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제주 30대女 살인사건 전말…BJ 선물공세로 돈 탕진 '계획 범행'

경찰, 20대 살인 피의자 오늘 검찰 송치
시신은닉 정황까지…"계획적으로 준비"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2020-09-10 10:03 송고 | 2020-09-10 11:42 최종수정
31일 오후 12시 제주시 도두1동 제주국제공항 인근 이면도로 옆 호박밭에서 30대여성 변사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2020.8.31 /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31일 오후 12시 제주시 도두1동 제주국제공항 인근 이면도로 옆 호박밭에서 30대여성 변사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2020.8.31 /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제주국제공항 인근 밭에서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20대는 인터넷방송 BJ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서부경찰서는 피의자 A씨(29)를 강도살해, 시신은닉 미수, 신용카드 부정사용, 사기 혐의 등을 추가해 10일 오후 1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30일 오후 6시50분쯤 제주시 도두1동 제주민속오일장 후문과 제주국제공항 사이 이면도로 옆 밭에서 B씨(39·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초 강도질을 하려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주장을 뒤집는 정황들이 포착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인터넷 개인 방송 진행자인 여성 BJ에 고액 후원을 이어가다 모아둔 돈을 전부 탕진하고 신용카드마저 정지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개인적인 빚을 청산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허덕이는 상황이었다.

A씨는 피해자에게서 빼앗은 신용카드로 편의점에서 생필품 등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A씨가 범행 5시간 뒤 다시 범행 장소를 찾아 시신을 은닉하려던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 살해 5시간 후인 지난달 31일 0시~0시30분쯤 범행 장소를 다시 찾아 시신을 옮기다 포기하고 현장을 떠났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 탑차를 청산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생계형 범죄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당장 돈이 필요해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자신을 피해자의 아버지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피의자의 계획 살인을 주장하는 청원글을 올렸다.

그는 “저의 딸(피해자)은 편의점에서 주말도 쉬지 않고 매일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했다. 집에서 편의점까지는 걸어서 약 1시간30분이 걸리는 거리”라며 “사건 후 알게 됐지만 버스를 이용하면 교통비가 많이 들어 그 비용이라도 반으로 줄여 저축하기 위해 눈이나 비가 안 올 때는 걸어서 퇴근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자는 1톤 탑차를 소유하고 택배 일도 했다는데 일이 조금 없다고 그런 끔찍한 일을 할 수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요즘 막노동만 해도 하루 일당으로 일주일은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교통비를 아끼며 출퇴근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흉기로 살인했다는 게 너무 억울하다”고 계획 살인을 주장한 바 있다.


ohoh@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