물건 파는 곳만 아니다. 거기서 하나의 문화를 만들 수 있는 거다. 마트에 오는 사람도 트로트 스타가 될 수 있고 코미디언 스타가 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계획이다.

-트로트를 언급했는데, 최근 MBN '보이스트롯'으로 트로트 가수에 도전하지 않았나.

▶내가 '보이스트롯'을 나갔는데 한방에 떨어졌다. 보통 사람들은 떨어지면 '죄송합니다'하고 나가는데 나는 솔직히 열받잖아.(웃음) 그래서 딱 떨어지자마자 심사위원 남진형님, 혜은이 누님, 진성 있는 곳에 심통내고 나왔더니 그게 뒤집어졌다. 또 내가 이번에 '보이스트롯' 나가고 MBC '복면가왕'에 나갔다. 사람들이 선입견이 되게 중요하다고 느낀 게, 내가 복면 쓰고 노래를 부르니깐 다 가수인 줄 알더라.(웃음)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트로트가수 활동도 하는 건가.

▶이번에 '영등포의 여인'이라는 신곡을 만들었다. 내가 태어난 곳이 영등포다. 그런데 누구나 짝사랑한 사람이 있지 않나.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옆집(에 사는) 두 살 연상의 누님을 좋아했다. 누구나 다 그런 추억이 있을 거다. 그걸 그리면서 만든 노래가 있다. 그게 '영등포의 여인'이다. 작사는 내가 직접했다. 사실 사람들이 심형래 노래가 나온다고 하면 다들 크리스마스 캐럴인 줄 안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중년의 나이가 된 사람들이 듣기 좋은 노래다. 최근에 TV조선 '마이웨이' 촬영을 하면서 이 노래를 까는 장면에서 함박눈이 내리는 거다. 그래서 '코미디가 참 잘 되려고 하나보다' 싶었다.

-코미디로 정점을 찍고, 영화 '디 워'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후 '영구아트'를 둘러싼 논란들이 있지 않았나.

▶그때 어떻게 보면 영구아트가 고정적인 매출이 없었다. 영화가 개봉 되지 않으면 매출이 없었다. 근데 '디 워' 하나 개봉하는 데도 7년이 걸렸으니까 7년 동안 돈만 쓴 거다. 고정적으로 버티기가 어려웠다. 제가 프로젝트별로 계약을 했어야 했는데 다 정식직원으로 채용을 했었다. 그러다보니깐 나중에 매출도 없고, (직원을) 그만두게 할 수도 없고 결국 회사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내가 처음에 경영방침을 잘못 정한 거다. 그때 당시에 비난도 많고 했지만 나는 내가 비난 받을 짓을 했다고 생각한다.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디 워' 속편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현재 진행 상황은 어떤가.

▶중국에서 화인 그룹이라고 있다. 베이징에서 기자 인터뷰를 했었다. 화인 그룹이 투자해서 한다고 했었다. 그렇게 우리가 중국에서만 행사를 13번 했다. 근데 사드 사태가 터진 거다. 모든 게 올스톱 됐다. 그런데 우리 것 뿐만 아니라 그때 드라마도 올스톱 되고 아이돌 공연도 다 취소됐다. 사드 문제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시작을 하기는 하는데 '디 워 2'는 우리가 배급하는 게 아니라 큰 메이저 배급사가 전세계 배급을 할 거다. 작년에 미국에 가서 소니와도 미팅을 하고 왔다. 투자가 곧 끝나면 진행할 예정이다.

-코미디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는데 다시금 도전하게 만든 원동력이 무엇인가.

▶나는 창조해내는 게 좋다. 사실 제가 영화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갖고 있는 돈만으로도 건물 사서 세만 받아도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지 않느냐라고 하더라. 그런데 예전에 신지식인 1호로 선정이 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에게 뭔가를 남겨놓고 싶었다. 쉽게 얘기해서 스티브 잡스처럼 뭔가를 하나 남겨놓고 싶더라. 내가 왜 SF영화만 만들었냐 하면 테마파크를 만들고 싶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가 그렇게 부러운 거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자기 영화로 만든 스토리텔링으로 실제로 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들지 않았나. 그런데 우리나라 놀이공원은 다 똑같다. 여기에 가도 청룡열차에다가 바이킹, 저기에 가도 청룡열차나 바이킹 밖에 없는 거다.

그래서 내가 우리나라에도 테마파크를 만들어야겠다고 해서 그때부터 SF 영화를 만든 거다. 이번에 그런 테마파크를 준비하고 있다. 사실 외국에 있는 걸 갖고 오면 편하다. 근데 그러면 모두 로열티들이 외국으로 다 가는 거다. 나는 공룡 눈알까지도 우리가 저작권을 갖고 있어야 겠다 싶었다. 내가 이때까지 출연하고 만든 영화가 118편이다. SF 영화가 주로 많이 있다. 그래서 조만간에 '심씨네 파크'라고 테마파크를 만들 게획이다. 사람들은 내가 테마파크를 만든다고 하면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를 따라가는 줄 안다. 아니다. 그건 다 옛날 아이템이다. 이번에 만드는 건 훨씬 스케일이 크다. 거기에 가서 코미디도 체험해보고 영화 속 스토리텔링도 경험하는 테마파크다.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심형래/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성공에서 다시 도전하기까지의 인생을 돌아본다면.

▶사실 노력 없이는 성공할 수도 없는 거다. 저는 코미디 인생을 돌아봤을 때 다시 과거로 간다면 안 할 것 같다. 여기까지 오기가 힘들었다. 그냥 편하게 살고 싶기도 하지만 성공한 사람은 노력없이 성공을 할 수 없다. 스티브 잡스도 애플에서 쫓겨나서 방황했던 적이 있지 않나. 삼성도 그렇고 현대도 고생해서 만들어진 거다. 저는 다시 돌아봤을 때 힘들지만 '여기까지 잘 왔다' 싶다. 이젠 다시 코미디를 활성화 시켜야 되겠다는 마음이 크다.

-대중들에게 어떤 코미디언으로 기억되고 싶나.

▶나는 영구로 남았으면 한다. 예전에 한 기자가 '심 감독님은 묘비에 뭐 썼으면 좋겠냐'고 해서 '영구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돌아보니깐 한편으로 쓸쓸하더라. 내가 '영구 없다' 밖에 묘비에 쓸 수밖에 없으니깐. 그렇게 인생이 아무 것도 아닌 거다. 최근에 엄영수(개명 전 엄용수) 형님이 비대면 공연을 한다고 하더라. 모든 코미디언이 다 온다고 해서 갔는데 사람이 없더라. '왜 이렇게 없냐'고 했더니 안 온게 아니라 다 돌아가신 거였다. 구봉서, 이기동, 이주일, 남보원, 남철, 백남봉, 김형곤 등 다 돌아가셨더라. 순간적으로 없어졌다. 정말 아둥바둥 살 필요없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즐겁게 건강하게 지내는 게 진짜 복이라고 생각한다.


aluemchang@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