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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딥:풀이]② 정재은·배해선 "무대는 내 고향·내 터전…돌아올 수 밖에"(인터뷰)

2020 정동극장 연극 시리즈 '더 드레서' 사모님 역 더블 캐스팅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0-11-14 09:00 송고 | 2020-11-14 09:13 최종수정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배해선, 정재은(오른쪽)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배해선, 정재은(오른쪽)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2020 정동극장 연극시리즈 '더 드레서'(THE DRESSER)가 오는 18일 막을 올린다. 정동극장은 매년 한 명의 배우를 주목한 연극 시리즈를 제작한다. 그 첫 시작인 '더 드레서'는 배우이자 난타 기획자로 유명한 송승환이 9년만에 연극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송승환을 중심으로 안재욱 오만석 정재은 배해선 등 베테랑 배우들이 뭉쳤다. 

'더 드레서'는 영화 '피아니스트' 각본으로 유명한 로날드 하우드 작가의 원작으로,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당시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중심으로 '리어왕' 공연을 앞두고 벌어지는 노배우와 그의 드레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전쟁이라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무대를 준비하는 배우의 집념,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이들의 이야기가 뭉클함과 진한 웃음을 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위기를 지나고 있는현 시대와도 맞닿는 지점이 있어 공감을 자아낸다. 

개막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날, 정동극장에서 노배우 선생님(송승환 분)의 아내 '사모님' 역할을 맡은 정재은 배해선을 만났다. 무대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두 사람의 이야기다.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정재은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정재은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N딥:풀이】①에 이어>

-남편 서현철씨가 방송에서 정재은씨 에피소드를 공개해 화제가 된 후로 요즘 많은 분들이 더욱 친근하게 생각할 것 같다.


▶그런데 반박을 할 수가 없다. 있는 사실을 이야기한 건 맞으니까.(웃음) 제발 과장 좀 하지 말라고 하는데, 남편은 '과장이 아니다'라고 한다. 전후사정을 알면 이해할수 있는데 딱 실수한 얘기만 나가니까 실수가 너무 많아 보인다.
 
-서현철씨가 특히 이야기를 맛깔나게 하는 분이어서 더 쏙쏙 귀에 들어오더라.
 ▶내가 그래서 넘어간 거다.(웃음) 나는 처음에 서현철씨를 연극으로 만났다. 한국 일본 합작 공연이었는데, 상견례 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서현철씨에 대한 첫인상은 고지식하고 재미없고 보수적이고 답답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웃음) 걱정이 됐다. 저렇게 재미없는 사람과 일본에서 3개월 동안 같이 연극을 해야 하나 싶었다. 외국 배우들과 작업을 하니까 아무래도 편하게 소통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는데, 결국은 서현철씨 때문에 다들 친해졌다. 서현철씨가 상대를 잘 관찰하고 포인트를 기가 막히게 잡아내서 흉내도 내고 유쾌하게 말하니까 매일 웃는 분위기였다. 너무 행복하고 좋은 기억이다. 연애할 때도 싸우지 못 했다. 화를 내야 하는데, 얼굴을 보면 너무 웃겨서 웃었고, 화를 내면 더 웃긴다.(웃음)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배해선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배해선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매체 연기도 하지만, 꾸준히 무대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자신에게 무대는 어떤 의미인가.

▶(배해선) 무대가 내 집이고 고향이고 내 터전이다. 내가 여기서 나왔고 이곳에 있는 게 제일 자연스럽고 편하다. 무대에 있으면 푹 안겨있는 것 같다. 관객이 오면 묘하게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낀다. 그건 무대에 서본 사람만 아는 것이다. 그걸 느껴본 사람은 무대에 돌아오게 되어있다. 그래서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한다.

▶(정재은) 나는 다른 매체보다 무대에서 연기를 주로 해왔다. 가끔 내가 무대에 설 수 없으면 어떻게 하나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런데 무대에 서지 않는 내 모습이 상상이 안 된다. 시간이 갈수록 더 갈망이 생기고, 더 원하게 된다. 연기가 너무 좋고, 무대가 너무 좋다. 훗날 무대에 서지 못하는 날이 오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때 내 모습이 어떨지 생각하기 어렵다. 그래서 늘 지금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정재은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정재은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연기를 하는 배우자가 있기에 더 많이 힘을 받기도 하나.

▶(정재은) 사실 나는 공연을 하는 사람과 결혼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서현철씨가 내 생각을 깨줬다. 굳이 우리는 연기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지만, 서현철씨라는 사람과 결혼을 했기 때문에 내가 지금도 연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남편도 배우이고 공연을 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받는 스트레스, 고민을 다 이해해주고 같이 공감해준다. 사실 결혼, 출산으로 활동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데, 남편이 많이 신경을 써줬다. 그래서 참 고맙다.

-경력이 단절되는 시기를 겪으면서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정재은) 아기를 낳고 우울증을 겪은 시간이 있었다. 그때 한 작품이 있었는데 우울증이 치유가 됐다. 연기를 하면서 아픈 마음을 치유했다. 무대에 있는 나와, 관객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느낌을 느꼈다. 위로받고 사랑받는 것 같더라. 관객에게 연극을 전달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관객의 에너지를 전달받는 것이기도 하다. 그때마다 뭉클함을 느낀다.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정재은, 배해선(오른쪽)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정재은, 배해선(오른쪽)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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