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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산후조리원' 작가 "엄마들에게 '서툴러도 괜찮다' 말해주고 싶었죠"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0-12-04 07:00 송고
엄지원 산후조리원/tvN © 뉴스1
여성이 엄마가 돼가는 과정은 어쩌면 다수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자연의 순리와 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미화되고 신성시돼왔던 모성애이지만 출산의 고통과 육아의 고충, 더 깊게는 이 과정을 마주해야 하는 여성의 내면까지, 매우 입체적이고 구체적으로 다룬 드라마가 안방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최근 화제 속에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극본 김지수/연출 박수원)의 이야기다. 

'산후조리원'은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이지만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가 된 현진(엄지원 분)이 재난 같은 출산과 조난급 산후조리원을 경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 초반 현진의 출산 16시간 전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부터 모유 수유의 고충, 그리고 일과 육아 사이에서의 갈등, 남편과의 관계까지 여성을 둘러싼 복합적인 이야기를 재미와 감동으로 풀어냈다.

김지수 작가는 뉴스1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서툴러도 괜찮아. 당연히 그럴 수 있어'라고 말하고 싶었다"는 드라마의 메시지를 전했다. '격정 출산 누아르'라는 독보적 장르로 여성의 출산기를 그려낸 김 작가는 "출산은 분명 축복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겪어내는 여자에게는 때때로 재난 같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는 말로 여성들의 마음을 대변했고 이를 하나의 장르로 탄생시켰다. 

또 김 작가는 "여성은 출산과 육아로 많은 책임을 부여받게 되는데 그걸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당연히 기쁘게 해야 될 것만 같은 압박감을 받는다"며 "그걸 기쁘게 하지 못하면 나쁜 엄마인 것 같은 죄책감을 갖게 되는데 그것부터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처음부터 완벽한 엄마가 될 수 없고 엄마도 사람이니까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도 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그 무거운 책임을 함께 나눠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도 밝혔다.

'산후조리원'에는 다양한 엄마들이 등장한다. 워킹맘 오현진(엄지원 분), 이상적인 엄마이자 전업주부 조은정(박하선 분), 자발적 비혼모 이루다(최리 분), 난임 엄마 박윤지(임화영 분) 등, 드라마는 다양한 엄마들을 극에 녹여내며 모성에는 정답이 없다는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산후조리원'은 끝났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도 더욱 궁금해진다. 그 다음이 더 기대되는 만큼 시즌2에 대한 시청자들의 열망도 크다. 김 작가는 "시즌2에 대해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고 있다"는 말로 기대감읖 높였다.

박하선 산후조리원/tvN © 뉴스1
-드라마가 호평 속에 종영했습니다. 여성들의 삶을, 그리고 출산 세계를 이렇게나 구체적으로 다룬 드라마는 없었기에 시청자들이 더욱 공감하고 호평한 것 같습니다. 기혼자들 뿐만 아니라 미혼자들까지 공감한 드라마였는데 작가님은 시청자들 반응을 어떻게 봤는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어떤 반응이었을지 궁금합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신 건 이건 작게는 한 여자가 겪는 출산에 대한 이야기지만 결국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엄마들의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가까이에 있었는데 몰랐던 이야기라서 공감과 사랑을 주셨던 것 같아요. 시청자 반응 중에는 '작가가 내 이야기를 쓴 것 같다'는 말을 해주실 때 '공감받고 있구나,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한 공간에 집중된, 산후조리원에서의 에피소드가 이렇게 풍부하고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결과적으로 재미와 공감을 다잡은 드라마로 호평을 받았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산모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시청자들이 끝까지 재미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던 점에서 산후조리원이라는 공간에서의 이야기를 풀어내실 때 구성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궁금합니다.

▶산후조리원은 막 출산을 한 여자들이 2주에서 3주동안 머무는 곳이에요. 각자 다른 이야기를 갖고 있고 공통점이라고는 애 낳은 것 밖에 없지만 금방 친구가 되는 참 신기한 공간이죠. 그래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모일 수 있고 그 캐릭터의 이야기가 하나 하나 잘 살아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출산 격정 누아르'라는 장르는 '산후조리원'만 보여줄 수 있었던 독보적 장르였습니다. 단순 드라마 장르를 넘어 코미디, 재난, 누아르, 스릴러를 넘나드는 장르를 보여줬는데 이런 지점들이 산후 세계에 대한 공감을 넘어 재미까지 더할 수 있었던 지점들 같습니다. 장르로 산후 세계를 풀어내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먼저 신성시 되고 아름답게만 보여줬던 모성과 출산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하려 했어요. 출산은 분명 축복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겪어내는 여자에게는 때때로 재난 같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잖아요. 그리고 아이를 만나는 과정, 엄마가 되는 과정은 그저 기쁜일만 있는것이 아니고요. 그런 지점들을 발견해서 솔직하게 풀어주려고 하다보니 복합 장르가 된 것 같아요.

