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2020.7.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6일 권경애 변호사가 전날 "죄송하다"는 사과문자를 자신에게 보내왔다고 밝혔다. 앞서 한 위원장은 권 변호사에게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는 보도가 곧 나간다'는 전화를 건 당사자로 지목돼 논란이 됐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자신이 권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윤석열(검찰총장)과 한동훈(검사장)은 꼭 쫓아내야 한다'고 했다는데 그런 얘길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변호사가 어제 저녁에 '실수를 했다. 죄송하다'면서 문자가 왔다"며 "내가 '통화기록만 확인하면 될텐데 답답하다'고 말하자 '기사를 막으려고 했는데 안됐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위원장에게 사과를 했다는 권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앞서 본인에게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는 보도가 곧 나간다'는 언급을 한 인사가 결국 한 위원장임을 확인했다.
권 변호사는 페북을 통해 "3월31일 제가 한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은 오후 9시쯤이 맞다. 그날 저는 MBC 보도를 보지 못한 상태로 야근 중 한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꽤 오래 이어진 그날의 통화내용 중에는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 '곧 알게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적었다.이날 기자실을 찾기에 앞서 한 위원장은 권 변호사가 지난 5일 페북을 통해 주장한 내용을 반박했었다. 권 변호사는 "MBC의 '한동훈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 보도' 몇 시간 전에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것이니 제발 페북을 그만두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고 한 위원장은 그 당사자로 지목됐었다.
한 위원장은 이에 "(나와 권 변호사의) 통화시간은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이 지난 오후 9시9분"이라고 일축했다.
즉 권 변호사는 '한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은 한 위원장이 주장한 오후 9시쯤이 맞지만 그외 '한동훈을 내쫓는 보도' 등에 대한 언급은 내가 맞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권 변호사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안 한 것 같다. 내가 말하는 스타일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곧 알게 돼'라는 말도 내가 했다고 주장하지만 난 전혀 그런 이야기는, (권 변호사와 당시 전화할 때) 목소리 톤이 높아져서 끝난 것이기 때문에…"라고도 말했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설명을 하면 권 변호사가 'MBC 사장 임명이 낙하산'이라고 글을 썼길래 3월3일에 '그건 아니다, 그렇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짧게 보냈는데 답이 없었다. 그러다가 3월26일, 27일쯤 권 변호사로부터 전화가 왔으나 내가 못받았다"며 "이후 31일에 집에 들어가면서 부재중 전화를 돌려보던 중 권 변호사에게 전화를 해줘야겠다 싶어 전화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3분 정도 대화를 했고 MBC 이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주체적으로 사장을 결정한 것이라는 얘길 주로 했다"며 "그 과정에서 권 변호사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얘길 꺼냈다. (그래서 나는) 물론 조 전 장관 집안의 여러 문제도 문제이지만 검찰의 정치적, 강압적 수사가 더 중요한 게 아니냐고 했다. 그런 취지의 얘길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관련 표현이 나왔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이번 일과 관련한 언론사들(조선, 중앙)의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그렇다. 내일 보면 알 것"이라며 '권 변호사도 포함되느냐'는 데에는 "생각해볼 문제다. 페북에 썼다가 바로 내리기도 했고 본인도 확산되길 원하지 않았다. 권 변호사와 저는 오래된 관계다"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방통위원장이 소송을 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아 보일 것 같다'는 데에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관행은 고쳐야 한다"며 "기사에 반론을 두어줄 썼더라도 허위사실을 기초로 해서 할 얘기는 다 한 게 아니냐. 이건 내가 건 싸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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