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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바이든 행정부 발맞춰 'CPTPP' 의지…"가입 계속 검토"(종합)

무역의 날 기념식 축사…CPTPP 가입 가능성 첫 언급
靑 "대통령 의지 갖고 직접 말씀…의미 있다"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2020-12-08 15:56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관련, "CPTPP 가입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한발 앞서 변화에 대비하고 코로나 이후 시대의 새로운 도전에 실력으로 당당하게 맞서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의 CPTPP 가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확정 후 공식석상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중국을 배제한 채 일본과 호주, 캐나다 등 핵심 동맹국과 우방을 주축으로 TPP를 만들었다. 그러나 자국주의와 보호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TPP를 탈퇴를 선언했고, 이에 일본 등 나머지 국가들이 수정해 만든 것이 CPTPP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간 다자체제를 강조해온 만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CPTPP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청와대는 그간 CPTPP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의 관계 및 가입 여부에 대해 "CPTPP와 RCEP은 보완관계에 있다. 필요하다고 느끼면 들어갈 수는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결정할 시기는 아니라고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 청와대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대통령께서 오늘 말씀하신 부분과 맥락에 있어 불일치하거나 방향이 다르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대통령께서 직접 의지를 갖고 말씀하신 게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전날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비공개 석상에서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글로벌 통상전략' 보고를 받고 CPTPP 가입 여부에 대해 '전향적 검토' 취지의 언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훈장을 받은 석인국 티씨씨스틸(주) 전무이사(왼쪽부터), 이동건 (주)테크로스 대표이사, 김현석 (주)삼성전자 대표이사, 김영구 (주)심텍 부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훈장을 받은 석인국 티씨씨스틸(주) 전무이사(왼쪽부터), 이동건 (주)테크로스 대표이사, 김현석 (주)삼성전자 대표이사, 김영구 (주)심텍 부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회복되는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모든 나라가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다. 보호무역의 바람도 거셀 것"이라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무역질서의 재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비대면 사회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디지털 무역의 시대도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무역의 체력을 더욱 튼튼하게 키워야 한다"고 전제한 뒤 "보호무역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경쟁력이다. 전통 제조업에 디지털 신기술을 결합시켜 혁신하고, 소재·부품·장비의 완전한 기술자립으로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가겠다"며 "3대 신산업을 중심으로 미래 수출을 이끌 새로운 동력을 계속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시장의 다변화도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며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신남방, 신북방 국가를 중심으로 FTA 네트워크를 더욱 넓혀가겠다. 지난달 최종 서명한 세계 최대규모 다자 FTA RCEP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이스라엘과의 FTA를 마무리 짓고 인도, 필리핀,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과의 FTA도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러시아와 진행 중인 서비스 투자 FTA 협상을 통해 한류 콘텐츠 수출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확대하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메르코수르, 멕시코 등의 태평양 동맹과도 협상을 가속화해 거대 중남미를 더욱 가까운 시장으로 만들겠다"면서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회복하고,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한 WTO, G20 등 국제사회 논의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 무역의 체질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며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우리 역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담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무역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EU와 미국 같은 나라에서 탄소 국경세 도입이 공론화되고 있다. 우리 수출기업들도 하루빨리 에너지 전환을 이루고 친환경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면서 "다가올 그린 경제 시대를 선도하고 예상되는 무역 규제의 소지도 선제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정부 역시 '그린 뉴딜'을 통해 저탄소 경제를 향한 우리 수출기업의 노력을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디지털 무역에 대한 준비도 서둘러야 한다"며 "글로벌 전자상거래시장은 코로나를 겪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수출은 거래비용이 적고, 진입장벽도 낮다.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기회의 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 분야에서 앞서가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수출 플랫폼을 육성하고, 무역금융부터 통관, 법률상담에 이르기까지 수출 지원시스템을 디지털 무역 시대에 맞게 전면 개편할 것이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매년 만 개씩 발굴하여 디지털 무역을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가 힘든 한 해 였다. 무역인들도 유례없는 상황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러나 대한민국 무역은 또 한 번 저력을 보여줬다. 다른 국가들보다 빠르게 수출을 플러스로 바꿔냈다. 세계 7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 수출의 기적 같은 회복력은 K-방역의 성과와 함께 우리 경제가 3분기부터 반등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흔히 국제무역을 '총성 없는 전쟁'이라 부르지만, 무역의 시작은 '함께 잘 살고자 하는 마음'"이라며 "국제무역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우리는 '사람을 이롭게 하는 무역'을 통해 무역 상대국과 호혜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대한민국의 방식으로 대한민국 무역의 힘은 더욱 강해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다 함께 더 멀리’ 뻗어가는 성공 신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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