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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기' 유통업계 "쪼개고 합치고" 왜?… 시선은 '온라인·모바일'에

GS리테일, GS홈쇼핑과 합병…"온·오프라인 성장 돌파구 마련"
유통가, 소비 트렌드 변화 맞춰 온라인 시장 공략 '집중'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20-11-10 18:03 송고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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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기를 맞고 있는 유통업계에 '합종연횡'이 계속되고 있다. 덩치를 키워 외풍을 견딜 체력을 비축하는 동시에 시너지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히 합종연횡은 유통업계 범주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유통업계의 무게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는데다 '모바일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CJ와 네이버의 동맹이 대표 사례다.
◇ 생존 위해 힘 합치는 유통家 


GS리테일은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한다고 10일 깜짝 공시했다. 기업결합 심사와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7월 통합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자산 9조원, 연간 취급액 15조원, 하루 거래 600만건에 이르는 초대형 온·오프라인 겸업 단일 유통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GS리테일은 전국 1만5000개 이상의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고, GS홈쇼핑은 3000만에 가까운 TV홈쇼핑 시청가구와 함께 18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모바일 쇼핑앱을 운영하고 있다.


합병을 통해 구매력(바잉파워)과 판매력(세일즈파워)를 극대화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업에서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GS리테일과 홈쇼핑의 목표다.


유통기업의 덩치 키우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CJ오쇼핑과 CJ E&M은 2018년 합병을 통해 CJ ENM을 출범했다. 콘텐츠 역량과 상품기획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기업이 되기 위한 결정이었다.


롯데그룹은 지난 4월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온(ON)'을 선보였다. 롯데쇼핑이 지난 2018년 이커머스 사업부를 만든 이후 2년간 공들인 프로젝트다. 롯데의 모든 계열사 제품을 한 번에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CJ그룹과 네이버는 동맹 관계를 넘어 지분 교환까지 했다. K콘텐츠 및 디지털 영상 플랫폼 사업 협력, e커머스 혁신을 위한 e-풀필먼트(e-fulfillment) 사업 공동추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포괄적 사업제휴를 맺고, 6000억원 규모의 주식 교환을 마무리했다. 


앞으로도 유통가의 덩치 키우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기존 사업의 성장이 주춤해지면서 돌파구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온라인 없이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도 작용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자존심보다 생존이 먼저"라며 "살아남기 위한 합병이나 동맹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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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라인 유통의 온라인 키우기 한계 절감…온라인 유통기업과 손잡기


합병과 동맹으로 유통업체들이 노리는 것은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이다. 소비의 무게 추가 오프라인에서 이커머스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기존 오프라인 유통만으로는 성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은 가파르다. 2013년 38조원이던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8년 100조원을 넘었으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13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년 후인 2022년에는 2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도 국내 유통업계에서 자산 규모로는 롯데쇼핑(33조원)이, 연간 매출액은 이마트(19조원)가 선두지만 거래액은 네이버쇼핑과 쿠팡(20조~17조원) 등이 앞서 있다. 


기존 유통업체들은 자칫하다가는 쿠팡과 네이버쇼핑에 주도권을 내주고,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 된 셈이다. 


실제 GS리테일은 GS홈쇼핑의 온라인 커머스 역량을 통해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을 기대했다. 또 GS리테일이 보유한 전국적인 점포망과 물류 인프라를 통해 TV홈쇼핑과 모바일커머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어느 때 보다 경영환경이 불확실하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시기, 두 회사의 사업역량을 한데 모아 더 큰 고객 가치를 만드는 일에 함께 매진하자"고 말했다.


롯데온도 오프라인 왕좌에 비해 존재감이 미미했던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출범 당시 오는 2023년까지 매출 20조원,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CJ ENM은 콘텐츠와 커머스의 융복합으로 글로벌 신규 시장을 창출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 네이버와의 동맹의 목적도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국내 물류·엔터테인먼트 1위 업체들과의 협업으로 국내외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편의를 제공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쿠팡과 이베이코리아 등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각오다. 앞으로도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한 합병과 동맹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이유기도 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든 유통 기업의 핵심과 고민은 이커머스 시장 공략"이라며 "앞으로도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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