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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블러디 선데이' 학살 연루 군인 15명 불기소 확정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한상희 기자 | 2020-09-29 22:12 송고
'피의 일요일' 북아일랜드 데리에서 아일랜드 시위대를 진압하는 영국군. © AFP=뉴스1    
'피의 일요일' 북아일랜드 데리에서 아일랜드 시위대를 진압하는 영국군. © AFP=뉴스1    

영국 검찰이 1972년 비무장 가톨릭계(아일랜드계) 시민 13명을 살해한 '블러디 선데이'(피의 일요일) 사건에 연루된 15명의 군인을 기소하지 않기로 확정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리안 오케인 북아일랜드 검찰청 선임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15명의 병사 중 어느 한 명에게도 합리적인 유죄 판결을 내리기에는 가용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솔져 F'로 불린 전 영국군 병사 1명에게는 2건의 살인 혐의로 기소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가 있지만, 다른 16명의 군인에 대해서는 기소를 위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발표했다.

이후 16명 중 1명이 사망했다. 병사 F에 대한 기소는 진행 중이지만 아직 재판에 이르지 못했다.

'블러디 선데이'는 북아일랜드 분쟁에서 발생한 가장 악명 높은 사건들 중 하나다.
1972년 1월30일 일요일, 영국 공수부대원들이 북아일랜드 데리에서 평화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13명의 비무장 민간인이 즉사했다. 14명은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1명은 4개월 후 병원서 숨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북아일랜드 갈등이 폭발하며 1998년 평화 협정을 맺기까지 3500여명이 목숨을 잃는 피의 악순환을 불러왔다.

이 사건은 국제사회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지만 영국 정부는 발뺌으로 일관했다. 시위대 측에서 먼저 총격을 가해 이에 응사했고 군인들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병사들의 지휘관에게 훈장까지 수여됐다.

영국 사법부는 진상조사에서 2010년 피해자들이 결백하고 군부에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아일랜드 검찰은 지난해 3월 '솔져 F'에 대해서 기소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16명의 병사들에게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북아일랜드의 최고 원로 민족주의 정치인인 신페인당의 미셸 오닐 제1부부장관은 이번 결정을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정의의 부정은 용납할 수 없으며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여동생 케이트 내쉬는 성명에서 "검찰이 군인들의 집단행동이 아닌 개별 행동에만 집중했다"며 "변호사가 이번 결정에 대한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수의 유족과 부상자는 이번 불기소 결정에 대한 검토 요청권을 행사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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