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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게임人' 위상…첫 보관문화훈장에 줄줄이 대통령·총리 표창

영화도 드라마도 아닌 게임사 창업자가 콘텐츠 최고상 수훈
'중독' 아닌 '수출효자'로…IP기반 산업 확장 가능성에 재평가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2020-12-10 06:45 송고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희망 스튜디오 재단 이사장.(스마일게이트 제공) © 뉴스1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희망 스튜디오 재단 이사장.(스마일게이트 제공) © 뉴스1

올해 우리나라를 빛낸 콘텐츠 최고 주역은 영화도 드라마도 웹툰도 아닌 게임이다.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희망 스튜디오 재단 이사장이 지난 8일 열린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최고상인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하면서다.

이날 시상식에선 권 이사장뿐 아니라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와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스마일게이트의 e스포츠 계열사인 WCG 서태건 대표가 줄줄이 국무총리 표창과 대통령 표창에 이름을 올리며 달라진 게임산업의 위상을 드러냈다. 
과거 '게임=중독'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에 묶여있던 게임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대표적 '수출 효자'에 '일자리 보고'로 꼽히며 게임을 넘어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산업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며 재평가받고 있다.

◇ 문화훈장 3등급 기업인으로 이례적 수상

열 두 번째를 맞이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시상식에서 '문화훈장' 1~5등급 가운데 3등급인 보관문화훈장이 수여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게임 산업 관계자가 역대 이 훈장을 받은 것도 최초이며 기업인이 수훈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권 이사장은 '크로스파이어' '에픽세븐' '로스트아크' 등을 개발해 전세계 80개국 이용자 6억7000만명을 확보하고, 누적 사용료(로열티) 수출액 약 3조5000억원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뒀다"며 "2012년 설립된 '스마일게이트희망스튜디오'의 이사장으로도 재직하며 국내외 소외계층의 아동·청소년들이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사회 공헌에도 앞장섰다"고 수훈 이유를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은 게임을 넘어 다양한 IP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매년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인 CFS(CROSSFIRE Stars)를 개최하고 2016년부터 IP 다각화 사업에 집중, 미국 할리우드의 오리지널 필름, 소니 픽쳐서 등과 영화 제작 및 배급 계약을 체결해 크로스파이어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로 재탄생 시킬 계획이다.

할리우드 진출에 앞서 올해 7월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 e스포츠 대회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천월화선'이 약 18억명의 뷰어십을 기록하며 중국 텐센트 비디오 인기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을 담당하는 스마일게이트 그룹 계열사 스마엘게이트메가포트는 이날 '제57회 무역의 날'을 맞아 '7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앞서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가 온라인 FPS일인칭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시키며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 확대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2016년 국내 문화 콘텐츠 업계 최초 5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바 있다.

권 이사장은 "이번 훈장은 제 개인의 영광일 뿐 아니라 게임이 '대한민국 문화 콘텐츠 산업의 중추'로 당당하게 성장하고 수출 콘텐츠 효자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열정을 바쳐 게임을 만들어 온 우리나라 모든 게임인들에게 주어지는 응원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 News1 박정호 기자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 News1 박정호 기자

◇ 이정헌·남궁훈·서태건 대표도 총리·대통령 표창

이정헌 대표는 해외진출유공포상 부문 국무총리 표창을 수여했다. 

이 대표는 '던전앤파이터' 'V4' 등 국산 게임의 해외 진출에 성공하고 대만·동남아·남미 등 신규 해외시장을 개척해 지난해 연간 해외수출 3132억원을 달성하며 게임 한류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궁훈 대표와 서태건 대표는 게임산업발전유공포상 부문에서 각각 게임산업발전과 게임문화진흥 대통령 표창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남 대표는 국내외 시장에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하며 3000만불 수출탑을 달성하는 등 국산 게임 콘텐츠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K-게임' 부흥을 위해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게임인재단'을 설립해 청년 게임 창업 활성화와 미래 게임 인재 육성을 위한 공헌도 있다.

서태건 대표는 WCG 대표와 가천대학교 게임대학원장 등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에서 30여년간 게임 관련 업무를 수행하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과 게임문화 진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카카오게임즈 제공)© 뉴스1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카카오게임즈 제공)© 뉴스1

◇ 전체 콘텐츠 산업 수출액 67% 차지하는 중추 산업

게임은 단순 '오락' 차원이 아닌 수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대한민국의 '소프트 파워'를 키울 중추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산업 수출액은 69억8183만 달러(약 8조3132억원)을 기록하며 콘텐츠 산업 전체 수출액의 67.2%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9년 국내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125조 4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지난 5년간 전 산업 매출액 연평균이 3.8% 성장한 수치와 비교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최근 10년간(2008년~2018년)으로 기간을 넓혀봐도 게임산업은 한국경제 성장률(연평균 3.2%)보다 3배 이상 성장하고 있는(연평균 9.8%) 대표 콘텐츠 산업이다.

국내 게임시장은 2008년 5조6000억원에서 2018년 14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와 함께 종사자 수도 2016년 7만3000명에서 2018년 8만5000명으로 늘었다. 특히 청년 취업자들이 선호하는 분야로, 게임 산업에서 30대 이하 종사자 비중(75%)은 전체산업의 청년 비중(45%)보다 높다.

고용유발계수도 타 산업군 대비 높다. 고용유발계수는 10억원 규모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인원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게임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13.5로, 제조업 평균인 5.2와 비교해서는 두 배 이상 높으며 전체산업(7.5)보다도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콘텐츠 대상 최고상 수상은 게임이 산업적으로 인정 받은 것으로 매우 고무적"이라며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코드로 등록하는 등 그동안 게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줄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이젠 하나의 콘텐츠 산업으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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