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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대목은 오늘부터"…'역대급' 추석 물량 풀려 '택배 대란' 오나

추석 택배 물량 전년比 30% 늘었다…업계 비상체계 가동
"물류센터 자동화가 해법"…택배업계 '인프라 투자' 총력전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20-10-05 08:11 송고 | 2020-10-05 10:06 최종수정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이모씨(33)는 추석 연휴를 전전긍긍하며 보냈다. 명절이 끝나고 돌아오는 가족 행사를 깜빡했다가 뒤늦게 선물을 주문했지만, 연휴 직후 물동량이 역대급으로 많을 것이라는 말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씨는 무사히 택배를 받을 수 있을까.

택배업계는 올 추석 연휴 직후 택배 물동량이 지난해 추석 대비 최대 30%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물동량이 급증한 데다 '혼추족'의 명절 소비가 더해지면서 연휴 기간 쌓인 택배가 어느 때보다 많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업계는 5일부터 시작하는 '연휴 직후 배송'에 만전을 기울이면서도 "택배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자신한다. 코로나19 이후 첫 명절을 대처하는 유통업계의 노하우를 짚어봤다.

◇"추석 물량 전년比 30% 늘어난다"…택배사 비상체계 가동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추석 연휴 직후 택배 물동량이 지난해 추석보다 25~3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간 하루 최대 2000만개의 택배가 전국을 오갈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하루 최대 처리량(1500만개)보다 33% 급증한 규모다.
전국 물류센터에 예년 명절보다 3할 더 많은 택배 상자가 쌓인 셈이지만, 물류업계는 '늑장 배송'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이후 물동량이 늘어난 만큼 인력과 설비를 꾸준히 늘려 체력을 길렀기 때문이다. 물동량 조절과 비상근무체제 등 추가 조치도 가동했다.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업계는 추석 2주 전부터 일제히 '특별수송기간'(특수기)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한진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5일까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8일까지다. 비상근무체제 시에는 각 물류센터 인력과 차량을 평소보다 충원하고, 24시간 모니터링 및 비상 상황실이 운영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1일부터 택배업계에 인력과 차량을 목표량보다 90% 이상 추가 투입했다. 특수기에만 하루 1만명, 특히 파업 논란이 일었던 분류작업에는 2000명의 인력을 추가로 늘렸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물동량 과부하를 막기 위한 '미세조정'(스프레드)도 병행된다. 택배사들은 특수기를 대비해 이커머스 등 거래처와 '스프레드'를 사전 협의한다. 예상 주문량을 기반으로 물동량을 조절·제한해 예기치 못한 배송 정체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언택트 소비 증가에 따라 택배사들이 인력과 인프라(기반시설)도 크게 늘려왔다"며 "코로나19 이후 맞는 첫 명절을 대비해 현장 인력 충원, 배송차량 확보, 물량 및 일정 조절, 비상근무체계 강화 등 추가 조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동량이 일시적으로 급증하는 돌발 상황을 고려해 24시간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다"며 "변수에 따라 연휴 직후 배송이 1~2일 늦어질 수 있지만 대규모 배송 지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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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 자동화가 살길"…택배사 '인프라 투자' 총력전

유통업계는 중장기적으로 '물류센터 전(全) 자동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 수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아가는 추세가 빨라지면서 인프라 확대와 장비자동화는 '숙명'이 됐다.

쿠팡이 대표적이다. 쿠팡은 올해 하반기 3개의 첨단물류센터 건립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전국 로켓배송 물류망' 강화 전략을 공식화했다. 투자금액만 총 4240억원, 축구장 48개(10만6000평)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3개 첨단물류센터는 충북 금왕, 광주광역시, 경북 김천을 3개 꼭짓점으로 전국 물류망을 아우르는 '허브'(HUB·중심지) 역할을 담당한다. 금왕 물류센터가 충청도 허브를, 김천 물류센터는 서북부 허브를, 광주 물류센터는 전국 허브를 담당한다는 청사진이다.

각 물류센터에는 쿠팡 물류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상품 관리 시스템, 작업자 동선 최적화 시스템, 친환경 물류장비 등 쿠팡의 첨단 기술이 총 집약될 예정이다.

CJ대한통운도 지난해 12월 전국 173개 서브터미널에 자동화물분류시스템인 '휠소터'와 정밀화물적체시스템 'ITS' 도입을 끝마쳤다. 올해 9월에는 16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소형 분류 자동화 시스템'(MP·멀티포인트)을 물류센터 77곳에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27곳(35%)에 도입이 완료됐다.

'휠소터'는 컨베이어벨트에 올라온 택배 송장 바코드(ITS)를 인식해 지역별로 자동 분류하는 기기다. 'MP'는 휠소터가 분류한 상자 중에서 소형 상품을 솎아낸 뒤, 배송지역이 같은 물품 20~30개를 한 덩어리로 묶어주는 장비다. 물류업계에서 MP를 도입한 곳은 CJ대한통운이 처음이다.

CJ대한통운은 전체 택배 물량의 90%가 소형 화물인 만큼, MP의 도입으로 분류작업 속도와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휠소터, ITS, MP 등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초격차'(超隔差) 역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한진도 오는 2023년까치 총 4000억원을 들여 전국 물류망을 자동화할 예정이다. 이중 2850억원은 택배자동분류기기, 3D 자동스캐너 등 첨단 설비가 도입되는 '대전 메가 허브 물류센터' 건립 비용으로 쓰인다. 한진은 대전 메가 허브 센터가 완공되면 택배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물류공룡들이 앞다퉈 '물류센터 자동화' 속도를 높이는 까닭은 '시장 수요' 때문이다. 온라인 주문은 눈 깜짝할 새에 급증하지만, 인프라와 인력은 점진적으로 늘어난다. 물류센터를 무한정 짓는 것도 한계가 있다. 해법은 자동화를 통화 효율성 극대화뿐이다.

하한수 LPK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사업부장(전무)은 지난달 열린 뉴스1 미래유통혁신포럼에서 "미래의 유통 물류는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라스트 마일(고객 접점) 대응·탄력적 자동화·친환경이라는 변화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며 '물류 자동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는 유통 물류 변화에 대한 '티핑 포인트'(급격한 변화 시점)일 뿐 미래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며 "아마존의 '모듈형 자동화', '무인운반차'(AGV)처럼 자동화된 차세대 물류센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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