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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서울 밤9시 셧다운, 인천·경기 풍선효과 어쩔건가"

"거리두기 놓치는 감염포인트 많고 효과보다 혼란만"
"2단계+베타보다는 거리두기 단계를 확 높여야 효과"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김근욱 기자 | 2020-12-05 05:00 송고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시는 5일부터 오후 9시 이후 시내 마트와 독서실, 미용실 등 일반 관리시설의 영업시간도 제한하는 거리두기 강화안을 발표했다. 전날인 4일 기준으로 수도권에서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463명이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강화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효과를 거두기보다는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 우려했다. 특히 야간 대중교통을 감축할 경우 밀집도가 더 높아질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거리두기 단계를 대폭 상향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모임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4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긴급 브리핑에서 "지금 서울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내일부터 저녁 9시 이후 서울을 멈춘다"며 5일 오전 0시부터 2주간 시행되는 추가 방역 대책을 발표했다.

대중교통도 오후 9시 이후 운행을 30% 감축한다. 시내버스는 5일부터 바로 감축 운행에 들어가고 지하철은 오는 8일부터 감축한다.

또 시와 자치구, 시 투자출연기관이 운영하는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도서관 등 공공문화시설 66개소, 청소년시설 114개소, 공공체육시설 1114개소 등 공공이용시설은 시간과 관계없이 모든 운영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서울시의 거리두기 강화안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거리두기 안이 놓치고 있는 감염 포인트가 많은 데다 인천이나 경기도로의 풍선효과도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예 단계를 올린 게 아니라 몇 군데만 제약을 둔 것이다. 지난번이 '2단계+알파'였다면 이번에는 '2단계+베타'"라며 "2단계에서 단계를 올린 게 아니라 다른 지침을 내린 거라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9시 이후에 모여서 확진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요즘 사실 9시 이전에 다 모이고 있다. 아직도 PC방 식사 제한이 안 된 것 같은데 그런 식의 감염 포인트를 좀 많이 놓치고 있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대중교통 등의 야간운행 감축과 관련해서는 "젊은이들이 모이지 말라는 건데, 이동 제한은 될 수 있겠지만 크게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야간에 일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이동수단을 줄여버리면 도리어 북적북적 다니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한민국에 5단계 기준이 버젓이 있는데, 지금 이게 몇 단계인가"고 반문하며 "서울시만 이렇게 거리두기를 발표하면 풍선효과가 있어서 인천이나 경기도로 (사람들이) 몰려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김 교수는 "서울시가 강제할 부분, 권고할 부분을 나눠서 발표하고 어떤 효과를 기대하며 언제까지 시행한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다"라고도 지적했다.

김 교수 역시 야간 대중교통 감축 운행에 대해서는 "대중교통 감축 시 밀도가 더 올라가서 위험할 것"이라며 "일반 사기업 직장인들은 마음대로 일찍 퇴근할 수 없는 노릇인데 불편함만 초래할 듯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를 대폭 높여야 코로나19 확산 방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 조언이 있었다. 또 거리두기가 일관성 있게 적용돼야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무사히 정착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천 교수는 ""2.5단계나 3단계로 확 올려야 한다"면서 "식당을 닫을 수는 없겠지만 인원을 제한하거나 5명 이상의 모임은 못 하게 한다거나 무조건 한 칸 이상 띄어 앉게 하고 해야 그나마 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지금 5단계도 혼란스럽고 이해하는 일반 국민은 거의 없을 것 같은데, 거기다 이런 것(서울시의 거리두기 강화)까지 해버리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며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일관된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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