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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민 부동산백서]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온다…올핸 풍선효과 해?

규제지역 주변으로 번지는 부동산 폭등…문제는 심리적 요인
전문가들 '수요층별 섬세한 규제 대책 만들어야' 조언도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2020-12-05 09:00 송고
편집자주 "임장이 뭐예요?" "그거요~현장답사예요", "초품아는?"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부동산 뉴스를 읽다 보면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한 뜻이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 카페에는 부동산 관련 약어들도 상당하고요. 부동산 현장 기자가 부동산 관련 기본 상식과 알찬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한 연재한 코너입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SNS로 지인들과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을 달군 키워드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에 관해 얘기해봤습니다.

'임대차3법', '영끌'에 '테스형', '아파트가 빵이라면'…까지 다양한 주제어가 나왔는데요. 모두에게서 한 번쯤은 빠지지 않고 나온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풍선효과'입니다.
아마 부동산 업계는 올 한해를 '풍선효과의 해'라고 기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부가 두 차례나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지정했지만, 곧바로 주변 지역으로 영향이 끼쳤으니까요.

◇풍선효과가 뭐예요?

풍선효과는 사실 부동산에서 워낙 많이 쓰이면서 알려졌지만, 경제 전반에서 쓰이는 용어입니다.
풍선을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삐죽 튀어나오죠. 이런 모습에서 착안한 것으로 어떤 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부분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부동산을 예로 든다면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지정이 이에 해당합니다. 정부가 특정 지역에 규제를 지정하자 주변 규제를 피한 지역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풍선효과'라고 하죠.

지역뿐만 아니라 '종목'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아파트를 규제하면 다세대·연립 같은 다른 주거 형태의 주택이 상승하기도 하는 것이죠.

집값이 안정되지 않고 전셋값마저 크게 뛰면서 아파트보다 저렴한 다세대 및 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주택 수요자들이 다시 늘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집값이 안정되지 않고 전셋값마저 크게 뛰면서 아파트보다 저렴한 다세대 및 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주택 수요자들이 다시 늘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부동산 풍선효과, 왜 문제일까요?

문제는 정부가 부동산 가격이 치솟을 지역을 매번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다 보니, 지정되지 않은 주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풍선효과'로 폭등하면서 점차 그 면적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지난달 19일 정부가 부산 5개구와 대구 수성구, 경기 김포 등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러자 어떤 일이 생겼나요?

우선 경기도에서 거의 유일하게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파주시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11월 다섯째 주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으로 상승폭도 1.38%로 늘어났죠.

부산도 지정된 5개구를 제외하고 기장군(0.8%), 강서구(0.68%), 사상구(0.59%), 사하구(0.47%) 등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부산과 대구의 규제지역 지정에 울산이나 경산, 창원 등 인근 지역이 수혜를 보기도 하죠. 울산 남구는 같은 기간 1.36%가 상승해 사실상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보이는 서울의 아파트 단지.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보이는 서울의 아파트 단지. © News1 이성철 기자

◇전국이 '풍선효과'될라…어떻게 해야 할까요?

풍선효과는 심리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는 게 시장의 평가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경제 정책의 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국회에서 "과거 10년 동안의 전세 대책을 다 검토해봤지만, 뾰족한 단기 대책이 별로 없다"고 말하기도 했죠.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급대책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합니다. 심리적인 불안감 때문에 주택 매매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이 불안감을 잠재울 확실한 공급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일각에서는 주택량이 부족한 게 아니라, 재고 주택의 회전율이 문제라며 수요층에 대한 섬세하고 선별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정부의 규제 일변도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악순환만 이어진다는 지적이죠.

어찌 됐건 '풍선효과'에 더욱 서글픈 건 집 없는 부린이들입니다. 그나마 3~4년 전에는 '열심히 모아서 빚져서라도 집 사야지'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열심히 모으고 빚내도 화장실 한 칸도 못 사는' 수준이니까요.

부린이에게도 한 뼘의 볕 들 날이 올까요?


maver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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