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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래 무죄 판결 후 수상해진 거래량"…고삐 풀린 코인 거래소

올초 업비트 무죄판결 직후 일부 거래사이트 거래량 비정상적 증가
직전과 비교해 일 평균 거래액 최대 15배 이상 뛰어오르기도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0-09-16 12:45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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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업비트'가 지난 1월 법원으로부터 자전거래 의혹에 대한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국내 일부 거래사이트의 거래량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암호화폐 집계사이트 코인힐스의 데이터 분석 결과, 업비트가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은 1월31일 이후 국내 중소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인 A사와 B사의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A사는 지난 2019년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총 4개월 동안 월평균 거래액이 1702억원, 일평균 거래액은 56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총 5개월 동안 월평균 거래액은 2조7940억원, 일평균 거래액은 931억원으로 이전대비 15배 이상 폭증했다. 이에 따라 A 거래사이트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0%~2%에서 10% 이상으로 급상승했다.

B사의 상황도 비슷하다. 업비트 판결 직전 4개월간 월평균 2635억원, 일평균 87억원에 달했던 B사의 암호화폐 거래액은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총 5개월 동안 월평균 9730억원, 일평균 324억원으로 최대 4배까지 급증했다.

같은 기간 중소 거래사이트 뿐 아니라 대형 거래사이트로 분류되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도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 업비트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거래량이 월평균 4조5264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 2월~6월 거래량은 8조8084억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업비트의 이같은 거래량 증가는 지난해 11월 말 해킹사태 이후 입출금 제한 정책을 펼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업비트 측은 이에 대해 "이용자가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목적과 이유는 알 수가 없으며, 입출금 제한 정책과 시장에서의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초 일부 거래사이트의 거래량 증가는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의 가격이 하락한 시점에 발생했다.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2월 초 1000만원선에서 소폭 상승하다가, 3월 폭락을 거듭하며 600만원선까지 떨어졌다.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페도 대부분 내림세를 이어갔다.

암호화폐 시세 하락 등 침체된 시장에서 별다른 호재가 없는 시점에 일부 거래사이트의 거래량이 급증한 것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이 '자전거래'와 '시세조작'을 일삼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관계자는 "상위 10위권에도 못 들던 곳들이 올해 상반기 갑자기 치고 나온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중소 거래사이트가 특정 암호화폐를 상장하고 가격을 올리는 허위가장매매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국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코인빗'은 자전거래와 시세조작 혐의를 받고 지난 3월부터 코일힐스 집계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암호화폐 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지난 4월 국내 거래량 1위 거래사이트로 이름을 올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암호화폐 재단 관계자는 "올해 초 해외 기관들이 비트코인 선물을 대량으로 매도하고 비트코인 반감기도 별 영향을 끼치지 않는 등 시장이 좋지 않았는데 유독 국내 거래사이트 중 거래량이 증가한 곳이 많았다"며 "당시 업비트 판결 이후 암암리에 자전거래를 통한 펌핑에 들어간 곳들이 꽤 많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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