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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도 뛰어든 오프라인 결제…'페이 전쟁' 춘추전국시대

오프라인 선점한 삼성페이…전체 시장은 토스·카카오페이가 양분
포인트 몰아주기로 초반 점유율 확대하고 '락인효과' 극대화 전망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2020-11-02 06:45 송고 | 2020-11-02 17:56 최종수정
분당 판교 네이버 사옥.  © News1 민경석 기자
분당 판교 네이버 사옥.  © News1 민경석 기자

쇼핑·핀테크·콘텐츠 사업 부문 가파른 성장으로 실적 신기록을 다시 쓴 네이버가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뛰어든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덩치를 키우는 간편결제·송금 서비스 시장에서 '페이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네이버 안에서 쇼핑하고 결제하면 포인트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초반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 동시에 서비스 '락인(잠금)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4분기 오프라인에서 이용 가능한 포인트 QR 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나 네이버페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2차원 형태의 바코드인 QR코드를 생성해 영업점 포스기로 인식하면 결제가 이뤄지는 형태다.

네이버는 올해 안에 금융계좌를 연결한 선불 충전 방식의 오프라인 QR결제 서비스를 먼저 선보이고 카드 연동 결제 방식은 내년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9일 네이버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이러한 계획을 밝히며 "오프라인 소상공인들에게 비용 효율적이면서 기존 네이버 생태계와 호환되는 결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마케팅과 사업 운영 측면에서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MST 기술로 오프라인 시장 선점한 삼성페이

그동안 네이버페이는 온라인에서만 카드 연동 및 선불 충전 방식으로 결제가 가능했다.

오프라인 결제의 경우 이전까지 네이버페이 안에서 정부가 운영하는 제로페이를 이용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BC카드 결제망과 가맹 계약을 맺은 모든 영업점에서 이용 가능하다.

네이버페이가 도입하는 오프라인 QR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는 영업점은 카카오페이와 마찬가지로 네이버페이와 가맹 계약을 맺으면 별도의 단말기를 구매할 필요 없이 기존의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포스기에 QR코드를 찍으면 된다.  

(삼성페이 제공)© 뉴스1
(삼성페이 제공)© 뉴스1

앞서 삼성페이는 2015년 8월 출시 당시 영업점과 별도의 가맹 계약 없이도 포스기에 휴대전화 단말기를 갖다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독자적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기술로 간편결제 서비스 오프라인 시장을 선점해왔다.

같은 시기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한 NHN 페이코는 가맹 계약이 필요한 바코드 결제와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 두 가지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했다가 NFC의 경우 따로 단말기를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바코드 결제 서비스만 제공해오다 2018년 8월부터 자사 앱에 삼성페이의 MST 기능을 탑재했다.

◇ 커지는 간편결제시장 토스·카카오페이가 양분

간편결제·송금 시장 규모는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를 이용해 결제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하루평균 이용액은 17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44% 늘었고 이용건수는 602만건으로 56.6% 증가했다. 미리 충전한 선불금으로 물건을 사거나 교통요금을 낼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서비스 이용금액은 29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9% 증가했고 건수는 1890만건으로 15.8% 늘었다.

간편송금 서비스 이용액과 이용건수도 각각 2346억원과 249만건으로 전년 대비 124.4%, 76.7% 증가했다.

전체 간편결제·송금 시장에서 토스와 카카오페이가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5월 발표 당시 "토스, 카카오페이 등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 전자금융업자의 서비스 이용 규모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며 "양사가 점유율 대부분을 설명하고 순위도 분기마다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국은행 제공)© 뉴스1
(한국은행 제공)© 뉴스1

◇ 네이버 안에서 더 큰 혜택 주며 '생태계' 키우기

'국민 포털'에서 온라인 쇼핑 왕국을 세운 네이버는 그동안 네이버 쇼핑·예약 안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때마다 1%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방식으로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자를 모아왔다.

특히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쌓이는 '포인트'로 다시 결제를 하거나 단골로 설정한 'MY단골 스토어'에서 쇼핑하면 각각 추가적으로 1.5%, 2% 포인트를 주는 식으로 네이버 생태계를 확장해왔다. 

일정 비용을 낸 네이버 이용자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혜택과 웹툰·음원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 혜택을 제공하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네이버 쇼핑·예약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 시 월간 구매금액에 따라 최대 5%, 중복 혜택 적용시 최대 8.5%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가입자가 가입비용보다 혜택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네이버 쇼핑을 더 많이하는 것처럼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결제 시장 확대는 네이버 안에서 쇼핑하고 결제하는 '네이버 생태계'를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6월 출시 이후 가입자 160만명을 돌파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멤버십 가입 전 월 20만원 미만으로 구매하던 이용자가 가입 후 구매액이 3배 이상 증가했다. 9월 기준 멤버십 회원 거래액이 네이버쇼핑의 15%를 차지하며 전체 거래액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페이의 경우에도 서비스 자체 수익보다는 삼성 휴대전화 단말기를 쓰도록 하는 목적이 더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3분기 네이버 커머스(쇼핑 관련 검색 및 광고·중개 수수료·플러스 멤버십)의 성장과 외부 제휴처 확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성장한 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출시한 네이버통장의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통장을 활용해 포인트를 충전하고 포인트로 결제하는 추세가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서비스와 디지털 금융 매출을 포함한 핀테크 사업 부문도 수직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거래액 성장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67.6%, 전분기 대비로는 5.7% 증가한 1740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 2020년 3분기 실적. (네이버 제공)© 뉴스1
네이버 2020년 3분기 실적. (네이버 제공)© 뉴스1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결제 시장 진입 초반에도 역시 이러한 '포인트 적립' 혜택이 이용자 유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출시 초반에는 포인트 적립 프로모션을 더 강하게 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규모가 온라인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네이버도 오프라인 시장을 놓고 가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오프라인 결제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아 이용자를 유입하기 위해 기존보다 더 큰 혜택을 쏟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쇼핑 거래액 점유율은 2013년 10대 9에서 온라인 쇼핑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 2분기 기준 32.7%까지 늘어났다. 

◇ 영세사업자 결제 수수료 낮춘다는 카카오페이

이승효 카카오페이 서비스 총괄 부사장(CPO).(카카오페이 제공) © 뉴스1
이승효 카카오페이 서비스 총괄 부사장(CPO).(카카오페이 제공) © 뉴스1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수수료 수준도 관심이다. 현재 네이버페이는 카드 연동 방식의 온라인 일반결제는 2.3%(신용카드사 수수료 2% 포함) 수수료를 받고 있다. 영세사업자의 경우 카드사 수수료 0.8%를 포함한 1~1.5% 수준이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9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신용카드보다 과도하게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이후 영세 중소상공인을 위한 별도의 수수료 체계를 마련해 내년 초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카카오페이머니로 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 매출액 기준에 따라 책정하는 수수료 수준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도 네이버페이와 마찬가지로 카드 연동과 선불 충전 방식으로 나뉘는데, 카카오페이머니 결제는 선불 충전 방식이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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