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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라이더 전쟁, 사무실에선 점유율 전쟁…생각대로 vs 바로고 승자는?

생각대로·바로고, '텐밀리언셀러' 등극…'양강구도' 재편
관건은 '라이더 쟁탈전'…"라이더 당겨야 시장 패권 쥔다"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20-09-09 07:07 송고 | 2020-09-09 11:23 최종수정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왼쪽)과 생각대로© 뉴스1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왼쪽)과 생각대로© 뉴스1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는 배달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가 월 배달건수 1000만건을 넘긴 '텐밀리언셀러'에 오르면서 독보적인 1위 업체 '생각대로'와 양강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황금기' 맞은 배달시장…생각대로 vs 바로고 '양강구도' 재편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이 두문불출하며 음식을 시켜 먹는 통에 배달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9일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8월 주요 배달 애플리케이션 월 결제액이 1조2050억원을 달성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인당 평균 결제 횟수는 3.3회, 평균 결제금액은 7만5151원으로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배달 시장은 유례없는 '황금시대'다. 국내 4대 배달앱(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푸드플라이) 기준 연간 시장규모는 올해 8월 기준 7조6000억원을 돌파해 이미 전년 총액(7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배달시장 규모는 20조원을 훌쩍 웃돈다. 공정거래위원회 따르면 국내 배달시장 규모는 2017년 15조원에서 2018년 20조원까지 커졌다. 업계는 지난해 23조원까지 약 15% 더 성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배달대행업계에서도 '텐밀리언셀러' 업체가 연달아 나왔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배달건수 기준, '생각대로'는 1509만1163건, '바로고'는 1347만2000건을 기록했다. 두 업체 모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현재 국내 배달대행업체 중에서 월 배달건수가 1000만건을 넘긴 곳은 생각대로와 바로고 둘 뿐이다. 생각대로는 지난 3월 배달 건수 1111만9826건을 기록해 '업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갔다. 바로고는 두 달 뒤인 5월 1053만6000건을 달성했다.

여전히 생각대로가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성장 속도'를 보면 분위기가 심상찮다. 바로고의 8월 배달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14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생각대로의 성장률(84%)보다 1.7배 높다. 경쟁업체인 '부릉'의 8월 주문량이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업계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무섭게 몸집을 불리는 중이다.

인프라도 생각대로와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8월 기준 생각대로는 전국 885개 지점과 7만8105곳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고는 허브(지점) 930곳, 등록 상점 6만8000곳 수준이다. 올해 2월 생각대로와 바로고의 가맹점이 각각 6만곳, 2만8000곳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순식간에 턱 밑까지 치고 올라온 형국이다.

업계에서는 바로고의 초격차(超隔差)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왕좌의 주인이 뒤바뀔 수 있다고 전망한다. 생각대로는 퀵서비스 시장점유율 70%를 쥐고 있는 모기업 '인성데이타'의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지원받은 반면, 바로고는 맨땅에서 시작한 만큼 '저력'의 차이가 커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달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배달대행업체 간 패권 싸움에도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며 "바로고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연내에 업계 순위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생각대로가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현재 매물로 나왔다는 점은 활발한 투자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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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라이더 쟁탈전'…高수수료부터 처우 개선까지 다양

업계는 '귀한 몸'으로 떠오른 라이더를 더 많이 유치하는 플랫폼이 배달시장 패권을 거머쥘 것으로 전망한다. 라이더가 많을수록 시장 점유율은 물론 '신속배송' 경쟁에서도 당장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달시장은 지금 '배달비 전쟁'이 한창이다. 지난 5월 쿠팡이츠가 배달업에 뛰어들면서, 통상 건당 3000~4000원선이었던 라이더 운임(수수료)이 1만5000원으로 확 뛰었다.

후발주자인 쿠팡이 음식점에서 받는 수수료 5000원에 1만원을 더 얹어주는 '파격안'을 들고나오면서, 일명 '쿠팡 발(發) 배달비 전쟁'이 촉발됐다. 현재 쿠팡이츠는 라이더들에게 날씨와 거리에 따라 건당 최대 2만원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는 '연봉 1억원'을 받는 극소수 라이더까지 등장할 정도다.

업체들이 '라이더 쟁탈전'에 혈안이 된 이유는 간단하다. 음식배달 주문(수요)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라이더(공급)는 태부족이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배달업 종사자(라이더)는 지난해 기준 약 13만명 수준이다. 업계는 라이더 수가 크게 변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평소 30분 내외면 오던 배달이 1시간 넘게 지연되는 등 '라이더 품귀'가 극에 달한 실정이다.

라이더를 모시기 위한 전략은 업체마다 다양하다. 쿠팡이츠는 업계 관행인 '유상운송보험'과 '산재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고액의 배달 수수료를 지급한다. 전형적인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전략이다.

요기요는 지난 7월말 서울 강남 지역 배달 수수료를 6000원에서 8000원으로 올렸다. 배민라이더스도 라이더 1000명 이상을 추가 모집하면서 '웃돈'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생각대로는 지난달 10일부터 서울권 라이더 기본 배달비를 31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리고, 할증료도 1000원으로 두 배 늘렸다.

라이더의 '근무 환경'을 개선해 주는 복지제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는 이달부터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인 라이더에게 요양·장해·휴업·유족 등 보상이 가능한 민간 산재보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라이더에게 더 좋은 처우를 제공하는 것이 부릉의 장기적인 전략"이라며 "민간 산재보험,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 등 차별화된 근로 환경으로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고도 사망·장해·상해·휴업 손해금부터 벌금,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료까지 지원하는 '바로고 안심케어' 보험을 제공 중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합작회사(JV) '무빙'(Moving)을 통해 라이더의 운행 빅데이터를 수집, 유상운송보험료를 낮추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무빙이 개발하는 전기 바이크(EV)를 실제 배달 현장에 투입해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높은 유상운송보험료를 낮추는 근거 자료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바로고 관계자는 "라이더가 연간 부담해야 하는 유상운송보험 비용은 수백만원에 달하는데, 이는 장거리 배달을 하는 '퀵 배송기사'를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이라며 "라이더의 최대 고민거리인 보험료를 덜어주는 신사업을 준비 중이다"라고 귀띔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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