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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인수하려면 요기요 팔라는 공정위 결정…혁신성장에 악영향"

스타트업 업계 대표해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공정위 비판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0-12-28 13:49 송고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 방문자 센터의 모습. 2019.12.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 방문자 센터의 모습. 2019.12.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가운데, 스타트업 업계는 "국내 스타트업 미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결정"이라며 공정위를 비판했다.

28일 스타트업 1300여개를 회원사로 둔 사단법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입장문을 통해 "디지털 경제의 역동성을 외면한 공정위의 판단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공정위의 결정은 향후 혁신성장과 국내 스타트업의 미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정위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의 주식 약 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M&A) 건에 대해 '요기요 매각'이라는 조건을 걸고 승인했다. 공정위 측은 "양사 시너지를 위해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의 결합은 허용하되,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고 소비자 후생을 확보하기 위해 '요기요 매각' 조치를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포럼은 해당 발표를 두고 "공정위가 디지털 경제의 현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된 오늘날 전 산업에 사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가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

막강한 가입자 기반의 플랫폼만 구축하면 그 위에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면서 막대한 자본력을 업은 IT 골리앗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로켓배송'이라는 독보적인 서비스로 유통업계 강자로 자리잡은 쿠팡은 지난 24일 '쿠팡플레이'를 출시하며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에 진출한 바 있다.
포럼 측은 "공정위는 플랫폼 사업자가 네트워크 효과를 바탕으로 얼마든지 음식배달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을 외면했다"며 "오픈커머스 사업자가 음식배달 시장과 OTT 시장에 연이어 진출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업자가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진출하고, 유통업자가 물류업에 진출하고, 포털사업자가 다양한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이 디지털 경제의 현주소"라고 했다.

공정위의 결정으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글로벌 진출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포럼 측은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 우아한형제들과 글로벌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의 결합은 국내 최대규모 스타트업 M&A인 동시에, 글로벌 진출의 중요한 이정표였다"며 "그러나 이번 공정위 결정은 우리 스타트업의 글로벌 가치 평가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에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위의 결정은 이후 딜리버리히어로의 수용여부와 무관하게 디지털 경제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의 과정과 결과 모두 혁신성장을 저해하고 국내 스타트업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음을 무겁게 인식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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