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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6월부터 쏟아진 폭우로 남부 양쯔강 중하류 일대가 대범람 위기에 처했다. 이 지역에 건설된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三峽)댐의 수위가 한계점에 도달하자 수압에 의한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강 하류인 상하이 지역 대홍수는 물론 이 지역에 밀집해 있는 9기의 원자력발전소까지 영향을 받아 그 피해가 고스란히 한반도로 향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24일 외신과 중국 당국의 발표 등에 따르면 중국 남부지역 큰비와 홍수로 장시·안후이·후베이성 등 27개 지역에서 22일 기준 이재민 4552만명, 사망 및 실종 142명, 가옥 파손 3만5000채의 피해를 당했다. 이재민 규모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90%에 맞먹는 수준이며 직접적인 경제손실액만 19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특히 이번 폭우로 중국 남부 양쯔강 중하류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수력발전용 싼샤댐이 최고 수위에 근접하자 수압에 의한 붕괴 위험까지 제기되고 있다. 만약 이 댐이 한계수위를 넘어 범람하거나 수압을 못 견디고 무너진다면 양쯔강 하류인 상하이 지역 대홍수가 불가피하고, 이 지역에 건설된 9기의 원전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전자력 실무 전문가단체인 원자력안전과미래 이정윤 대표는 "양쯔강 하류에 위치한 친산, 핑자산 지역(상하이 인근)에 원전이 7기, 2기씩 있는데 싼샤댐이 범람해 이 지역이 침수되면 대형 원전사고가 우려된다"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침수에 의한 원자로 냉각기능 상실로 벌어졌는데 똑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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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샤댐은 2006년 완공된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이다. 댐의 길이는 2.3㎞, 높이는 181m이며, 최대 저수량은 393억㎥이다. 쌴샤댐 수위는 이달 20일 기준 홍수조절 수위(145m)를 약 20m 넘긴 164.4m까지 치솟았다. 최고 제방높이(181m)에 근접하면서 이미 댐 바닥이 변형되기 시작했다는 중국 내 학계의 보고가 있어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지난달 11일에는 중국 수자원을 관리하는 정부기관인 수리부 소속 예젠춘 부부장이 "지금은 건국 이래 최대 홍수를 방어할 수 있으나 예상보다 많은 홍수가 발생하면 방어능력을 초과해 블랙스완(Black Swan·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나 경제위기)의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발언해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전 세계 전문가들이 싼샤댐이 이미 막대한 저수량에 의한 수압에 지진 발생까지 야기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상황에서 현지 전문가들과 국내 재난·원전 전문가들이 싼샤댐 붕괴 땐 양쯔강 하류의 9기 원전에 직접적인 타격까지 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 9기 원전 중 2기는 안전에 취약한 중수로 원전이어서 사고 시 방사능 유출 위험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쓰나미(지진해일)로 발전소가 침수됐다. 이로 인해 전력 공급이 끊겨 냉각 기능이 작동을 멈춰 핵연료가 녹아내리고 원자로 폭발이 발생했고, 다량의 방사능 물질이 유출됐다. 싼샤댐 붕괴로 강 하류 원전지역이 침수되면 똑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원전 학계 한 인사는 "중국 상하이 지역 원전에 사고가 발생해 방사능이 유출되면 크루시오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제주 지역과 남해안이 직접 피해를 보고 일본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중국 당국이 댐 최대 수위인 175m까지 물이 차도 끄떡없다고 한 만큼 이를 믿고 공포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지만 중국의 폭우 사태가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에 대비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jep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