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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막차 탈까요?"…대원·영훈 '기사회생'에 학부모 고심

서울교육청 지정취소 처분, 법원서 일단 '제동'
초등 6학년 자녀 둔 학부모들 "보내도 될지…"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2020-07-31 12:03 송고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지난달 25일 대원국제중 학부모들이 국제중 폐지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지난달 25일 대원국제중 학부모들이 국제중 폐지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아이는 국제중이 정말 가고 싶다는데, 일반중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하니까 원서를 넣어야 할지 확신이 안 서네요."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 서모씨(43)는 자녀의 진학 문제로 최근 고민이 깊다. 외교관을 꿈꾸는 자녀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제중 진학을 염두에 뒀지만 서울시교육청이 대원·영훈국제중에 지정취소 처분을 내리고 법원이 해당 처분에 대한 잠정 집행정지 결정을 하는 등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생각이 많아졌다고 했다.
서씨는 "일단 입학하기만 하면 졸업할 때까지는 국제중학생 신분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하니까 보내고 싶은 마음이 큰데 학교를 둘러싸고 자꾸 잡음이 생기는 것 같아서 불안하다"며 "교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 사이에서는 국제중이 뜨거운 이슈다"라고 말했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훈)는 대원·영훈국제중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지정취소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오는 8월21일까지 효력을 정지하는 '잠정 집행정지' 결정을 지난 29일 내렸다.

이에 따라 대원·영훈국제중은 전날 신입생 입학전형요강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내년도 신입생 선발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아직 지정취소 처분의 효력 정지가 확정된 상황이 아니지만 두 학교 모두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신일 대원국제중 교장은 "신입생 선발 일정이 지연돼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을 염려해 법원이 이례적으로 잠정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은 다르다. 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잠정 중단 판결은 마치 대원·영훈국제중의 지정취소가 중단된 것으로 인식하게 한다"며 "추후 예정된 법원의 가처분 결정 시에는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진행된 국제중 지정취소 처분을 인정해 교육정상화에 부응하는 전향적인 판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북구 영훈국제중학교 앞. 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 강북구 영훈국제중학교 앞. 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시교육청은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 즉시 대원·영훈국제중의 2021학년도 입학전형 시행을 취소한다는 계획이다.

대원·국제중이 일반중 전환 갈림길에 서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법원에서도 법리적 해석보다는 정치적 판결을 내리게 될 여지가 많은 것 같다"며 "정권이 바뀌지 않는 이상 특목고와 국제중 모두 쓸려나간다고 본다. 국제중 보내는 건 포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학부모는 "국제중과 외국어고를 막차라도 꼭 타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녀를 내년 국제중에 보내고 졸업 이후에는 외국어고 진학을 계획한다는 뜻을 밝혔다.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 등은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될 예정이다.

대원·영훈국제중을 지정취소한 처분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리는 오는 8월6일로 예정돼 있다. 만약 재판부가 기각하면 두 학교는 내년 일반중 전환이 확정된다. 재판부가 인용할 경우 행정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제중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지난해 지정취소 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서울 자사고 8곳 가운데 아직 한 군데도 1심 판결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장기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가처분 신청이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효력 정지로 나타났고, 입학하면 졸업할 때까지 국제중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며 "학습 분위기와 교육 프로그램 등을 고려해 국제중 진학을 고려하는 학부모라면 과감하게 지원해도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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