산후조리원/tvN © 뉴스1

-'엄마는 반드시 이래야 한다'는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 드라마였습니다. 다양한 산모들의 이야기를 담으신 이유도 그래서일 것 같습니다. 워킹맘 오현진, 이상적인 엄마이자 전업주부 조은정, 자발적 비혼모 이루다, 난임 엄마 박윤지까지 이들 네 명의 캐릭터는 어디서 영감을 얻었고, 어떻게 구축했나요.

▶모두 제 주변에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요. 엄마가 되어도 여전히 일을 사랑하고. 성공하고 싶은 사람,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하다고 믿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건 잃어버린 외로운 사람, 아이만큼이나 자신도 소중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용감한 사람, 난임을 겪으면서 아이의 소중함을 알고 소원하는 사람, 모두 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다양한 모양의 엄마들이 있고 다 다른 모양이지만 틀린 사람은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작가님과 감독님, 그리고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이 호평을 이끌어냈습니다. 연출과 연기가 채워준 부분들은 어떤 부분이라 생각했는지,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은 어떻게 봤는지,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작가-감독-배우의 시너지가 빛났던 명장면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글로 써진 대본을 표현 하는 건 결국 감독님과 배우들이기 때문에 모든 신을 다 연출과 연기가 채웠다고 생각해요. 이 드라마는 특히 여자배우로 표현하기 난감한 신들이 많았어요. 출산도 굉장히 디테일했고, 모유 수유. 젖몸살 등등…. 글보다 표현이 훨씬 예민한 부분이었는데 그 부분을 불편하지 않게 하지만 설득력있게 연출해주시고 연기해주셨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삼바 신을 참 좋아하는데 현진이가 겪는 감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재미도 있었고 배우들이 직접 삼바를 배울 정도로 열정을 넣은 신이라 좋았어요. 또 현진, 은정이 무협을 찍은 신도 좋아해요. 비장한 엄마의 감정도 드러나면서도 재미있게 표현된 신이었어요.

-난임으로 마음 고생을 했던 쑥쑥이 엄마 박윤지(임화영 분)의 이야기가 많은 시청자들을 울렸습니다. 박윤지가 오현진(엄지원 분)에게 했던 대사들도 너무 공감이 갔어요. "다 가져놓고 행복한지 모른다"는 대사는 쑥쑥이 엄마와 같은 상처를 가진 엄마들의 마음을 전달해준 것도 같아요. 임신을 위해 노력하는 엄마들의 이야기까지 풀어내서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극 후반부에 이 캐릭터의 서사를 풀어내면서 특별히 더 전달하고 싶었던 바가 있었나요.

▶출산으로 변화를 겪는 여자의 이야기이지만 그 중심에는 늘 아기가 있어요. 아기는 분명 너무 소중하고 어떤 이들에게는 소원해도 가질수 없는 존재라는 걸 잊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산후조리원/tvN © 뉴스1

-여성의 출산, 육아에 대한 고민은 비단 요즘 여성들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전에는 이렇게 본격적으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는 없었습니다. 지금 이 시기에 '산후조리원'이란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이유, 그 시의성이 지금 통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했나요.

▶요즘 많은 분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선택하지 않는다고 알고있어요. 남자와 여자 모두.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면서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많은 건 사실이죠. 또 여성은 출산과 육아로 또 많은 책임을 부여받게 되는데 그걸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당연히 기쁘게 해야 될 것만 같은 압박감을 받아요. 그걸 기쁘게 하지 못하면 나쁜 엄마인 것 같은 죄책감을 갖게 되고요. 

그것부터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완벽한 엄마가 될 수 없고 엄마도 사람이니까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도 된다'고 그렇게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그 무거운 책임을 함께 나눠 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요즘이 그런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산후조리원'은 결국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메시지로, 엄마 각자가 희생을 강요받기보다 자신의 행복을 찾아도 괜찮다고 말해줍니다. 좋은 엄마, 이상적 엄마로 표현된 조은정(박하선 분)도 결국엔 오현진에게 이런 말을 해주면서, 엄마의 행복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 것 같습니다. 작가님이 전하시고자 하는 그 진심이 닿은 것 같은데,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드라마로 남길 원하는지 궁금합니다.

▶'서툴러도 괜찮아, 당연히 그럴 수 있어'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모두 처음을 겪고. 처음부터 완벽 할 수 없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서툴고 실수할 때 자책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게 엄마라는 역할이라도요.

-시즌2를 바라는 시청자들이 많습니다. 시즌2에 대한 시청자들과 배우들의 열망이 큰데 진지하게 고려할 지 궁금합니다.

▶시즌2에 대해서는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있어요. 저 역시 좋은 이야기로 다시 한번 찾아뵙고 싶어요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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