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소통하자는 주민 몰래 기습공사 강행…'손드릴 위협'까지(종합)

수원아이파크시티 주민 1명 부상…체육시설 조성 갈등 심화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2020-11-20 12:20 송고 | 2020-11-20 13:07 최종수정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생활체육시설 조성 현장에서 공사를 강행하려는 근로자와 저지하려는 주민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독자 제공)  © 뉴스1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생활체육시설 조성 현장에서 공사를 강행하려는 근로자와 저지하려는 주민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독자 제공)  © 뉴스1

경기 수원시 최대 규모 아파트단지 옆에 축구장 등 체육시설을 조성하려는 수원시·국방부(10전투비행단)와 이를 저지하려는 주민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20일 수원시와 10전투비행단, 수원아이파크시티 입주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쯤 권선구 체육예정지 공사현장에서 손드릴을 든 공사 관계자의 위협을 받은 주민 1명이 넘어져 다쳤다.
주민 부상은 이날 현장 외벽 펜스를 철거하기 위해 투입된 근로자들과 주민들 간 실랑이 과정에 발생했다. 다행히 경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지난 6일 조석환 수원시의회 의장 주재 간담회를 통해 '주민 의견 수렴 없는 공사 강행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 표명했지만, 10전투비행단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이날 오전 6시 공사를 강행하려 했다.

10전투비행단 관계자는 "수원시의 요청을 받아 공사를 진행한 것"이라며 "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는 "(주민을)위협한 게 아니라 이동 중에 몸이 엉켜 넘어지며 그렇게 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20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 생활체육시설 조성 공사 현장에서 기습 공사에 나선 인부와 반대 주민들이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독자 제공) © 뉴스1
20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 생활체육시설 조성 공사 현장에서 기습 공사에 나선 인부와 반대 주민들이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독자 제공) © 뉴스1

해당 체육시설은 권선동 225번지 일원 국방부 소유 유휴부지(1만 7072㎡)에 계획됐다.

정규 최소규격 축구장 1면, 족구장 2면, 테니스장 5면을 만드는 계획 하에 10전투비행단이 부지조성 공사를, 수원시가 인조잔디 등 기반시설 공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각각 9억원과 16억원의 예산을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도로 하나 건너 위치한 아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은 주민 의견 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축구장·족구장·테니스장 등이 생길 경우 주차난과 소음·빛 공해는 물론, 인근 유치원·초·중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안전까지 위협받게 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로 인해 공사는 잠정 중단됐지만, 시는 '애초부터 지역 주민들이 원했던 사업'이라며 연내 부지조성을 마무리한 뒤 내년 3월 시설개선공사 착수, 6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허희정 아이파크시티 비상대책위원장은 "주민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바로 시의 '불통'"이라며 "그런데도 기습적으로 공사를 강행했고, 결국 주민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 누구를 위한 체육시설이기에 이토록 공사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주민들을 무력으로 제압할 부분은 아니지 않냐. 책임은 시와 국방부에 있다.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자 처벌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 않으면 모든 대화를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un0701@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