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한길사 제공)© 뉴스1 |
17일 서울 중구 순화동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 만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안병은 행복한우리동네의원장은 이런 시대를 안타깝게 여겼다. 어떻게 하면 이를 바꿀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가 꿈꾸는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한 방법은 에세이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한길사)에 담겼다.안병은 원장은 정신질환 환자, 특히 조현병을 앓는 환자들 가운데 다양한 문제들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국가는 저렴한 비용으로 중증 정신질환자를 정신병원에 수용해 치료 아닌 치료를 암묵적으로 조장한다"며 "국가는 정신병원을 사실상 '수용시설'처럼 운영하는 게 가장 저렴하기 때문에 이를 방치하는 꼴"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런 과정으로 인해 환자들이 '제 때' 오지 않고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 병원을 찾는다고 말한다. 그가 진료한 환자들도 "저 안 미쳤는데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이처럼 정신질환 환자들은 아픈 사람이 아니라 '미친 사람'으로 취급받고 있다. 초기에 "아프다"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미친 사람'이란 편견도 없었을 것이다.
안병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김언호 한길사 대표.(한길사 제공)© 뉴스1 |
안 원장이 이처럼 정신질환 환자들의 고통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 중에는 그 본인도 병에 걸렸다는 점이 있다. 그는 "저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있다"며 "수업시간에 앉아 있지도 못했지만, 잘 성장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을 쓴 이유로 "정신질환자들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를 막고, 정신병원은 진짜 마음이 아플 때 누구나 가서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국이 좀 더 나은 곳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다"고 말했다.
"망상이나 환청을 숨기지 않아도 되며 중증 정신질환자도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는 세상. 자신의 아픔을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 나는 그런 세상을 위한 혁명을 꿈꾼다. 이 책은 나의 혁명에 관한 책이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