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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 스마트폰 '분할매각' 유력…연구개발 남기고, 생산시설 판다

'SK 지분투자' 베트남 빈그룹 관심, 해외 생산시설 매각 추진
사업 명맥 이으면서 비용절감…'롤러블폰' OEM 생산 가능성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21-01-21 05:00 송고 | 2021-01-21 09:32 최종수정
LG롤러블폰 티저이미지(LG전자 제공)© 뉴스1
LG롤러블폰 티저이미지(LG전자 제공)© 뉴스1

'Designed by LG in Korea, Assembled in Vietnam'

앞으로 빠르면 수개월 내에 이 같은 문구가 적힌 롤러블폰을 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부 중 연구개발부문을 남겨두고 생산부문을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전자기업의 기술경쟁력을 상징하는 스마트폰 사업의 명맥을 이어가면서도, 직접 생산은 과감하게 포기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1일 투자은행(IB)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MC사업부 중 설계, 디자인 등 핵심 연구개발부문을 남겨두고, 생산부문은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2019년 평택공장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통합 이전하면서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모두 해외에 두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베트남 외에도 브라질과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데, 매각 작업은 이 같은 해외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의 생산시설 매수자로는 베트남의 빈그룹(Vingroup)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그룹은 베트남 시총 순위 1, 2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2018년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빈스마트를 설립하고, LG전자와 같은 하이퐁 경제특구에 스마트폰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활발히 투자하고 있는 빈그룹에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생산공장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특히 빈그룹은 한국의 SK그룹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으로 한국 기업들과도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SK그룹은 2019년 10억달러(약 1조1015억원)를 들여 빈그룹 지주사 지분 6.1%를 매입했다.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에 위치한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전경.(LG전자 제공) © News1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에 위치한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전경.(LG전자 제공) © News1 

LG전자는 전날 권봉석 사장이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소개하며, MC사업본부의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진행 중임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권 사장은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통한 자원 운영의 효율화, 글로벌 생산지 조정 등 각고의 노력을 해왔지만 애플, 삼성 등과의 확연한 기술 격차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 규모다.

이 때문에 LG는 추가적인 사업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고심해왔다. 만약 LG전자가 생산공장을 성공적으로 매각한 이후 스마트폰 사업을 이어간다면 애플 아이폰처럼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이 적용된 제품을 새롭게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애플 아이폰 뒷면에서는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China'라는 문구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애플이 설계하고, 생산은 중국 업체가 했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CES에서 선보인 롤러블폰이 OEM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LG전자는 그간 제조자도 개발에 참여하는 ODM(제조자 개발방식) 방식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선 바 있는데 ODM은 주로 중저가폰 위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OEM과 ODM 모두 주문자의 상표가 부착된다는 점은 같지만, ODM은 제조가 주문자의 제품 개발 단계에도 참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와 관련한 보고서에서 "LG전자는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추정한다"며 "CEO는 이메일에서 고용은 유지된다고 밝혔는데, 연구개발 인력 유지를 통해 MC가 담당해 온 다양한 통신 관련 기술개발(사물인터넷, 전장)은 이어갈 것이어서 기타 사업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LG전자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2021.1.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LG전자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2021.1.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ryupd01@new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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