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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전파에 선 그은 방역당국…논란은 진행형, 답은 마스크뿐

김강립 "근거 제시해야" 정은경 "설명해야 할 부분 있어" 신중론
5년 전 메르스 때도 논란…WHO, 어떤 결론 내놓을까 관심 쏠려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이영성 기자 | 2020-07-07 07:00 송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일일 확진자가 7일에도 50명대를 기록하며, 이틀째 방역 기준을 넘어섰다. 서울 지역 방문판매업체와 탁구장, 수도권 교회 등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재전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0.6.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일일 확진자가 7일에도 50명대를 기록하며, 이틀째 방역 기준을 넘어섰다. 서울 지역 방문판매업체와 탁구장, 수도권 교회 등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재전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0.6.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해외 과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기전파를 경고하고 나섰지만, 우리나라 방역당국은 일단 선을 그은 모습이다. 명확한 근거가 제시되면 대책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지난 6일 브리핑을 종합하면 부정적인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사회적 혼란을 고려한 정무적인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기전파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감염병은 홍역과 결핵이다. 홍역 바이러스와 결핵균은 오랫동안 공기를 통해 떠다니며 강력한 전파력을 보인다. 코로나19도 두 감염병처럼 공기전파가 이뤄진다면 지금까지 수립한 방역수칙은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 공기전파에 대해 논란이 큰 이유다.
◇해외 과학자들 WHO에 공기전파 공개서한…당국 "증거 더 필요해"

감염병의 공기전파가 논란이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전 세계 국가들이 국경을 걸어 잠근 상황에서 코로나19의 공기전파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면 사태는 걷잡을 수없이 커질 수 있다. 2m 거리두기 등 기존의 방역수칙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어서다. 

이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해외 과학자들이다.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전 세계 32개국 과학자 239명이 세계보건기구(WHO)에 공개서한을 보내고, 코로나19 공기감염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해외 과학자들은 비말(침방울) 크기와 관계없이 공기를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될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NYT는 "WHO 감염예방통제위원회가 융통성이 없고 지나치게 의학적인 관점을 고수해 방역수칙을 갱신하는 데 속도가 느리다"며 "소수의 보수적 목소리가 반대 목소리를 묵살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라고 보도했다. WHO가 코로나19 공기전파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면 지난 3월 '팬데믹 선언'에 버금가는 혼란이 전 세계적으로 생길 수 있다. 따라서 WHO 외에 주요 국가 방역당국도 이를 인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중앙재난안전대책안전본부와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공기전파 가능성에 신중론을 펼쳤다. 공기전파가 있다 없다를 규정하기보다는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작은 비말에 의한 감염 위험성과 공기전파를 구분해야 한다는 발언에 비춰보면 부정적인 의견이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6일 브리핑에서 "(공기전파 가능성은) 필요한 조치들이 객관적인 근거와 함께 제시되면 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공기 전파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할 만한 수준에서 검토와 증거가 더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공기전파 가능성은) 작은 비말이 좀 더 공기 중에 오래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라며 "좀 더 설명돼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비말전파와 공기전파를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기전파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도 필요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주요 감염경로는 비말에 의한 호흡기 감염이다. 비말은 보통 기침과 재채기를 통해 몸 밖으로 나오는데, 그 크기가 다양하다. 큰 비말은 공기를 떠다니다가 금세 표면으로 가라앉는다. 이 비말이 묻은 물건 표면을 만지면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

반면 비말 크기가 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미만이면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작은 입자) 형태로 전파될 수 있지만, 그 위험도가 분명하지 않다. 공기전파가 작은 비말에 의한 감염과 어떻게 구분할지 명확한 기준 없다는 게 방역당국 주장이다. 따라서 WHO가 명확한 해답을 내놓기 전까지 한동안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운 여름 날씨가 이어진 지나 ㄴ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영동시장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손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더운 여름 날씨가 이어진 지나 ㄴ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영동시장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손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공기전파든 비말전파든 마스크 예방…김우주 "판단 애매해, 그럴수록 개인위생"

감염병 전문가들도 공기전파 가능성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밀폐되고 밀집된 실내공간에서 소리를 내면 에어로졸이 발생하고 감염 위험이 높아지지만, 그 환경이 제한적인 만큼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한적인 환경이란 응급환자 기도(숨을 쉬는 통로)에 인공호흡을 위한 튜브를 넣는 기도삽관이나 응급처치가 이뤄지는 의료기관 상황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유행 때도 공기전파를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결과적으로 비말 전파 쪽에 무게가 실렸다.

비말이 아닌 에어로졸에 의한 공기전파가 발생하더라도 아직까지는 응급치료를 하는 의료기관의 특수한 상황에만 한정된다는 게 감염병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KF94 마스크 착용은 의료진 등 일부 직군에 한정하고, 일반인들은 여전히 KF80 또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로도 충분하다는 견해가 많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공기전파를 우려해 일반인들에게 KF94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KF94 마스크는 0.4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미세입자를 94% 이상 막고, KF80은 0.6㎛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한다. 기능 특성상 KF94 마스크는 에어로졸 감염을 막을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공기전파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고 WHO도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는데 신중할 것"이라며 "일종의 회색지대가 있어 옳고 그르다를 판단하기 애매한 측면이 있다. 이럴 때일수록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 준수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8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3137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 48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3명, 경기 6명, 인천 6명, 광주 7명, 대전 2명 전남 2명, 대구 2명, 강원 1명, 충남 1명, 경북 1명, 부산 1명, 경남 1명 순이고 검역 과정 15명이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8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3137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 48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3명, 경기 6명, 인천 6명, 광주 7명, 대전 2명 전남 2명, 대구 2명, 강원 1명, 충남 1명, 경북 1명, 부산 1명, 경남 1명 순이고 검역 과정 15명이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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