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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공포' 주말 서울 도심 썰렁…방역의식은 '재무장'

서울 중심가 텅텅…카페서도, 서점에서도 마스크 착용
속타는 상인들…"휴가 끝나고 붐빌 때인데 손님 없어"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이밝음 기자 | 2020-08-22 15:13 송고 | 2020-08-22 15:53 최종수정
2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야외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직원 등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0.8.2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2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야외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직원 등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0.8.2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300명을 웃도는 가운데, 22일 서울 도심은 토요일이란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주말마다 사람으로 붐볐던 생활편의시설과 카페는 텅 비어있었고, 외출한 시민들도 거리두기를 지키며 긴장감이 고조된 모양새였다.
2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웨딩업체 웨딩홀에 거리두기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8.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2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웨딩업체 웨딩홀에 거리두기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8.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날 낮 12시쯤, 서울 강북의 한 결혼식장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결혼식을 미루고 있는 데다가, 50명이 넘는 하객을 수용할 수 없어 줄줄이 예약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인근에 있는 다른 결혼식장은 식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이곳 역시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갈 순 없었다.

평소 동시예식이 진행됐던 이 식장은 여러 곳의 하객이 섞여 바글댔던 곳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홀로 식을 진행 중인 혼주들과 인사를 나누는 하객 몇명의 모습만 보였다.  
예식 30분 전 식장에 도착한 하객 유모씨(63)는 동창회를 대표해서 참석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동창들이 다 올 수가 없으니까 동창회장을 맡은 내가 대표로 왔다"며 "식은 안 보고 사람 없을 때 잠깐 인사만 하러 들렀다"고 말했다.

오후 예식이 예정돼있는 혼주 가족은 점심부터 식장 주변을 돌아다니며 식당을 알아보고 있었다. 식장 뷔페를 이용할 수 없어서, 멀리서 온 가족들에게 음식을 대접해야겠다는 마음에서였다.

그는 "하객 50명을 맞추려다 보니까 다 가족인데 답례품만 손에 딱 쥐여주고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흩어져서라도 밥은 먹을 수 있게 일찍 와서 주변을 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에 맞춰 서울과 경기 모든 매장의 좌석을 30% 이상 축소하는 등 방역 수칙을 강화했다. 18일 오후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좌석 이용 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8.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스타벅스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에 맞춰 서울과 경기 모든 매장의 좌석을 30% 이상 축소하는 등 방역 수칙을 강화했다. 18일 오후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좌석 이용 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8.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주말마다 사람이 몰리는 서울 광화문 인근의 대형서점과 카페도 일주일 만에 사람이 크게 줄었다. 실내에 자리를 잡은 시민들은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하고 있었다.

주말이면 통로가 꽉 차 옆 사람과 어깨를 부딪치기 일쑤였던 대형서점 상황도 이날은 달랐다.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도록 마련해놓은 좌석에도 빈 좌석이 더 많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출입객의 체온을 측정하던 직원 역시 "코로나 탓인지 사람이 정말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볼 수 없었다. 손에 장갑을 끼고 있던 한 40대 여성은 "집에만 있다 보니 책이라도 읽어야겠다는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나왔다"며 "이곳에 있는 책도 만지면서 접촉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실내 집단감염의 온상으로 지목된 카페에서도 일주일 새 강화된 시민들의 방역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의 카페는 평소와 다른 모습이다. 테이블을 한 칸씩 띄어 앉게 한 안내문이 무색할 정도로 빈 테이블이 많았다. 카페에서는 30분마다 '취식을 제외한 실내 마스크 착용과 2m이상의 거리유지를 부탁드린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자리를 잡고 앉은 시민 중에서도 마스크 쓰지 않은 경우를 더 찾기 어려웠다. 인터넷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마스크를 쓴 채로 앞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커피를 마실 때만 잠깐 마스크를 벗고, 마신 후에는 즉시 착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근 파주 스타벅스 집단감염 사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감염 예방을 위해 에어컨을 튼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있다는 지침이 있었지만, 현실성이 없다며 그동안 잘 지켜지지 않았었다.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거리에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8.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거리에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8.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다만, 시민들의 강화된 방역의식을 복잡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이들도 있다. 영세상인들이다.

상인들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남대문시장은 여전히 코로나19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은 모양새였다. 시장 내 가장 큰길에도 한 집 건너 한 집씩 문이 닫혀있었고, 문을 연 집도 손님이 아예 없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상인들을 대상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53)는 문이 닫힌 옆 가게를 보며 "원래 365일 장사하는 사람들인데 손님이 없어서 주말에도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원래 휴가가 끝나면 물건 떼러 지방 곳곳에서 많이 오기 때문에 손님이 더 와야 하는데 이번 주는 오히려 줄었다"며 "지방 상인들이 가게 손님 끊길까 봐 주변에 남대문시장 갔다왔다고 이야기를 못 한다더라"고 상황을 전했다.


wh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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