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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처럼 재미있게" 비대면 전성시대…'게이미피케이션' 뜬다

게임 활용한 영상·랜선투어 속속…교육도 게임으로 즐겁게
"게임, 자발적 참여 유도…교육·치료 등 다양한 분야서 활용"

(서울=뉴스1) 정윤경 기자 | 2020-12-09 07:15 송고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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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과 무관해 보이는 일상생활에도 게임의 사고방식 등을 적용하는 것으로 지난 3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지문으로도 다뤄졌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덕평휴게소 남자 화장실 사례다. 이 화장실에는 소변을 깨끗하게 보도록 하는 '강한 남자 찾기' 게임이 설치됐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급격하게 이뤄지며 어린아이들이 즐기던 놀이로 여겨지던 게임이 교육이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대체재로 급부상 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교육·업무가 늘며 떨어진 집중력과 흥미를 게임의 특징인 '재미'와 '몰입'을 활용해 이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가장 간단한 게이미피케이션은 있는 게임을 활용하는 경우다. 이때 주로 쓰이는 게임은 자유도가 높고 현실처럼 구현 가능한 게임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난 6일 성남시는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판교박물관에 전시된 9기의 백제·고구려 무덤을 둘러보고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보다 적극적으로 게임을 활용했다. 어린이들이 게임에 접속해 어린이박물관 전시 콘텐츠를 게임처럼 즐기고 체험할 수 있도록 개발한 마인크래프트 게임 서버를 공개한 것. 어린이들은 게임 내에 제시된 미션을 해결해가며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어린이날(5월5일) 마인크래프트를 활용,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대신 게임 속 캐릭터로 변신해 어린이들을 맞이했다. 청와대가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은 온라인 교육을 받던 어린이가 청와대 내부로 순간이동 해 대통령 부부를 만나고 청와대를 여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 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동물의 숲'은 이용자들이 사회·정치 등 분야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무대가 됐다.

지난 6월초 홍콩 민주화 시위, 지난 10월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선 후보의 선거 활동 등이 그 예다.

처음부터 교육·치료·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곳들도 늘고 있다.

이중 게이미피케이션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는 교육으로, 네이버의 커넥트재단 엔트리연구소는 게임을 활용한 대표적인 소프트웨어(SW) 교육기관이다. 네이버는 자사에서 제공하는 기술을 블록화해 제공하고 어린아이들이 이를 활용한 결과물을 낼 수 있게끔 한다. 올해부터는 학생들이 음성인식, 이미지 인식 등 AI기술을 사용해볼 수 있는 AI블록을 추가했다.

'영포자(영어 포기자)'를 위한 앱을 개발한 캣치잇플레이의 최원규 대표는 "한국은 게임 개발력이 좋은데다 교육열이 높아 게임화 콘텐츠의 발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글로벌 시장으로 봤을 때도 게임을 토대로 한 콘텐츠들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에 입사해 영어 교육 게임을 개발하던 그는 2009년 퇴사 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 진학해 게이미피케이션을 연구하며 창업을 준비했다. 이후 2014년 출시된 캣치잇 잉글리시는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2015년 이러닝코리아 우수상, 2018년 일본 e러닝 어워드 에듀테크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교육 스타트업 에누마 역시 국내에서 교육과 게임의 결합에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에누마는 지난 5월 아동 문맹 퇴치를 주제로 진행된 세계 규모의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게임사 엔씨소프트 출신 게임 제작자들이 설립한 에누마는 현재 '토도수학'과 '토도영어' 등을 서비스 중이다.

이 외에도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보드게임·방탈출 게임·추리 게임 등 밀레니얼 세대가 관심을 갖는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룹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IT기술을 접목한 교육 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비교육 분야에서도 게임을 활용하는 움직임은 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일상의 게임화'를 비전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게임산업 확장에 도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내부 조직을 분할해 자회사 라이프엠엠오를 설립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으나 야외 이동 활동과 게임을 접목시킨 위치기반 게임(프로젝트R)을 준비 중이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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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지금은 교육에 초점이 맞춰진 게이미피케이션이 보다 많은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 전망한다.

임충재 계명대 게임모바일공학전공 교수는 "게임은 어떤 콘텐츠보다 재미를 주고 있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며 "원하는 목적을 달성한다는 점에서 교육 외에도 치료나 재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콘텐츠가 재미없으면 안할 수는 있겠지만 게임의 특성상 한번 빠지게 되면 계속 하게 된다"며 "이미 미국에선 교재를 대신해 게임으로 미적분 등을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v_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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