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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일만큼 줄였는데 격상되면 어떡하나"…긴장감 도는 교회·성당·사찰

명동성당 "20% 인원제한"… 조계사 "30명만 입장"
곳곳서 "열체크·명단작성 해주세요"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2020-11-29 16:22 송고
29일 오전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지속 중인 가운데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 건물에
29일 오전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지속 중인 가운데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 건물에 "실내 50인 이상 출입을 금지한다"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 © 뉴스1 김유승 기자

일주일 중 종교활동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는 일요일인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500명 대에서 다소 줄어든 450명을 기록,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수도권의 거리두기 2.5단계 상향 관측이 나돌만큼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 각 종교시설 역시 출입자를 엄격히 통제하고 발열체크를 꼼꼼히 하며 방역수칙 지키기에 긴장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10시에 찾은 서울 중구 명동성당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수칙을 준수하느라 분주했다. 성당 경내에 들어서자마자 "창구에 들러 명단을 작성해달라" "성당 경내에선 언제나 마스크 착용해달라"며 방역수칙을 강조하는 안내판이 한 눈에 들어왔다.
성당 앞 안내창구에선 자원봉사자가 신도들에게 이름과 세례명, 전화번호를 확인한 뒤 명단을 작성하고 성당 안으로 안내했다.

거리두기 2단계에서 종교활동 주요 방역수칙은 '정규예배 등 좌석 수의 20% 이내로 인원 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에 성당 측도 미사 인원 수를 통제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신도들이 정해진 숫자에 가깝게 들어서자 성당 측 직원과 봉사자들은 "앞으로 10명까지만 더 들여보내야 한다"는 등 대화를 나누며 수시로 인원을 확인했다.
잠시후 10살 남짓한 손주를 데려온 60대 여성이 창구에 대고 "지금 미사가 가능한가"라고 묻자, 봉사자는 "아직 10시 미사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윽고 창구 밖에 있던 다른 봉사자가 "10시 미사 드리려면 지금 입장해야 합니다"라고 큰 소리로 말하자, 60대 여성은 부리나케 성당을 향해 뛰어갔다.

이후 해당 봉사자는 창구를 향해 손으로 'X'자 표시를 하며 인원이 모두 들어찼다고 알렸고, 창구에선 이후 찾아오는 신도들에게 "10시 미사는 마감됐다"고 알리며 11시 미사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10시40분 쯤이 되자 11시 미사를 기다리는 신도 100여명 정도가 성당 출입문 앞에서 성당 건물 뒷편까지 일렬로 늘어섰다. 출입문 쪽에 있던 직원들은 신도의 손목에 체온계를 대며 열체크를 한 후 한 명씩 성당 안으로 들여보냈다. 명동성당 구역 곳곳에 배치된 봉사자들은 계속해 새로 오는 신도들을 향해 "미사 오신 분들은 열체크부터 해달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성당에서 자원봉사 중인 40대 여성은 "거리두기 각 단계마다 미사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을 정해 놓았다"며 "거리두기 1단계 때는 400명, 1.5단계 땐 250명이었고, 현재는 2단계로 격상이 되면서 인원을 더 줄인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입구에서 신도가 몇명 들어가는지 일일이 숫자를 세고 있다"며 "인원이 모두 차면 출입을 통제하고 다음 시간에 있는 미사를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긴장감은 성당 뿐 아니라 사찰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11시쯤 조계사 대웅전에선 예불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사찰 안에 입장한 신도는 30여명 뿐이었다. 100명이 넘는 나머지 신도들은 대웅전 앞에 마련된 천막에 앉아 있거나 사찰 구역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조계사 곳곳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실내 50인 이상의 출입을 금합니다. 양해바랍니다" "열체크 등에 협조해달라" 등 방역수칙을 알리는 문구를 찾아볼 수 있었다. 대웅전 마당에 설치된 천막 옆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의자를 배치했으니 임의로 의자를 움직이지 말아달라" 등 방역 안내문구가 여러 개 보였다.

이날 조계사를 찾은 신도들은 대체로 지정된 좌석에 차분히 앉고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하며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잘 지켰다. 다만 천막 안에 있던 일부 신도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지인끼리 서로 밀접한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등 우려스러운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조계사 관계자는 "원래 법회날엔 신도들이 대웅전 안에 들어가지만,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신도들을 야외 천막에서 맞이하고 있다"며 "선착순으로 찾아온 30여명만 안으로 들여보낸 상태"라고 했다.

이어 "오늘은 불교의 큰 행사날인 '동안거 기도 입재날'임에도, 2000명이 찾은 작년에 비하면 10분의 1수준인 200여명밖에 찾지 않았다"며 "신도들이 방역수칙에 적응이 되다보니 자진해서 찾지 않는 경우가 많고, 조계사에서도 대웅전 등 사찰 건물 인원수를 20%로 제한하다보니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 같다"고 밝혔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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