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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해상 발자취…바다는 '위로'와 '염원'

국립해양박물관, 8일~내년 3월1일 '불교의 바닷길' 전시회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2020-12-09 18:55 송고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불교의 바닷길' 전시회 입구.(해양박물관 제공) /© 뉴스1

역사상 문화 교류의 큰 축을 담당했던 불교의 해상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8일부터 내년 3월1일까지 국립해양박물관이 진행하는 '불교의 바닷길' 전시회에서는 총 76건, 119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불교에서의 바다란 '위로'와 '염원'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바다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삶 자체를 바다에 비유하며 바다가 가진 근본적인 원리를 분석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불교 해상 전파 과정과 불교문화 교류를 통한 국가 관계, 바다를 통해 전해진 팔만대장경 이야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불교, 새로운 문화 수용

기원전 5세기 무렵 고대 인도 사람들은 원거리 항해 교역 등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기존 종교의 '카스트 신분제도'에 불만을 가졌다. 이때 자비와 평등을 최우선시하는 불교가 창시됐고, 상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새로운 종교로 받아들여진다.

기원전 3세기 인도를 통일한 아소카왕은 불교에 의한 통치로 민심을 수습하고자 불교 경전 재정비 사업에 들어간다. 그는 스리랑카와 그리스 등 유라시아 각지에 공식 포교단을 파견해 불교문화를 전파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는 '실크로드'로 불리는 초원길, 사막길 등 육로와 해로를 통해 다양한 경제, 문화 교류를 해왔다.

이중 바닷길은 규모와 경제적인 면에서 육로에 비해 효율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 7세기 이후 점차 육로를 대신하는 해상 무역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다.

조선술과 항해술이 발달하고 새로운 항로가 개척되면서 바닷길은 더 빨라진다. 이로 인해 해상 무역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면서 불교 사상과 문화도 자연스럽게 확산했다.

경기도 파주시 보광사의 범종루에 걸려 있는 목어. 현재는 국립해양박물관에 전시돼 있다.(해양박물관 제공)© 뉴스1

◇교류, 바닷길의 바람을 따라

아시아는 기원전부터 해로를 통해 신앙, 언어, 특산품 등을 교류했다. 문화교류는 조공과 책봉 체제, 사신과 지식인의 왕래, 상인들 간의 교역 등 다양한 양상으로 체계화됐다.

새로운 사상인 불교도 이를 통해 전래되며 국가 간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주변국의 사신들은 해로로 왕래하며 중국에 불교 의례품을 전달했다. 중국은 우리나라에 사신을 보내 불교문화 전파에 힘썼다.

남조 동진(東晉)의 법헌은 육로를 통해 인도와 스리랑카 등을 순례한 후 선박을 타고 귀국했다. 이때 가져온 다량의 경전을 번역했고, 구법여행기를 저술해 해상을 통한 구법여행자들도 늘어났다.

◇불교, 바다를 향한 간절함

불교 경전에는 바닷길 이용 방법과 제난구제(諸難救濟)의 관음신앙이 기록돼 있다. 동아시아 항해자들은 무사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불교에 크게 의지했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될 당시 중국과 인접한 고구려에는 육로로 전파됐을 것이라고 사료되지만, 백제의 경우 바닷길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예물로 불교 의례품을 교역했다. 조선시대에는 해상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하려는 외교 정책의 일환으로 대장경이 일본에 전파됐다.

17세기 조선 숙종 때 중국에서 일본으로 향하던 무역선이 전라도 나주에 표류되면서 '가흥대장경'(嘉興大藏經)이 해안으로 유입됐고, 이를 재판각하면서 조선 후기 불교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가흥대장경은 중국에서 간행된 역대 대장경 중 가장 방대한 분량을 가져 불교 역사에서 중요한 한 축을 맡고 있다.

김진옥 해양박물관 학예사는 "문화 자체가 육상, 해상으로 많이 교류됐다. 그중에서도 문화의 교류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불교다. 불교문화는 육상에 비해 해상으로 많은 물자를 빠르게 교류할 수 있었다"며 "불교의 해상 운송과 문화 전파의 속도 및 흐름에 중점을 두고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 주제에 맞춰 전국에 있는 사찰과 유관기관의 자료들을 대여해 전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작품으로는 '합천 해인사 내전수함음소'가 선정됐다.

김 학예사는 "고려시대까지는 불교가 국가를 수호해주는 의미로 경판을 제작했지만, 조선시대부터 해상 사고로 인한 표류인과 인질로 끌려간 조선인들을 송환하기 위해 국제 외교 정책의 일환으로 대장경이 제작됐다. 그 대표 자료로 내전수함음소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월요일을 제외한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오후 5시 진행된다.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진행되는 '불교의 바닷길' 전시회에 있는 불상의 모습.(해양박물관 제공)© 뉴스1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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