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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유재수 감찰 중단한 이유가 적폐청산 때문?

조국 "적폐청산 과정서 공무원 불만 높아…형사처벌 국정운영 부담"
개인비리 유재수 처벌하면 공무원 사기 저하?…납득도 이해도 어려워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2020-11-16 07:00 송고 | 2020-11-16 09:20 최종수정
'유재수 감찰무마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2020.1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무마 사건의 1심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당시 민정수석)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을 비롯한 주요 증인들에 대한 신문이 마무리됐다.

재판 진행과정을 쭉 지켜보면서 여러 가지 궁금증이 들었다. 그중 하나는 도대체 왜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은 비위 혐의가 어느 정도 나온 유 전 부시장 사건을 수사기관이나 금융위원회에 공식 이첩하지 않고 사표를 받는 선에서만 정리하려고 했을까였다.

이에 대한 답이 최근 증인신문 과정 중 어느 정도 나왔다. 백 전 비서관은 "현직 이전의 비위 문제를 제기해 옷을 벗기면 민정수석실에서 대규모 사정(査正)을 하는 것 아니냐는, 당시 적폐청산 흐름 속에서 공직자들이 부담을 가질까봐 (사표 받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도 문재인정권 초기 적폐청산 작업 추진 과정에서 많은 공무원들이 불이익을 받아 공무원들의 불만과 불안이 상당히 높았다는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백 전 비서관이 저에게 공무원을 무조건 형사처벌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의견을 제기했고, 그게 정무적 판단이었고 그 점에 상당히 공감했다"고 밝혔다.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 (뉴스1DB) 2020.5.22/뉴스1

한마디로 적폐청산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처벌받는 상황에서 유 전 부시장까지 형사처벌을 하면 공무원들의 사기가 더 저하돼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정무적 판단으로 사표를 받는 선에서 정리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쉽게 납득도, 이해도 가기 어렵다. 적폐청산 과정에서 형사처벌을 받는 공무원들의 경우는 대부분 위법한 지시를 내린 고위직 공무원이나 그 위법한 지시를 그대로 따른 공무원들이다. 업무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유 전 부시장의 경우 사적비리다. 1심에서 인정된 뇌물액은 4221만여원이다. 그리고 유 전 부시장은 박근혜정부 사람이 아닌 참여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이번 정권과 친밀한 인물이다. 이런 유 전 부시장을 처벌하면 공무원들의 사기가 더 저하된다? 

오히려 개인비리를 저지른 공무원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떳떳하게 공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보는 게 더욱 상식적일 것이다. 

적폐청산과 개인비리를 같은 선상에서 놓고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다. 조 전 장관은 백 전 비서관의 이런 조언에 공감했다고 했지만, 유 전 부시장을 봐주려고 했는데 적폐청산으로 사기가 저하된 공무원 사회라는 그럴싸한 핑계를 된 게 아니냐는 의심만 더욱 키웠다.

재판에서 드러난 정권 실세들의 구명운동, 적폐청산을 핑계로 한 개인비리 공무원에 대한 관대함, 그 관대함 덕분에 징계나 형사처벌 없이 영전을 거듭한 유 전 부시장을 보면 열심히 제자리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

개인비리 공무원을 형사처벌하는 것, 처벌하지 않는 것. 어느 쪽이 더 공무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것인지는 상식선에서 판단이 가능할 것이다.


ho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