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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부동산]코로나 재확산, 주택시장 타격…"백신이 집값 좌우"

전문가 10인, 단기간 거래량 줄면서 집값 하방압력 커질 것
백신 개발시점이 관건, 장기화되면 주택시장 침체 가능성도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20-08-26 06:40 송고
편집자주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과 수도권 주택공급을 위해 6·17 및 7·10부동산대책, 8·4공급대책, 임대차3법 등을 발표했다. 수요억제만 고집하다 주택공급으로 선회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신규 공급물량이 적다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집주인과 세입자의 불만을 사고 있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도 부동산시장의 불안 요소이다. <뉴스1>은 전문가 10인을 통해 하반기 다양한 부동산 이슈에 대한 방향성을 정리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코로나19가 이달 들어 급속하게 재확산하면서 주택시장에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회적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데 이어 3단계까지 언급되면서 다시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불가능해졌고, 주택시장을 비롯한 경제 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6일 <뉴스1>이 부동산 전문가 10명에게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주택시장 영향을 설문 조사한 결과, 전문가 대부분이 코로나로 인해 단기적으로 주택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코로나 초기 때와 같이 부동산 시장 활동에 제약이 생겨 거래가 줄면서 집값 하방압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치료제 개발 시점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라도 백신이 개발되면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주택시장도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가 장기화되면 산업 전반이 침체하면서 주택시장도 IMF 외환위기 때만큼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전경.©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 아파트 전경.© News1 김진환 기자

◇단기간 거래 줄면서 집값 하방압력↑, 전세도 불안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경제 성장률 둔화 및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면, 상반기와 같은 심리 위축에 따른 가격 약세가 하반기에 단기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코로나19가 사실상 2차 확산 국면을 맞이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하락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매매 시장의 매물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고 이 때문에 매물 잠김은 더 심화할 것"이라고 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지난 3월과 같은 단기적 거래량 감소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앞서 올 초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발발하자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주택시장의 거래가 급감하고 집값이 하락한 바 있다. 국내외 산업활동이 올스톱되고 각종 지표가 꺾여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확산하자 2월 8200여건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불과 한 달 만에 반 토막(4000여건)이 났고, 이후 3000건대로 떨어져 거래절벽이 이어졌다. 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2개월여간 마이너스(-)로 내려앉았다.

전세 시장도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감염 확산 우려로 임장(부동산 현장을 둘러보는 것) 활동이 어려워지고 전세를 거둬들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 시 경기침체와 일자리 감소에 따른 소득 축소 영향으로 매매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월세 시장 역시 집을 보여주기 꺼리고 재계약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9~10월 가을 이사 철에 전셋값이 불안해질 요인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올 초 한차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을 경험한 학습효과로 인해, 충격은 덜할 수도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코로나 초기와 같은 직접적인 악영향은 덜할 것"이라며 "성장부진, 소득감소 등의 전반적인 자산시장 타격이 있겠지만 저금리 유동성, 개별 상승이슈 등과 대립 구도를 유지하면서 주택시장의 타격 정도는 연초보다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인중개업소 앞을 마스크를 쓴 주민이 지나고 있다.© News1 김진환 기자
공인중개업소 앞을 마스크를 쓴 주민이 지나고 있다.© News1 김진환 기자

◇치료제 개발 시점이 관건…늦어지면 IMF급 침체도 무시 못 해

주택시장 중장기 전망은 백신 등 코로나 치료제 개발 시점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 19는 지속기간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강도에 따라 달리 나타날 것"이라며 "코로나 그 자체가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직접 끼치기보다 실물경기를 통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치료제가 당장 연말에서 내년 초에라도 나오면 코로나는 단기 이슈로 마무리될 수 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는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만 유의미한 영향력을 가진 돌발변수"라며 "사망자가 대량으로 발생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에 중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현재 코로나 사태가 과거 금융위기 같은 시스템적 위기는 아니기 때문에 백신만 개발되면 주택시장이 회복되는 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계속 반복되고 장기화된다면 경기침체가 심화돼 주택시장도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 자영업자의 부도확률이 커지게 되고, 결국 주택을 담보로 사업자금을 융통하거나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와 같이 주택시장 진·출입이 힘든 구조에서는 집을 팔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물건이 속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택시장은 저금리 유동성으로 인해 대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침체에 빠질 경우 과거 위기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재확산이) 단기적이라면 이주 수요가 되살아나겠지만, 장기화한다면 해외처럼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하락 수준에 대해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아도 30·40세대에서 영끌(영혼까지 끌어서)해서 주택을 사놓았다는 사례가 많은데, 하락장이 오면 시장에 패닉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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