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민간인증서 춘추전국시대…금융지주, 범용성 한계에 '고민'

통신3사 패스 2000만명 넘어…·빅테크·핀테크 인증서도 빠른 속도로 확대
금융지주, 해당 계열사만 사용하는 범용성 한계…"획기적 방안 필요"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20-12-14 06:10 송고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지난 10일 공인인증서 의무화가 폐지된 가운데 금융사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만든 '패스'(PASS)가 민간 인증서 시장을 선점한데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및 핀테크업체의 인증서도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어서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일부 외국계 은행은 빅테크와의 경쟁 대신 이들 인증서도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택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공인인증서 의무화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발효된 가운데 신한·KB·하나·우리 등 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은 자체 인증체계를 도입했다. 이들 은행에서 인증서를 발급받으면 같은 계열 보험사나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탈사, 카드사 등에서 추가로 인증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지만 다른 금융지주 계열사에선 사용할 수 없다는 게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금융사들이 넘어야할 가장 높은 산은 통신3사가 개발해 지난해 4월 선보인 인증서 '패스(PASS)'다. 앱만 설치하면 6자리 핀 번호나 지문 등의 생체 인증을 거쳐 즉시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지난 11월 말 기준 발급자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미 IBK연금보험, 흥국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미래에셋대우 등 100여개 기관이 패스를 인증서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이제 막 자체 인증서를 도입한 은행들과는 격차가 큰 상황이다.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도 이미 1000만명 이상의 자체 인증서 이용자를 확보했다. 이미 SC제일은행은 카카오페이, 토스 등과 손잡고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체 인증서에 적용한 기술이나 보안 등 전문분야로 접근하면 각 인증방식마다 큰 차이가 있겠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차이는 거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 점이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사들은 범용성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 자체 인증서 사용이 해당 금융지주 계열 금융사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권에선 각 금융사간 인증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해야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10월 금융지주 회장 오찬 자리에서 금융권에서 공동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제안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빅테크 업체들의 인증서가 널리 쓰이면 쓰일수록, 은행은 자체 인증서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져 빅테크업체들의 인증서를 연계하거나 도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은행권의 인증서가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선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dm@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