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문대통령 열번 넘게 고친 개원 연설문…오늘 지나면 '가장 늦은' 기록

이명박 대통령 2008년 7월11일 '가장 늦은' 기록
靑, 야당 참석 없는 개원연설 불가 방침…언제든 대비해 수정 또 수정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2020-07-10 05:06 송고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뉴스1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1대 국회 개원연설문을 열번 넘게 수정하며 준비하고 있지만 국회 의사일정 협상이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 10일이 지나면 다음주 이후로 일정이 넘어가기 때문에 사실상 1987년 개헌 이후 가장 늦은 대통령의 개원 연설로 기록된다.

10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한 달 넘게 준비해온 개원연설 수정작업이 열 차례를 넘어섰다. 하루하루 급변하는 국내외 상황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수정작업은 계속되는 셈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6월5일 개원연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30분 이상 분량의 긴 연설문을 준비해왔다. 지난 1일 강민석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세 차례의 전면 수정을 포함해 크고 작은 수정 작업을 8차례 했다고 밝혔다. 이후 일주일이 넘은 시간에 2~3차례의 수정작업이 더 이뤄진 것이다.

민주당은 본회의 일정과 별개로 개원식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통합당은 민주당의 단독 원구성을 문제 삼아 개원식 없이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의 의사일정을 진행하자고 맞서고 있다.

청와대는 야당의 합의가 없는 개원 연설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언제라도 개원식 개최가 합의되면 연설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개원연설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참모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 극복, 북한 문제 등 산적한 현안 해결에 집중해야 하는 문 대통령에게 '개원연설 준비'라는 업무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강 대변인에 이어 강기정 정무수석이 자신의 SNS에 "대통령의 연설문은 상당히 길다. 많은 정성이 필요한 일이다. 어제 쓴 연설문이 오늘 구문이 되고, 오늘 쓴 연설문이 내일 다시 구문이 되기를 반복한 지 8번째"라며 "미증유의 위기상황 속에서 국민의 축하와 여망을 하루라도 빨리 전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이라고 했다.

국회 개원식이 이날 열리지 않는다면 향후 문 대통령이 하게 되는 개원연설은 1987년 이후 가장 늦은 연설이 된다. 현재까지는 2008년 7월11일 이명박 대통령 개원연설로,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총선에 참패하면서 원구성 협상이 지연돼 개원식도 늦어졌다.


silverpaper@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